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뇌졸중환자 2024 러닝결산/ 긴글 주의 (반전있음)

40대 뇌졸중환자 2024 러닝결산/ 긴글 주의 (반전있음)

시보드 2024-12-31 13:14:01 신고

건강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안좋은것도 아닌 평범한 43세 남.


올해 초 알고리즘이 복경 이라는 채널 '초보러너가 풀코스 마라톤 뛰기' 영상으로 안내해줌 (광고아님. 의심하지마라)

달리기엔 1도 관심 없었지만 얼굴이 이뻐 영상을 끝까지 봐버리는 바람에 달리기에 급 관심이 생김.

"와 마라톤을 하면 굿즈(메달)을 준다고?"

그 후 기안84 춘천마라톤 영상 등 유튜브 알고리즘이 러닝 영상으로 채워지기 시작함.


드디어 신발을 사고(보스톤12) 5월 첫 러닝 시작.

5월엔 일주일에 한두번씩, 한 것 같음.



17356183827772.jpg



그때의 기록.

솔직히 이 땐 러닝이 재미가 없었음.

왜 뛰는지도 모르겠고, 페이스가 중요하다고는 하는데 페이스고 뭐고

힘들기만 하고 흥미가 안 붙음.

그래도 메달은 갖고 싶어 9월인가 열릴 예정인 마라톤 5키로 신청 (했다가 취소)

그리고 점점 달리는 빈도가 줄어들기 시작함.


그리고 그 일이 일어남.

5살 아들 생일 전날 밤

갑자기 한쪽 시야가 일그러지고, 말을 못하기 시작, 뇌가 죽어가는게 실시간으로 느껴짐.

당시에는 몸이 좀 안좋다고 생각하고 그냥 자려했지만 아내가 응급실로 끌고감.

그대로 중환자실에 입원.

이때 어떤 아이가 내 앞에 있었는데.. 어디서 많이 본 아이인데 기억이 안남.

알고 보니 내 아들이었음

병명은 뇌경색. 혈전이 뇌가 담당하는 인지 쪽을 막아버림.

다행히 골든타임 안에 응급실에 가서 주사로 혈전 뚫으니 상태가 급속도로 좋아짐

원인이 선천적으로 심장의 구멍 때문에 뇌경색이 온 걸로 밝혀짐.

10월에 심장 구멍을 막는 수술 받기로 하고

회복 후 7일 만에 퇴원


그리고 다음날 출근.. ㅜㅜ (이게 반전)

뇌졸중으로 뇌가 죽었다 살아났지만 퇴원 후 바로 출근...

힘내자 대한민국 아빠들.


죽었다 겨우 살아나서 그런지 10월 심장시술 전까지 건강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올라감.

'의사샘이 무리하면 절대 안된다'라고 하셔서 운동은 못했지만

이 기간 지난 5월의 기억 때문인지 러닝에 대한 영상을 엄청 많이 봄.

케이던스니, 존2니 여러가지 정보를 알게되며

뛰고 싶다... 맞아 난 달리기 위해 태어났었지.. 라는 헛소리까지 지껄일 정도.

담배도 끊어서 헛소리 자주 하고 다님.


그리고 10월 심장 시술을 받음.

다리에 관을 넣어서 심장 구멍을 막는

심장내과에서 쉬운 수술에 속하는 시술이었음.

이번엔 3일만에 퇴원함 (그리고 출근)


한 달 후 11월. 신경과, 심장내과 각각 외래를 가서 동시에

'운동 이제 하셔도 됩니다.' 라는 허락을 받음.

날 살려준 의느님의 은총을 받아 다시 달릴 수 있게 되었음.

그래서 5월의 게으름을 답습하지 않기위해..

스스로 다짐하기 위해..

가민 165를 지름.

가민 165가 이곳에서 그돈씨 평가를 받는 걸 잘 알아서 원래 265 구입을 고려 중이었으나

당근에 알림으로 가민 165를 19만원에 판다고 해서, 올라온 지 10초만에 바로 구입함.

가민 165 S급이 19만원이면 그돈씨는 아니라 생각함.


그리고 12월부터 달리기 시작.

나의 빛나는 가민165가 왼 손목에서 번쩍거리고 있으니 매일 달리기 생각밖에 안 남.

너무 재밌음.

12월 한 달, 어떻게 보면 처음 달리기 시작한 달.

무려 74키로를 달림.

그리고 10키로도 달리게 됨. 너무 신기함. 내가 10키로를 달리다니!!!


내년 서하마 10키로 대회도 예매 성공하고, 내년 하반기엔 하프까지 뛰는게 목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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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어제(29일) 달린 기록


운이 좋아 지금 달릴 수도 있고, 가민도 손목에 채워져있고 너무 행복함.


심장시술한지 한 달밖에 안된 상태에서 뛰는 거라

심장 구멍을 막은 막이 떨어지지 않을까 조금 걱정은 되지만

재밌으니 어쩔 수 없음.


뇌경색은 전조증상 없이 갑자기 찾아오는 정말 무서운 질병임.

나이도 상관없음. 카페보면 1년에 4000키로씩 자전거 타시는 30대 분도 걸리고 그럼.

정말 사람 언제 죽을지 모르니 항상 하루하루 행복하게 살아가자 우리..

열심히 펀런하면서









러닝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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