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정치적 시험대에 올랐다. 트럼프 정부 장관급 수장으로 발탁되는 것까진 순조로웠으나 핵심 지층과의 충돌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뉴욕타임스(NYT)와 같은 리버럴 성향의 매체가 내부 갈등을 부추기기에 나섰다.
31일 미국 정가에 따르면 뉴욕타임스가 머스크를 국가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는 논평을 내놓으면서 정치와 비즈니스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오던 머스크가 위기에 빠졌다. 뉴욕타임스는 30일(현지시각) 러셀 오노레 전 미국 육군 중장이 작성한 논평을 통해 테슬라의 중국 의존도와 머스크가 중국 및 러시아와 맺어온 관계를 지적했다. 특히 테슬라가 중국 정부에서 전기차 보조금을 받는 등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면서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또한 머스크가 소유한 스페이스X가 미국 우주항공 기술에서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미국 국가 안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러셀 오노레 전 중장은 "머스크가 중국 및 러시아와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한다면, 미국 정부는 그의 정보 접근 권한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가 현지에서 사업을 하는 기업에 많은 정보를 요구한다는 점에 비춰볼 때 이는 충분히 걱정할 만한 사안이지만 리버럴 성향의 뉴욕타임스가 보수 지지층의 반중·반러 정서까지 자극하며 머스크 공격에 나선 배경엔 트럼프의 핵심 지지층인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과의 분열을 야기하기 위한 의도가 담긴 것으로 읽혀진다.
머스크는 최근 MAGA 진영과 이민 정책을 둘러싼 논란에도 휘말렸다. 백악관 인공지능(AI) 수석 정책 고문 스리람 크리슈난의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 영주권 쿼터 폐지 정책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면서 반이민 정서를 가진 트럼프 지지층과 정면 충돌했다. 머스크가 "미국 기술 산업의 성장은 H1-B 비자 덕분"이라고 강조하는 과정에서 스티브 배넌 등 트럼프 측근 인사를 "경멸스럽다"고 언급한 것이 불을 지폈다.
페이팔의 데이비드 색스, 프랑스 출신 컴퓨터 공학자 얀 르쿤 등은 "미국이 재능 있는 외국 인재를 놓치고 있다"며 그를 지지했다. 논란이 일자 트럼프 역시 "H1-B는 훌륭한 프로그램"이라며 손을 들어줬지만 MAGA 지지층은 머스크를 "트럼프 진영의 트로이 목마"로 비난하면서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NYT는 트럼프 지지층의 분노를 자극한 머스크의 실언을 놓지지 않았다. 더 나아가 "머스크가 중국뿐 아니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포함한 러시아 고위 인사들과도 긴밀히 소통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약한 고리를 공략했다. 러셀 오노레 전 중장은 "일론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선을 도왔다는 점이 국가 안보에 위협을 키울 만한 이유는 될 수 없다"면서도 "머스크 기용에 따른 리스크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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