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종민 기자] 2025년 을사년(乙巳年) 새해 한국 사회에 가장 절실한 건 바로 제대로 된 리더의 존재다. 지난해 한국 사회는 리더의 부재 속에 격동의 시간을 보냈다. 윤석열(65)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책임으로 같은 달 14일 헌정 사상 3번째 탄핵안 가결 사례를 기록했다. 이후 대통령 권한대행이던 한덕수(76) 국무총리의 탄핵안까지 가결되면서 최상목(62) 경제부총리가 다시 권한대행을 이어받는 사상 유례 없는 일이 벌어졌다.
정치권 못지않게 스포츠계에도 리더는 부재하다. ‘체육 대통령’의 위치인 이기흥(70) 대한체육회장은 최근 여러 비위 혐의로 수사를 받고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직무정지를 당하는 등 논란의 중심에 섰고, ‘한국 축구의 수장’이라 할 수 있는 정몽규(63) 대한축구협회장 역시 문체부로부터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 받았다. 그러나 이기흥 회장은 3선 도전을 선언했고, 정몽규 회장도 4선 도전에 나섰다.
2024년을 대표하는 사자성어로는 '제멋대로 권력을 부리며 함부로 날뛴다'라는 뜻의 '도량발호(跳梁跋扈)‘가 꼽혔다. ‘낯짝이 두꺼워 부끄러움이 없다’는 의미의 ’후안무치(厚顔無恥)‘도 지난해를 정리하는 사자성어 중 하나다. 한 체육 관계자는 최근 한 체육회장 후보의 출마 선언 기자회견장에서 “진정한 어른을 찾기 어려운 시대다”라고 개탄했다. 진정한 어른이자 진정한 리더를 찾는 건 국내 정치권을 넘어 체육계까지 관통하는 시대 과제가 돼 버렸다.
변화가 필요한 때다. 윤 대통령이 빼든 비상계엄의 칼날은 군부 독재 시절이었던 40여 년 전에나 통했던 권위적이고 구시대적이었던 극약처방이었음을 우리 모두가 목격했다. 이기흥 회장과 정몽규 회장의 톱다운 방식 권위도 더 이상 먹히는 시대가 아니다.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
‘푸른 뱀의 해’에서 푸른 뱀은 변화를 상징하기도 한다. 다가오는 8일과 14일은 한국 체육계의 명운을 좌우할 중요한 날이다. 8일은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가 있는 날이고, 14일은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치러지는 날이다. 축구협회장 선거는 3파전,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6파전으로 펼쳐지고 있는데, 새로운 리더로서 적임자는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 모양새다. 어쩌면 따스한 어느 봄날이나 초여름 열리게 될 수 있는 대선 역시 마찬가지다. 일부 선거들에서는 최악(最惡) 대신 ‘차악(次惡)’을 뽑는 게 최선일 수 있다.
인터넷 시대엔 비판받지 않는 리더가 존재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 제대로 된 리더는 있을 수 있다. 다수로부터 훗날 ‘그럭저럭 괜찮은 리더였다’는 평가만 받아도 어느 정도 합격점이다. 완벽한 리더는 아니지만 새해엔 그래도 ‘충분히 잘하는’ 리더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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