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안전점검 철저"...정비비 최근 5년간 '뒷걸음질'

제주항공 "안전점검 철저"...정비비 최근 5년간 '뒷걸음질'

데일리임팩트 2024-12-31 07: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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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정비비 추이.
제주항공 정비비 추이.

[딜사이트경제TV 이태웅 기자] 제주항공은 전남 무안국제공항 여객기 참사가 정비 소홀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안전점검을 철저히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하지만 이 회사가 항공기 기체 점검에 투입한 고정비는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21년만 해도 매출액의 절반가량을 기체 점검에 지출했으나 지난해에는 10% 남짓에 그쳤고, 운행시간과 거리당 투입한 정비비도 같은 기간 크게 쪼그라든 까닭이다. 그럼에도 제주항공은 안전이라는 최우선 가치 아래 기체 정비 점검을 소홀히 진행한 일은 없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송경훈 제주항공 경영지원본부장은 30일 오전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무안 제주항공 참사 관련 3차 브리핑에서 항공기 정비에 대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이는 지난 29일 2차 브리핑에서 이번 참사가 정비 소홀과 기체 노후화에 따른 문제가 아니라고 밝혔던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송 본부장은 이날 “통상 중간 도착지에서 중간 점검을 실시하고 하루 비행이 끝나난 이후 비행 점검을 일상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며 “최근엔 600시간 마다 유압계통 등 여러 가지 점검을 시리하는 A체크를 실시하는데 이번 사고기의 경우 지난 20일 A체크 점검을 실시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모든 항공기가 600시간마다 진행하는 A체크 점검을 매일같이 진행하는 것은 아니지만 매뉴얼에 따라 시간에 맞춰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며 “정해진 주기에 맞춰 철저히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주항공이 이처럼 안전 점검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이 회사가 회계상 인식하고 있는 정비비용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5년(2019~2023년)만 봐도 이 회사가 지출한 정비비는 2019년 1239억원에서 2020년 1150억원으로 소폭 감소한 이후 2021년 1297억원, 2022년 1374억원, 2023년 1735억원 순으로 연평균 14.7%씩 증가했다. 여기에 이 회사가 운영 중인 기체 수를 반영한 항공기 1대당 정비비도 2020년 26억1273만원에서 2023년 41억3174만원으로 연평균 16.5%씩 늘었다.

다만 정비비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약 5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실제 이 회사의 매출액 대비 정비비 비중은 ▲2019년 8.95% ▲2020년 30.49% ▲2021년 47.56% ▲2022년 19.56% ▲2023년 10.07% 순으로 2021년 정점을 찍은 이후 급격하게 쪼그라들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정비비 비중도 10%에 그친다. 제주항공이 코로나19 발발 전인 2019년 수준까지 매출 회복에는 성공했지만 기체 점검 등 항공기 정비 투자엔 소홀했다는 지적이 시장에서 나오고 있는 이유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매출액 외 항공기 비행거리 및 운행시간 당 정비비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비행거리와 관련해 1만ASK(공급좌석킬로미터)당 정비비는 2021년 36만1784원을 기록한 이후 2022년 17만6366원, 2023년 7만8191원 순으로 줄었다. 더불어 1만RPK(유상승객킬로미터)당 정비비도 ▲2021년 42만393원 ▲2022년 20만4464원 ▲2023년 9만3486원 순으로 해를 거듭하며 반토막이 났다. 이외 월평균 항공기 운행시간 당 정비비는 같은 기간 9억8382만원→2억4493만원→2억1530만원 순으로 쪼그라들었다. 

다만 올 3분기 기준 비행거리 및 운행시간 당 정비비는 지난해 말과 비교해 소폭 증가했는데 이는 여행수요 회복과 항공기 운행 횟수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국내외 단거리 비행이 늘어난 만큼 정비비도 소폭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돼서다. 11월까지 누적 출국자만 올해 2597만297명으로 전년 대비 27.93% 늘었다.

시장 한 관계자는 "매출은 물론 항공기 운행거리·시간 등이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정비 투자를 그만큼 늘리지 않았다는 점은 문제"라며 "일각의 지적처럼 여객기 노후와 점검불량 등이 무안국제공항 여객기 참사를 빚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제주항공 관계자는 “앞서 브리핑에서 말했던 바와 같이 정비 절차 부분에서 누락되는 일은 결코 없다”며 “안전이라는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항공사로 장비와 기체 점검에 만전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상황.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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