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김진혁 기자 = 손흥민의 PK 실축 원인에 황희찬이 어느 정도 영향을 준 것 같다.
토트넘 훗스퍼와 울버햄튼은 30일 오전 0시(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시즌 프리미어리그(PL) 19라운드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토트넘은 승점 24점을 기록해 11위에 올라있다. 울버햄튼은 승점 16점을 획득해 17위에 위치 중이다.
지난 18라운드 맨유전에서 7개월 만에 득점포를 신고한 황희찬이 오랜만에 선발 명단에 복귀했다. 올 시즌 첫 ‘코리안더비’였다. 하지만 두 한국인 프리미어리거인 손흥민과 황희찬의 희비가 엇갈렸다.
황희찬은 웃었다. 전반 7분 울버햄튼의 프리킥 상황에서 박스 앞쪽에 위치하던 황희찬은 라얀 아이트-누리의 패스를 다이렉트 슈팅으로 연결했다. 황희찬의 슈팅은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그림같이 빨려 들어갔다. 지난 라운드에 이은 2경기 연속 골이었다.
하지만 손흥민은 웃을 수 없었다. 전반 41분, 브랜든 존슨이 얻어낸 PK의 키커로 나섰지만 실축하며 고개를 떨궜다. 손흥민은 바닥을 바라보며 곧바로 골문 왼쪽으로 슈팅했으나 방향을 읽은 조제 사가 다이빙해 막아냈다. 이후 손흥민은 머리를 감싸쥐며 자책했다. 경기를 뒤집을 수 있었던 찬스였기에 아쉬움이 더 컸다. 경기는 2-2 무승부로 종료됐다.
그러나 경기 종료 후 PK 실축 장면의 비하인드가 밝혀졌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31일 “황희찬이 한국 대표팀 동료 손흥민의 PK를 저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순간을 시청하세요”라며 “토트넘의 주장이 PK를 기다리는 동안, 황희찬은 조제 사의 주의를 끌기 위해 필사적으로 팔을 흔들며 오른쪽으로 다이빙하라고 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라두 드라구신은 황희찬의 행동을 막으려 했다. 하지만 황희찬은 마침내 그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손흥민의 킥이 황희찬이 예측한 방향으로 갔고 사도 마찬가지였다”라고 덧붙였다.
영국 ‘더 선’도 “손흥민의 국가대표팀 동료가 골키퍼의 페널티킥 선방을 도우며 ‘더러운 짓’을 한 순간을 팬들이 포착했다. 팬들은 황희찬이 골키퍼 사에게 다이빙할 방향을 알려주는 순간을 봤다”라고 전했다.
영국 현지 팬들도 황희찬에 대한 비판보다는 재밌는 장면이었다고 표현했다. 팬들은 “황희찬이 소니를 더렵혔다”, “손흥민이 그 방향으로 슛할 것이라고 사에게 말한 사람은 황씨였다(웃음)”, “드라구신은 황희찬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라며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손흥민의 계속된 부진과 지난 경기 PK 실축에 대해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30일 “토트넘 홋스퍼 팬들에게는 손흥민의 경기력은 어렵고 민감한 주제지만, 그가 한동안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는 사실을 이제 받아들여야 할 때다”라고 혹평했다.
이어 “흥민이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시스템에 완벽히 들어맞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그는 해리 케인과 파괴적인 파트너십을 맺었고 수비수 뒷공간으로 뛰어드는 플레이로 성공했다. 하지만 현재 토트넘에서 그는 박스 안에 도달하기 위해 여러 선수를 제치고 드리블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황희찬의 활약과 손흥민의 부진. 한국 축구팬으로서 웃픈 장면이 이날 경기에서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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