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판 가격 협상' 결국 해 넘겨…철강업계-조선업계 갈등 지속

'후판 가격 협상' 결국 해 넘겨…철강업계-조선업계 갈등 지속

폴리뉴스 2025-01-02 15:46:48 신고

냉연제품.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연합뉴스]
냉연제품.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2024년 마지막 날, 철강업계와 조선업계 간의 선박용 후판 가격 협상이 결론을 내지 못하고 해를 넘기고 말았다. 이번 협상은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됐으나, 양측은 각자의 극단적인 사업 환경과 연말 환율 변동성으로 인해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저가 후판 공급과 건설 산업의 침체로 인해 철강산업의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반면 조선업계는 슈퍼사이클의 도래로 향후 3년간 이익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조선업계는 가격이 저렴하고 품질이 낮은 중국산 후판을 선택할 수 있는 여지를 가지고 있어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 후판 가격은 선박 원가의 약 20%를 차지하는 중요한 요소로, 조선업계는 가격을 쉽게 양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환율의 급등 또한 협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치적 불안정으로 인해 원/달러 환율은 1500원에 근접하며, 대부분의 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하는 철강업계는 고환율로 인해 더욱 큰 타격을 입고 있다. 특히 올해 가격협상은 중국산 물량공세 때문에 더욱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철강업계는 조선업계에 협상력을 잃고 있으며, 후판 가격 협상에서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상반기 협상에서도 후판 가격은 톤당 90만원 후반대에서 90만원 초반대로 낮아졌다. 이번 협상에서도 철강업계는 후판 가격 동결을 주장하고 있지만, 조선업계는 추가적인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산 후판 수입 가격이 톤당 70만원 대로 국내산 대비 최대 20만원가량 낮아져, 국내 철강업계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중국산 후판 수입량은 지난해 1~10월 기준으로 115만 7800톤에 달해, 전년 전체 수입량을 이미 초과했다. 반면 국내 생산 중후판의 내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감소했다.

또한 철광석 가격의 하락도 협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철광석 가격은 2022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8월 100달러 선이 무너졌으며, 현재도 101.38달러에 머물고 있다. 이러한 가격 하락은 철강업계에 추가적인 부담을 주고 있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가 중국산 후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점도 협상이 장기화하는 원인으로 지적된다. 반덤핑 조사 결과가 나올 경우,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수 있으며, 이는 국내 철강업계에 협상에서의 주도권을 부여할 수 있다. 하지만 조선업계는 보편적인 통관 방식인 수입신고 방식으로 원자재를 조달하는 업체들로 인해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현재 철강업계와 조선업계 모두 정부의 반덤핑 제소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고, 아직 양측이 가격 측면에서 서로 타협점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협상은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양측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협상에서 양보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결론을 이르기에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철강업계는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수익성을 방어해야 하고, 조선업계는 향후 이익 확대를 위해 안정적인 원자재 공급을 원하고 있다.

서로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는 복잡한 상황 속에서 양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앞으로의 시장 환경은 더욱 불확실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후판 가격 협상이 조선업과 철강업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향후 협상 결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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