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2025년은 사상 최악의 위기를 지나 온 유통업계의 '반등'이 절실한 해다. 지속되는 고물가 기조와 기후위기, 연말 탄핵정국 속 얼어 붙은 소비심리를 깨기 위한 유통 기업들의 '본업' 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 기업들의 올해 핵심 전략부터, 이커머스 온라인 플랫폼의 순위 전쟁까지 '2025년 유통업계 전망'을 上 下로 나눠 집중 탐구해본다.
[한스경제=이수민 기자] ◆ 적색등 켜진 백화점...'도심형 복합몰' 힘준다
최근 몇 년 간 지속된 온라인 쇼핑의 고성장으로 백화점업계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의 매출 증가율은 2.2%에 그쳤다. 같은 기간 점포당 매출액 증가율도 2022년 10.3%에서 5.9%로 감소했다.
위기에 놓인 백화점들은 프리미엄 전략을 잠시 내려놓고 오프라인 쇼핑의 경계를 허무는 '복합몰'의 형태로 기존 점포 재브랜딩에 나섰다. 명품 위주에서 벗어나 SPA, 신진 디자이너 등 브랜드 범위를 넓히고, 인기 F&B 입점 및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강화해 전 연령층이 즐길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였다.
대표적으로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하반기 롯데몰 수원점을 '타임빌라스 수원'으로 리뉴얼 오픈했다. 롯데백화점이 새롭게 시작하는 '미래형 쇼핑몰' 사업의 첫 결과물이다. 시작은 좋다. 타임빌라스 수원 전환 이후 신규고객의 매출은 전년 대비 40% 이상 늘었으며, 수원 외 지역인 광역형 고객 매출도 20% 이상 확대됐다.
롯데는 2030년까지 타임빌라스 사업에 약 7조원을 투자해 국내 쇼핑몰 13개점, 해외 쇼핑몰 2개점을 오픈할 계획이다. 이에 따른 목표 매출은 6.6조원에 달한다.
신세계백화점 또한 지난해 신세계 경기점을 '신세계 사우스시티'로 탈바꿈했고, 현대백화점은 일부 점포의 간판을 '커넥트 현대'로 갈아 끼우고 있다. 앞서 성공 모델로 꼽히는 '더현대'에 이어 새로운 점포 모델로 또 한번 분위기 반전을 꾀하겠다는 의도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오픈 예정인 충북 청주의 신규 점포를 포함해 커넥트 현대 모델 추가 확장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이 현재 유통 시장 우위에 있는 것은 맞지만, 성장률만 놓고 봤을 때는 쇼핑몰 사업에서 가능성을 더 크게 보고 있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 본업 힘주는 대형마트...'신선식품' 승부수
급격히 성장한 '온라인 장보기'에 대응하기 위해 대형마트 업계도 일제히 본업 강화에 들어섰다. 대형마트의 강점은 다년간 축적된 유통 및 매입 시스템을 통해 판매되는 '신선식품'이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 3사는 올해 푸드마켓(이마트), 그랑그로서리(롯데마트), 메가푸드마켓(홈플러스) 등 '식료품 특화매장'을 앞다퉈 내세웠다.
우수한 상품을 최대한 저렴한 가격에 제공함으로써 본업 경쟁력을 집중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화 매장 리뉴얼은 상품 및 가격 경쟁력 확보는 물론 공간 혁신을 통한 소비자 편의 제고·비용구조를 최소화 함으로써 장기적인 수익 개선을 기대해 볼 수 있다.
가장 먼저 신선식품 특화 매장을 연 것은 롯데마트다. 지난 2023년 말 은평점을 그랑그로서리 1호점으로 전환해 오픈했다. 그랑그로서리는 롯데마트와 롯데슈퍼의 통합 비전으로 업계 처음으로 식품과 비식품 매장의 비중을 9대1로 구성한 점포다. 은평점은 리뉴얼 전과 비교해 약 10% 매출이 늘었다. 이후 지난해 11월 롯데슈퍼 도곡점도 그랑그로서리로 리뉴얼 오픈했다. 그 결과 3주간 누적 매출이 전년 대비 20% 상승했다.
이마트가 지난달 대구시에 오픈한 '이마트 푸드마켓 수성점'은 일 년 내내 식품을 가장 저렴하게 판매하는 '그로서리 하드 디스카운트 매장'을 표방한다. 이마트가 올해 초부터 줄곧 강조했던 '가격 혁신'을 집약한 새로운 점포 모델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가 31년간 축적해 온 상품 매입 노하우 등이 뒷받침된다"라며 "경쟁력 있는 협력회사 선별하고 주요상품은 연간단위 물량 계약을 통해 매입단가를 낮출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비식품의 경우에는 협력사의 단종 재고와 잔여 재고를 일괄 매입해 초저가로 판매하는 방식이다.
홈플러스 또한 식료품 특화 매장인 메가푸드마켓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킨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라이브'를 전달 강서점에 오픈했다. 식품 조리 현장을 직접 시연하는 등 대면 행사를 강화함으로써 현장 콘텐츠를 강조한 점이 특징이다. 또한 디지털 사이니지 광고를 확대하는 등 시각적 몰입을 높이면서 오프라인 고객 모객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장보기 시장에 대응하고,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위한 대형마트들의 신선식품 특화 매장 키우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지금 쿠팡 방문하고
2시간동안 광고 제거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