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뉴스1) 김지혜 기자 = 171명의 목숨을 앗아간 국내 항공 역사상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낸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원인이 버드스크라이크, 그로 인한 기체 결함, 활주로 길이, 콘크리트로된 단단한 로컬라이저 등으로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울산공항은 괜찮을지 관심이 쏠린다.
31일 뉴스1의 취재를 종합한 결과, 울산의 경우 철새도시라 불릴 만큼 조류 충돌 위험성이 크고, 공항 활주로 길이 마저 2km로 국내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활주로 끝에 위치한 로컬라이저의 안전거리가 무안공항보다도 35m 짧아 울산공항의 안전성에 적색불이 떴다.
◇조류 사파리까지 추진 중인 '철새 도시' 울산
울산의 젖줄 태화강을 끼고 있어 국내서 보기 힘든 새들은 물론, 겨울철이면 매년 찾아오는 철새로 조류 사파리로 인해 철 생태관광을 주력사업으로 밀기도 했던 울산. 이날 울산공항 로컬라이저를 촬영하는 중에도 까마귀 떼가 연신 포착되기도 했다.
울산시에 따르면 지난 2003년부터 매년 겨울이면 철새인 떼까마귀와 갈까마위 13~15만 마리가 울산공항~경주인근 들녘~삼호대숲으로 울산 내 광범위한 먹이 활동을 한다. 지난해에만 약 7만4810여마리의 떼까마귀가 울산을 방문했다.
이 가운데 울산공항에서도 최근 6년간 조류 충돌 사고가 총 13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국 14개 시도 공항 운항 편수 대비 조류 충돌 건수를 계산했을 때 평균 약 2894편당 1번 사고가 발생한다면, 울산공항에서는 약 2536편당 1번 사고가 발생하는 꼴이다. 그러나 규모가 작은 울산공항 특성상 울산공항의 조류 충돌 예방 전담인원은 4명 뿐이다.
◇활주로가 길었더라면…울산공항 2Km 국내 '최하위' 수준
무안공항 제주항공이 동체착륙을 시도했으나 활주로 끝단에서도 속도를 미처 줄이지 못하고 구조물과 충돌한 것과 관련, '활주로 길이'도 도마 위에 올랐다. 활주로가 길었다면 피해가 크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는 것이다.
울산공항의 활주로는 2km에 불과해 전국 최하위 수준으로 확인됐다. 다른 공항의 활주로 길이를 살펴보면 인천공항(3750∼4000m), 김포공항(3200∼3600m), 김해공항(3200m), 무안공항(2800m),청주공항(2744m), 대구공항(2755m) 등이다.
활주로는 국제 규격에 따른 급수가 있으며 최소 길이는 2.8㎞로 울산시는 국제선 취항을 위해서도 활주로 연장을 위해 연구 용역을 진행하기도 했으나, 공항의 북쪽은 대규모 고층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어 있고 남쪽 역시 주택, 아파트 등이 들어선 민가로 '확장이 불가하다'는 최종 판정을 받았다.
◇콘크리트는 아니지만, 안전지대 거리 229m 무안보다도 35m 짧아
또 이번 무안공항의 경우 단단한 콘크리트로 된 문덕형태의 로컬라이저(Localizer)가 참사 규모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관련 국내외 항공법과 국토교통부 항공 장애물관리 세부지침 등에 따르면, 비행기가 활주로를 이탈했을 때 손상을 크게 입지 않도록 쉽게 파손 가능한(frangible) 구조로 지지돼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울산공항을 확인해 본 결과, 인천공항과도 유사한 형태의 일반적인 로컬라이저를 갖추고 있었다. 한국공항공사 울산지사 관계자도 "울산공항의 로컬라이저의 경우, 규정에 적합한 로컬라이저로 비상착륙시 지상으로 착륙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고 말했다.
무안공항 둔덕 위치가 활주로 끝에서 264m 떨어져 있어 안전거리를 충분히 확인하기 어려웠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으나, 울산공항의 안전지대 거리는 '229m'로 무안공항보다도 35m 가량 짧은 것으로 확인됐다.
ICAO(국제민간항공기구)는 활주로 종단 이후 안전지역 길이를 300m 이상 만들라고 권고하고 있으며, FAA(미국연방항공청)는 305m 이상으로 권고하고 있다.
Copyright ⓒ 경기연합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지금 쿠팡 방문하고
2시간동안 광고 제거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