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식 부자 변화, 창업부호 늘어…업종도 다변화

[사진=리더스인덱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최근 10년 동안 한국의 주식 부호 구조에 큰 변화가 나타났다. 해당 기간 동안 주식 시장의 참여자들이 다양해지고, 부호의 분포가 눈에 띄게 달라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젊은 세대의 투자 활성화와 함께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증가하면서 전통적인 대기업 중심의 부호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투자 패턴뿐만 아니라 시장의 전반적인 역동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추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1일 리더스인덱스의 조사에 따르면 2014년 12월 기준 상위 50명의 주식 부호 중 창업을 통해 부를 쌓은 인물들이 5명에서 10년 사이 12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창업 부호들은 이제 IT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바이오, 엔터테인먼트, 2차전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10년 전 주요 인물들은 IT 및 금융, 건설업 중심으로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고 김정주 넥슨 창업주,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 등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등 새로운 창업자들이 상위 리스트에 오르며 업종의 다변화가 뚜렷해졌다.

주식 부호 1위는 여전히 삼성가의 이재용 회장이 차지했다. 이재용 회장은 현재 12조1671억원의 주식 가치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고(故)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이어 받은 자리다. 그러나 최근 1년간 그의 주식 가치는 15.4% 하락하여 2조2084억원이 감소했다. 삼성가는 이재용 회장 외에도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새롭게 진입한 창업 부호 6명 중에는 박순재, 방시혁, 김범수 등이 포함됐으며, 이들은 각자의 기업이 성장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자산을 늘린 것으로 자수성가형 사업가들이다. 박순재 대표는 3조720억원, 방시혁 의장은 2조5211억원의 주식 가치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지난 10년 동안 한국의 주식 부호 50인의 평균 나이는 55.9세에서 61.3세로 증가했다. 이는 경영권 승계 및 상속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기업의 리더십이 세대 간에 전달되면서 생기는 변화다. 여기에 여성 주식 부호의 수도 증가해 현재 7명(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이 존재하며, 모두 상속을 통해 부를 형성한 인물들이다.

주식 부호 50인의 전체 지분 가치는 지난 10년 동안 84조1235억원에서 86조798억원으로 2.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코스피·코스닥 시장 가치가 76.9% 성장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처럼 주식 부호의 가치 증가가 미비한 이유는 경영권 승계와 상속 과정에서 보유 지분이 분산되고, 새롭게 편입된 창업 부호들의 지분 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창업 부호의 증가와 다양한 산업에서의 성장은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창출할 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의 참여를 통해 시장의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한국의 주식 부호 구조는 과거의 전통적인 대기업 중심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기업가 정신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변화는 시장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