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에 연말 결산을 앞둔 금융사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3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1472.5원을 돌파하며 장을 마감했다. 올해 원‧달러 환율 연말 주간 거래 종가가 외환위기였던 199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특히, 원‧달러 환율은 12월 들어 5%나 급등했고, 1470원 수준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이날 환율 종가를 금융사와 기업 연말 결산에 반영하는데, 환율이 1%만 달라져도 외화 순자산 보유액에 따른 원화 기준 재무제표가 달라질 수 있어 연말 결산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은행의 경우 위험가중자산의 원화환산액 증가로 총자본비율이 하락할 수 있어 건전성 악화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위험가중자산은 은행의 자산을 대출이나 미수, 해외투자 등 유형별로 위험정도를 감안해 재평가한 것으로, 환율이 급상승하면 외화 위험가중자산이 증가해 총자본비율이나 보통주자본비율 등 원화 위험가중자산을 바탕으로 하는 은행 건전성 지표를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기준 국내 은행들의 외화위험가중자산 규모는 209조5000억원으로 전체 위험가중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6%에 달한다. 원화값이 10원 하락할 때 5대 금융지주 위험가중자산은 약 1조9800억원 늘어나는 셈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은행들도 치솟는 환율에 대비해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환율 상승으로 금융시장 환경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기존 전략을 수정하고, 전격 세대교체에 나서는 등 위기 타개 전략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5대 금융지주들은 환율이 1500원에 육박하는 시나리오를 설정해 경영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KB금융은 내부적으로 내년에 환율 1500원 시나리오를 추가했고, 신한금융도 내년 환율 전망치 수정을 검토하고 있다.
1300원대 환율로 내년 경영계획을 수립한 하나금융, 우리금융, 농협금융도 경영 계획을 추가 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취임이 예정된 내년 1월 전후로 환율이 1500원선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며 “이전 환율 고점이 1440안팎이었으나 현재 환율은 이를 돌파했고, 심리적 저항선이 무너졌기에 상단이 열려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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