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황수민 기자] 경기 침체로 인한 양극화 현상이 백화점 업계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수도권 주요 점포는 연매출 3조원을 돌파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반면 매출 부진에 시달리는 점포는 구조조정의 길로 접어드는 모습이다. 백화점들은 핵심 점포에 투자를 집중하는 동시에 비효율 점포를 정리하며 수익성 개선에 힘쓰고 있다.
◇백화점 ‘3조 클럽’ 시대···리뉴얼로 성장세 박차
3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지난 25일 연 매출(거래액 기준) 3조원을 달성하며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이어 2번째로 '3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잠실점은 2022년 처음 연매출 2조원을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2조7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롯데백화점은 잠실점의 성과로 백화점과 명품관, 쇼핑몰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기존 백화점에서 기대하는 수준 이상의 경험과 콘텐츠를 제공하는 ‘초(超) 리테일’에 집중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잠실점 방문객 수는 지난해 대비 약 10% 신장한 5800만명에 이른다.
잠실점은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연평균 성장률(CAGR)이 20%를 웃돌았고 내수 침체와 소비심리 악화에도 올해 10%대 성장률을 보였다. 롯데백화점은 내년부터 잠실점 리뉴얼에 착수한다. 1988년 문을 연 이후 37년 만에 진행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리뉴얼이 끝나는 2027년에는 국내 백화점 중 처음으로 연매출 4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2년 연속으로 연 매출 3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12월 20일 국내 백화점 단일 점포 가운데 처음 연 매출 3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는 달성 시점을 한 달 가까이 앞당겼다.
강남점은 올해 전국 신세계백화점 점포 가운데 가장 높은 8.6%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올해 신규 고객은 25% 늘었고 외국인 고객 매출은 310% 급증했다. 강남점에 방문한 고객 수는 누적 6000만명(중복 포함)을 넘어섰고 특히 비수도권 구매객도 작년보다 25% 늘었다.
대규모 리뉴얼은 강남점 전체 매출을 신장시키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신세계 강남점은 지난 2월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파크', 6월에는 프리미엄 와인숍과 VIP시설 등을 모은 '하우스 오브 신세계'를 각각 선보였다. 스위트파크와 하우스 오브 신세계 등 두 공간을 이용한 뒤 다른 쇼핑으로 이어진 연관 매출이 70%에 달했다.
신세계 강남점은 내년 국내 최대 규모인 6000평(약 2만㎡)의 식품 전문관을 선보일 예정이다. 스위트파크로 첫발을 뗀 강남점 식품관 리뉴얼은 내년 3월 푸드마켓(슈퍼마켓) 오픈에 이어 8월 델리(즉석식품), 카페와 건강관 순으로 마무리된다.
◇백화점 매출 양극화 심화···부진 점포 정리
롯데·신세계·현대 등 백화점 3사의 전국 60개 점포 가운데 올해 조 단위 매출을 기록한 곳은 11곳이다. 2020년 '1조 클럽'에 가입한 점포는 5개였지만 2022년 11곳으로 2년 새 2배가 됐다.
롯데백화점 본점과 신세계백화점 부산 센텀시티점은 올해 2년 연속 '2조 클럽'에 들어섰다. 현대백화점 판교점, 신세계백화점 대구점 등 7개 점포도 2년 연속 1조원대 매출을 올렸다. 상위권 점포의 성장세와 달리 하위권 점포에서는 매출 하락세가 가속화되며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백화점 상위 10개 점포의 매출은 전체 매출에서 45%를 차지했다. 반면 하위 10개 점포의 매출 비중은 3.5%로 나타났다. 신세계 강남점의 매출은 하위 18개 점포의 합계보다도 많았다.
올해 상반기(1~6월) 롯데백화점 32개 점포 중 21개 점포의 매출이 역성장했다. 특히 부산본점(-0.3%), 광복점(-3.0%), 광주점(-5.6%), 대구점(-7.8%), 센텀시티점(-5.3%) 등 지방 점포 매출이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신세계 광주점 매출도 2.2% 줄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기준 매출이 740억원에 불과한 마산점을 올해 6월 폐점했고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부산 센텀시티점의 인수자도 찾고 있다. 서울 구로구에 있는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점도 내년 6월 폐점을 앞두고 있다.
지난 2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개최한 '2025 유통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김인호 비즈니스인사이트 부회장은 "내년 백화점 업계는 수도권과 지방의 비대칭화가 심해지면서 백화점 상권의 양극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백화점 3사가 경쟁에서 뒤처진 상위 20위권 밖의 점포에 대해 활성화와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면서 내년이 2000년 초 1차에 이어 2차 구조재편의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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