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일보] 이철완 기자 = 3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날 오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가운데, 관저 주변은 물리적 충돌 우려에 대비한 경찰의 철저한 경계가 이어졌다.
이날 오전 10시쯤 관저 정문 앞에는 경찰 기동대 버스와 함께 차벽이 형성됐다. 평소에는 건너편 도로에 배치되던 차량들이 관저 바로 앞에 집결된 것으로, 이는 공수처가 체포영장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물리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조처로 풀이된다. 경찰 경력 20여 명도 인근 골목길에 배치되었으며, 상황은 긴박하게 전개됐다.
관저 주변에서는 이날 탄핵 찬반 시위가 벌어졌다. 약 5미터의 도로를 두고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시위대는 "계엄 합법, 탄핵 무효" 등의 피켓을 들고, '윤석열 체포'와 '윤석열을 거부한다'는 문구를 쓴 손팻말을 든 사람들과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체포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졌을 때는 탄핵 반대 지지자들 사이에서 "전쟁이다"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언론의 생중계 영상에 따르면, 오전 11시 12분경 경찰은 탄핵 반대 시위자들 앞에 일렬로 배치됐으며, 2분 뒤에는 경찰 버스가 도로로 진입했다. 이에 윤 대통령 지지자들로 추정되는 일부가 버스를 가로막았고, 일부는 도로에 드러누워 경찰의 진입을 저지하려 했다. 이들은 대치 상황을 이어가며 현장은 한때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특히, 노란 점퍼를 입은 백발의 남성이 울분을 토하며 바닥에 고꾸라지려 했고, 경찰관 4명이 그를 붙잡는 장면도 포착됐다.
이번 체포영장 발부는 현직 대통령에 대한 첫 번째 체포영장 발부로, 법적·정치적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경호처의 경호를 받는 현직 대통령으로, 경호처가 영장 집행을 저지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과거에도 일부 정치인들은 당원들의 저지로 체포영장이 집행되지 않았고, 결국 불구속 기소로 이어진 사례가 있었다.
공수처는 30일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이날 이를 발부했다. 윤 대통령에게는 내란 우두머리(수괴) 및 직권남용 혐의가 적용됐다. 체포영장 발부는 현직 대통령에 대한 최초의 사례로, 그 자체로 헌정사에서 중요한 전례로 남게 된다.
윤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이날 체포영장 발부 직후 입장문을 내어 "놀랍고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수사권이 없는 기관에서 청구한 체포영장과 압수수색영장은 법을 위반한 불법무효"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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