<편집자주> 경기침체와 소비위축, 계엄령, 제주항공 사고…. 유통업계가 침울한 분위기에서 을사년 새해를 맞이했다. 위기라는 단어는 이제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질 정도로 유통업계의 새해는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폴리뉴스에서는 새해 분위기 반등을 노리는 유통업계의 전략을 조명해본다. 편집자주>
[폴리뉴스 심영범 기자] 롯데그룹이 을사년에도 몸집을 줄이고 실리적인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회장은 2일 새해 신년사를 통해 ‘고강도 쇄신’을 강조했다.
신 회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와 내수 침체를 언급하며 “올해는 경제 상황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하며 “올 한 해 더욱 강도 높은 쇄신이 필요하다. 핵심사업 경쟁력을 회복해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11월 '유동성 위기설'에 시달린 후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한 부문은 과감히 접고, 자산은 재평가하며 재무 건전성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즉 선택과 집중에 나선 것이다.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그룹의 핵심 자산인 롯데월드타워를 롯데케미칼 특약조정 담보로 내걸었다.
지난해의 경우 롯데는 비상경영의 한해라고 해도 무방했다. 롯데그룹 계열사 중 가장 먼저 '비상경영'을 선언한 건 호텔롯데의 면세사업부(롯데면세점)였다. 지난해 6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이어 롯데케미칼, 롯데지주, 코리아세븐 등이 잇따라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계열사 희망퇴직 러시도 이어졌다. 롯데온의 경우 지난해 6월, 12월 이렇게 두 차례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같은해 5월에는 일부 임직원에 대해 권고사직에 나서기도 했다.
롯데온은 2020년 출범 이후 출범 첫 해인 2020년 950억원, 2021년 1560억원, 2022년 1559억원, 2023년 85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8월 희망퇴직을 받았다. 만 43세 이상 중 근속연수가 10년 이상인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기로 했다. 이전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는 7월 고강도 사업부 구조개선 등의 내용을 담은 임직원 대상 메시지를 발표하기도 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도 같은해 10월 희망퇴직을 받기로 했다. 36년 만에 희망퇴직을 받는 세븐일레븐은 지난 2022년 48억원, 2023년 55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올해 상반기엔 441억원의 적자를 냈다.
롯데의 몸집 줄이기는 계속됐다. 롯데지주는 롯데헬스케어는 지난해 12월 24일 임시 주주총회 열어 법인 청산을 결의하고, 내년 상반기 중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헬스케어는 2022년 4월 롯데지주로부터 700억원을 출자 받아 법인을 설립해 사업을 개시한 지 3년 여 만에 사업을 종료하게 됐다.
롯데는 헬스케어 시장 환경과 사업 방향성에 대해 면밀히 검토한 후 개인맞춤형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은 지속성장하기 어렵다고 판단, 사업 방향을 선회하기로 결정했다. 향후 시니어타운, 푸드테크 등 분야에서 그룹의 헬스케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대표적인 사업은 호텔롯데의 시니어 레지던스 브랜드 'VL(Vitality & Liberty)'이다. VL은 지난 50년간 축적한 롯데호텔 서비스에 기반한 도심형 실버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한다. 호텔롯데는 내년 1월 'VL 라우어(부산 기장)', 10월에는 'VL 르웨스트(서울 마곡)'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실적이 저조하거나 성장 가능성이 낮은 비효율 지방 점포를 중심으로 정리 작업을 진행 중이다. 롯데백화점 점포 가운데 실적이 가장 낮은 마산점이 지난 6월 영업을 종료하며 본격적인 점포 재구조화 작업의 시작을 알렸다.
롯데백화점은 마산점 외에 하위 10여개 점포의 매각 또는 폐점, 사업 전환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점포의 연 거래액은 지난해 기준 1500억원 안팎이다. 롯데의 점포 구조조정 속도에 따라 롯데와 신세계 간 거래액 격차가 더 빠르게 줄고 그만큼 순위 변동 시점도 앞당겨질 수 있다.
또한 지난 10월 타임빌라스로 재단장해 개점한 수원점을 시작으로 신규 설립 또는 기존 점포의 재단장 등을 통해 2030년까지 타임빌라스를 13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지난해 처음 거래액 3조원대 점포가 된 롯데 잠실점은 2027년까지 단일 점포로는 최초로 4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초고속 승진한 신유열 부사장의 을사년 행보도 주목할 만하다. 롯데그룹이 2024년 말 발표한 2025년 정기 임원인사는 쇄신에 무게를 뒀다. 지난해 11월 28일 롯데지주 포함해 37개 계열사 이사회를 열고 2025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36%를 교체했고, 기존 임원의 22%는 퇴임했다.
정기 임원인사에서 신유열 부사장은 지난해 전무로 승진한 바 있다. 신 부사장은 2020년 일본 롯데에 입사했으며 2022년 5월 롯데케미칼 상무로 합류했다. 그야말로 4년 만에 그야말로 초고속 승진한 셈이다.
하지만 롯데는 을사년을 기분 좋게 시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신 부사장의 어깨도 그만큼 무거워질 전망이다. 신 부사장은 신사업과 글로벌사업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그룹 새 먹거리로 꼽히는 바이오 CDMO(위탁개발생산) 등을 안착시키고 글로벌 시장 개척을 본격적으로 주도할 예정이다.
현재 롯데지주의 미래성장실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미래성장실은 신 부사장이 전무로 승진했을 당시 신설된 조직이다. 사실상 신 부사장이 경영 성과를 내도록 돕는 조직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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