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신세계 정용진, 美·中 두 마리 토끼 다 잡을까

[기획] 신세계 정용진, 美·中 두 마리 토끼 다 잡을까

더리브스 2024-12-31 10:05:4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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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지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미국과 중국의 격돌 정세 시대는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은 미국 대통령 트럼프 당선인을 만났고 중국 이커머스 기업과의 합작 설립도 발표하며 양국과의 우호 관계를 입증했다.

내년부터 미중 갈등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미국 대통령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할 예정이며 이에 대해 중국의 보복관세 부과는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을 전망인 가운데 현 정부는 대통령 탄핵 위기로 외교가 정체된 상황이다. 정 회장이 친미·친중을 동시에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예고된 미·중 격돌


세계 강대국 미국과 중국 간 정치·경제·군사·외교 등의 패권 경쟁은 잠잠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내년 1월 20일 미국 대통령 트럼프 2기 시대와 함께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의 시작은 예고된 일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공약으로 모든 중국산 제품에 60% 관세 부과를 내세웠다. 이 공약이 실현되면 중국의 보복 관세 맞대응은 당연지사다. 실제 트럼프 당선인 1기 시절 미국과 중국은 서로를 비난하며 관세 전쟁을 벌였다.

이번 미·중 무역 갈등은 ‘흑연 전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미국 흑연 생산 업체가 중국산 흑연에 대해 920%의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도록 정부에 요청했다. 중국 기업들이 막대한 국가보조금을 지원받고 가격을 내려 글로벌 경쟁 질서를 흐트러뜨린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미국 흑연 생산업체들을 대표하는 활성양극재생산자협회는 미국 상무부와 국제무역위원회에 중국 업체들에 대한 반덤핑법 위반 여부 조사를 요구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미국은 중국산 범용 반도체에 대해 중국의 조치가 합리적인지 판단하고 미국 상업 활동에도 부담을 초래했는지 결정할 예정이다. 이 조사는 수개월 소요 예정으로 차기 대통령 트럼프 행정부에서 조치하게 된다.


미·중 ‘무역 전쟁’에 눈치 보는 한국


트럼프 당선인 취임을 앞두고 예고된 관세 폭탄이 한국 기업들에게 미칠 영향은 적지 않다. 산업연구원(KIET) 김정현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에 대해 외교적 대응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밝혔다. 보편관세 예외 또는 차등 부과를 위해서다.

트럼프 당선인의 대표 공약인 모든 수입품에 10~20% 관세를 부과하는 ‘보편 관세’가 이행되면 한국의 대미 수출은 최대 13.1%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주요 수출국 간 경쟁보다는 미국 내 기업과의 경쟁에 대비할 필요성을 김 연구원은 강조했다.

미·중 무역 전쟁에 한국은 두 나라 사이에서 경제적 균형을 위해 양국에 대한 외교적 접근을 신중히 해왔다. 중국 무역 규제는 한국 경제에 부담이 되며 미국의 무역 압박은 한국 기업들에게도 가해지기 때문이다.

미국은 트럼프 1기 시절부터 한국에 대해 중국산 제품이 적용된 전기차에는 보조금을 미지급하는 등 강력한 보호무역 정책을 적용해 왔다. 중국 정부의 경우는 2017년 한국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불매운동 등을 실시해 한국 경제에 막중한 피해를 미쳤다.


한·미·중 밸런스 잡는 ‘정용진’


[그래픽=김현지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이 가운데 지난달 미국 대선 이후 정 회장이 한국 대통령보다도 먼저 트럼프 당선인을 만난 행보는 향후 대미 사업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민간 외교 역할로 주목된다.

트럼프 당선인과 만난 후 21일(현지 시각) 귀국 전 공항에서 정 회장은 기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민간 가교 역할까지는 생각하지 못했지만 사업을 하는 입장에선 맡은 위치에서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미국에서 만난 인사들에게는 정 회장은 “대한민국은 저력 있는 나라니까 기다려달라. 빨리 정상화될 것이라고 얘기했다”는 후문이다. 

이와 동시에 정 회장은 중국에 대한 비즈니스 행보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 만남 후 정 회장은 중국 알리바바 그룹과의 전략적 동맹 체결도 발표했다. 신세계 전자상거래 이커머스 플랫폼인 지마켓과 중국 알리바바의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가 합작법인을 설립하기 위한 내용이다. 

중국과의 합작법인 관련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지마켓 셀러들의 글로벌 진출 및 알리바바의 IT 기술 도입 등 양 사간의 시너지를 내기 위해 조인트벤처를 설립했다”며 “(앞으로) 이커머스 시장에 대한 투자도 더 확대된다는 부분에 의의를 둔다”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초 18년 만에 회장으로 승진해 본격적 ‘정용진 시대’를 맞이한 정 회장은 변화하는 경영 환경에 따라 전략을 세워 움직이고 있다. 이와 관련 이 관계자는 “올해는 고물가, 고환율과 같이 환율 환경 등의 (변화로) 저희를 비롯한 모든 기업들이 바뀐 환경에 맞게 경영 전략을 수정하고 실행하며 그 반응을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달님 기자 pmoon55@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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