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노태하 기자] 새해를 앞두고 재계 주요 그룹 총수들이 특별한 대외활동 없이 2025년 사업의 ‘큰 그림’ 구상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탄핵 정국에 제주항공 참사까지 겹치면서 그야말로 혼돈의 2024년을 어떻게 극복하고 2025년을 준비해야 할지 고심하는 시간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연말 대외활동 없이 내년도 사업 전략 구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연말에 내년에 있을 부당합병 의혹 사건 2심 재판을 준비하는 가운데 그룹 주요 사업인 반도체 사업의 2025년 전략 구상에 집중할 것이라는게 재계 중론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회장의 연말 일정에 대해 “일정을 잡지 않고 내년도 사업을 구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인공지능(AI) 분야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서 경쟁사에 크게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룹은 핵심 사업이 위기론에 휩싸이면서 대대적인 정기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최태원 SK 회장도 그룹 총수로서의 대외 연말 일정을 진행하지 않고 신년 사업 구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겸직하고 있어 이에 따른 연례 업무는 수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상의 회장으로는 지난해에 이어 내년 초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 ‘CES 2025’에 참석한다. 특히 CES 2025에서는 최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의 만남이 성사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SK의 주요 계열사인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3세대부터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는데 두 사람의 만남을 계기로 양사의 협력이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조용히 내년 사업 전략 논의에 집중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내년 1월 3일 예정된 현대차그룹 신년회에 참석해 임직원들에게 새해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점쳐진다. 그러나 최근 제주항공 참사와 관련 국가애도기간에 포함돼 참석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구광모 LG 회장도 특별한 연말 일정 없이 대외 환경 대응 방안 및 신사업 가속화를 위한 전략 마련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2일 구 회장은 사장단 협의회를 주재하고 미래 성장 사업과 관련해 '빠른 실행력'을 주문했다.
이밖에 포스코·한화·효성·LS 등 재계 주요 그룹사 총수들도 구체적인 연말 대외 일정이 알려지지 않았다. 대내외 불안정한 경제 상황 속에서 내년도 사업 구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관계자는 “CEO의 일정 관련해서는 확인이 어렵다”면서도 “내년도 사업 방향은 기업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계획을 실행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포스코는 지난 23일 주주환원율 50%로 확대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 및 에너지·식량 사업 확대 및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진을 내용으로 하는 밸류업 계획을 발표했다.
효성·한화·LS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그룹 총수의 연말과 내년 신년 일정이 아직 정해진 바 없다. 세 그룹사 총수 모두 신년 사업 구상을 위한 시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내달 8일(현지시간) 개최되는 'CES 2025'에는 재계 총수를 비롯한 2세대와 3세대 등 차세대 리더들이 대거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CES' 현장을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방문할 것으로 전해진다. 허태수 GS그룹 회장,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김동선 한화 부사장 등도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하고 있어 연초 미국 출장길에 오를 수도 있다는 후문이다.
특히 현대차와 두산, HD현대 등이 'CES 2025' 전시회에 전시부스를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의 'CES' 방문이 이뤄질지도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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