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식품업계가 신년에도 해외시장 공략에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 국내 정세 혼란과 함께 글로벌 통상환경 악화가 전망되며 불안정한 환경 속에서도 현지화 공략을 통한 몸집 불리기에 나서며 수익 안정화에 나선 모습이다.
침체된 내수시장과 달리 해외에서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K-푸드 수출액(1~11월 농축수산식품 합산 누계)은 116억9400만달러(약 16조9282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6.3% 증가했다. 수산을 제외한 농식품 수출액은 90억5000만달러(13조1008억원)이며 성장률은 8.1%로 더 높다. 15개월 연속 성장세를 기록했다.
식품업계는 글로벌 수요에 맞춰 식품 생산역량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1000억원을 투자해 자동화 생산라인을 갖춘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가동해 연간 30%씩 규모가 커지는 유럽 만두 시장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앞서 제일제당은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에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신규 공장 조성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북미 아시안 푸드 신공장’으 축구장 80개 규모(57만 5000㎡)의 부지에 건설된다. 초기 투자 금액은 약 7000억 원이 투입됐다.
대상은 폴란드 크라쿠프에 총 대지 면적 6613㎡(2000평) 규모의 김치 생산공장을 설립중이다. 약 150억여 원을 투입해 2030년까지 연간 3000 톤 이상의 김치를 생산하며 유럽 전역에 공급하는 물량을 생산할 계획이다.
라면업체 역시 공급량 확대를 위해 해외 생산기지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양식품은 올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수출 전용 공장인 밀양2공장을 짓고 있다. 오는 5월 밀양 제2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최대 라면 생산량도 기존 18억개에서 약 25억개로 증가할 전망이다.
삼양식품은 또 최대 수출국인 중국 내 공급량 확대를 위해 오는 2027년까지 현지에 첫 해외 생산기지를 설립한다. 전체 매출의 약 80%가 해외에서 발생하는 만큼 글로벌 시장 영향력 화대에 나선다.
해외사업 총괄법인인 삼양 싱가포르 유한회사를 설립해 647억원을 출자하고 이를 통해 중국 생산법인을 설립한다. 중국 생산법인 설립에 관한 사항은 추후 공시할 계획이다.
농심도 올해 유럽 판매법인을 세우고 해외 매출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부산 강서구 녹산국가산업단지에 연간 5억개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는 ‘녹산 수출전용공장’을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올 상반기 착공할 예정이다.
식품업계가 해외시장 선점 전쟁을 치르고 있으나 대외적인 환경이 악화된만큼 성장력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각 식품기업 수장들은 신년사를 통해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더 심화될 것이라며 위기 대응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핵심 수출국가인 미국은 내년부터 트럼프 2기 집권이 시작되는데다 강달러 기조가 이어지면서 적신호가 켜졌다. 미국 수출 시 최대 20% 수준의 보편관세 도입 가능성도 제기돼 경쟁력 확보가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특히 해외 생산공장 없이 국내에서 수출을 하는 기업의 경우 보편 관세 시행시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또 국내 식품기업들은 대부분의 원재료를 수입해 쓰는 만큼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기업의 입장에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력 강화를 통한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와 함께 해외시장 현지화에 맞춘 전략이 필요하다”라며 “제반 비용 부담이 점점 높아지는 상황 속 수익 창출을 위한 다양화된 전략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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