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원‧달러 환율이 연일 1500을 넘보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아 있다. 전문가들은 고환율 시대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올해 원‧달러 환율 전망치를 1329.16원~1465.41원으로 추산했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전 2시 원‧달러 환율은 1472.5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2년 마지막 거래일 종가 1288원 기준 184.5원, 14.32% 오른 수준이다.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당선 이후 달러가 고공행진하면서 지난해 상반기부터 상승해 온 환율이 크게 오른 탓이다.
글로벌 달러 강세 현상이 두드러진 상황에서 국내 정치적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달러는 1500 선을 연일 넘보고 있다.
11월 말 1400원 선 수준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1442.0원까지 치솟았고, 이후 1400원대로 오른 이후 최근에는 1486.5원까지 오르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단기적으로는 트럼프 취임을 앞두고 신정부 하 재정 및 경기부양 기대 가능성에 따른 우위, 즉 강달러 전망이 지속된다”고 밝혔다.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단기적으로 내수 개선 모멘텀이 불투명한 가운데 트럼프 당선으로 대외 정책 불확실성마저 커져 당분간 하방경직적 흐름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영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미국 주도 공급망 재편 흐름 가운데 중장기 시계에서 달러 강세 국면이 유지될 전망”이라며 “대내 정치 불확실성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경우 대외적인 달러 강세 압력이 완화되더라도 환율 하락 폭이 제한적일 가능성이 있어 단기적으로 국내 정치 불안 완화 여부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원‧달러 환율이 ‘상고하저’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의 환율은 대내외 정치 불확실성 및 연준의 매파적인 기조가 모두 반영된 수준”이라며 “현재 고환율에 대한 경계감이 크지만 트럼프 취임을 제외하면 추가 상승 재료가 마땅치 않아 충분히 선반영됐다고 판단해 2025년 원‧달러는 상고하저를 전망한다”고 전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상수지가 순환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직접 투자 자본 유출도 정점을 통과했고, 미국과 금리 차 추가 확대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재 한국의 달러 순공급 회복 대비 원화 약세가 심화해 있어 강달러 이후 달러 지수의 순환적 하락이 원‧달러 환율의 상고하저 궤적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성장률이 둔화하면 달러 강세도 약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김학균 신영증권 센터장은 “2년 연속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성장을 했기 때문에 그 기저효과로 미국 성장률이 둔화할 수 있다”며 “바이든 정부의 과도한 재정 적자가 미국의 이례적인 성장을 이끈 만큼, 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 달러 약세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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