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무엇이 범인을 영웅으로 만드는가

[이슈메이커] 무엇이 범인을 영웅으로 만드는가

이슈메이커 2024-12-31 14:13:31 신고

3줄요약

[이슈메이커=김종만 기자] 

무엇이 범인을 영웅으로 만드는가


지난 12월 4일 오전 6시경(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유나이티드 헬스그룹 산하 보험사인 유나이티드헬스케어의 CEO 브라이언 톰슨이 총에 맞아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5일 가까이 되는 조사와 추적을 통해 현지시각으로 9일, 펜실베니아 지역에서 제보가 들어와 총기 관련 혐의로 범인이 붙잡혔다. 용의자는 이탈리아계 루이지 맨지오니(26세)로 상당한 고학력자에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것으로 알려졌다.

ⓒPixabay
ⓒPixabay

 

계획적인 살인, 하지만 피해자인 CEO보다 범인에게 오히려 따뜻한 반응
범인이 체포된 이후, 독립 언론인 켄 클리펜스틴에 의해 성명문이 공개되었는데, 이 성명문에서 범인은 단독 범행이면서도 “절차는 복잡하지 않으며 필기와 계획표를 통해 절차를 유추할 수 있다”며 계획을 갖고 저지른 살인임을 밝혔다. 외신은 총격 당시 영상에서도 범인은 장전이 잘 안 되는 상황이 있었음에도 능숙하게 처리한 모습이 보였다고 전했다. 또한, 미국 여권과 여러 위조 신분증을 소지하고 있었는데, 그중 하나를 뉴욕의 호스텔에 체크인할 때 사용했다고 밝혔다.

 

12월 4일 미국 뉴욕에서 브라이언 톰슨 CEO가 습격을 당했다. ⓒKBS 뉴스화면 갈무리
12월 4일 미국 뉴욕에서 브라이언 톰슨 CEO가 습격을 당했다. ⓒKBS 뉴스화면 갈무리

 

  범인은 여기에 더해 센트럴 파크에 쓸 수 없는 돈을 조롱하는 목적인 보드게임 모노폴리의 돈을 넣은 가방이나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거부 전략 키워드 알려진 ‘delay(지연)’, ‘deny(거부)’, 그리고 ‘depend(방어)’를 대신해 ‘depose(축출)’이란 단어를 총알과 탄피에 새겨 보험사에 대한 메시지를 전했다.


  명백한 계획에 의한 살인사건임에도 암살범인 맨지오니에게는 동정을 넘어 그를 영웅화하려는 분위기가 있다. 맨지오니의 재판을 위한 모금액이 10만 달러를 넘겼다고 하며, 13일에는 헌팅턴 주립교정시설에 수감되어 있는데 동료들이 그의 석방을 호소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이와는 반대로 피해자인 톰슨에게는 크게 동정하지 않는 분위기이다. 보도된 뉴스의 댓글들에서는 정치적 견해를 떠나 해당 보험사에 거절을 당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자신이 거절당한 사례를 언급하며 인과응보라는 반응을 올리는 경우가 더욱 많았다. 미 상원의원 엘리자베스 워렌은 “폭력은 답이 될 수 없지만, 궁극적으로는 모두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방식으로 해결하기 시작한다는 경고”라며 보험사들을 비판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아무리 그래도 살인은 용납할 수 없기에 범인에 대한 지지를 비판하는 모습을 보였다.
  

루이지 맨지오니는 미국의 의료보험 시스템을 범행 동기로 밝혔다. ⓒ루이지 맨지오니 X(트위터)
루이지 맨지오니는 미국의 의료보험 시스템을 범행 동기로 밝혔다. ⓒ루이지 맨지오니 X(트위터)

 

미국 민간 보험제도에 쏠리는 시선
맨지오니는 성명문을 통해 “이 충격적인 사건에 대해 사과드리지만, 반드시 해야 할 일이었다”고 밝히며 범행 동기로 미국의 의료보험 시스템을 언급했다. 미국 민간 보험제도의 문제는 사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며, 사건이 일어난 유나이티드헬스 그룹의 이미지가 특히나 좋지 않다. 그 이유로는 그룹의 높은 보험 지급 거절률이 문제로 알려져 있다. 이 회사의 거절률은 업계 평균의 2배가 넘는 1위로, 2023년 기준으로는 지급 거절 비율이 30%를 넘어섰다. 그런데도 유나이티드 헬스케어는 미국 의료보험업계 점유율 1위이다. 보험 제도상 병원에 따라 취급하지 않는 보험이 있기도 해 가장 많은 병원이 취급하는 보험사인 유나이티드 헬스케어가 그 중에서는 보장을 받을 수 있는 편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과정에서 보험사가 병원과 의사에게 로비해가며 지위와 힘을 유지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로 인해 보편적 메디케어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다른 보험회사 CEO들도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해 보험회사들은 회사의 경영진 사진을 웹사이트에서 삭제했지만, 이에 반응해 각 CEO의 사진과 정보를 현상금 포스터처럼 붙이는 경우까지 나왔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미국의 한 보험사는 수술 중 마취 시간이 처음 예고된 시간을 넘어선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고 환자 사비로 지급하도록 하는 약관을 추가하려고 했으나, 이 사건이 벌어진 뒤 철회했다. 이후 다른 제도들에도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Copyright ⓒ 이슈메이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지금 쿠팡 방문하고
2시간동안 광고 제거하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