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홍명보에게 분노하고, K리그·손흥민 덕에 웃고... 냉온탕 오간 2024년 한국 축구

정몽규·홍명보에게 분노하고, K리그·손흥민 덕에 웃고... 냉온탕 오간 2024년 한국 축구

한스경제 2024-12-30 15:55:0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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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축구 대표팀 감독(왼쪽)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KFA 제공
홍명보 축구 대표팀 감독(왼쪽)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KFA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올해 대한민국 축구는 냉온탕을 오갔다.

대한축구협회와 축구 국가대표팀은 올해 초부터 사령탑과 경기력 논란으로 거센 비판을 받았다. 독일 출신의 위르겐 클린스만 당시 대표팀 감독은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호화 멤버들을 이끌고도 64년 만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에 실패했다.

준결승까지 올랐지만 요르단에 0-2로 완패하며 조기에 짐을 쌌다. 특히 준결승 전날 후배 이강인이 선배 손흥민에게 물리적 충돌이란 하극상을 저질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대표팀은 내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축구협회는 논란 끝에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 1년 만인 2월에 경질했다.

그러나 이후 축구협회를 둘러싼 논란은 더 커졌다. 축구협회는 3월 황선홍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을 대표팀 임시 감독에 선임하며 A매치 일정을 소화했다. 이는 4월 2024 파리 올림픽 예선을 겸해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준비에 차질을 빚게 했다. 이 때문에 황선홍 감독이 이끈 U-23 대표팀은 대회 8강에서 신태용 감독이 지휘한 인도네시아에 승부차기 끝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 시작해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무대를 노렸던 한국 축구의 도전은 좌절됐다.

축구협회는 이후 7월 홍명보 감독을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하지만 공정성 논란이 일었다.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개인이 사실상 읍소하다시피 해서 선임된 터라 절차적 문제가 불거졌다. 축구계에서 비판이 끊이질 않았고, 급기야 국회와 정부까지 이 문제를 짚었다.

정몽규 축구협회장은 “불공정한 선임은 아니었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게다가 그는 최근 4선 도전을 선언하며 축구 팬들을 더욱 분노하게 했다. 정 회장의 4연임을 막기 위해 허정무 전 축구 대표팀 감독과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학과 초빙교수가 대항마로 나선 상태다.

허 전 감독은 정 회장의 4선 출마에 대해 “출마 선언 이유가 논리에 맞지 않고 축구협회 현실에 대한 인식도 부족한 궤변과 변명의 나열에 불과하다. 4연임은 욕심이다"라고 날을 세웠다. 신문선 교수는 ”축구협회의 난맥상은 축구의 기술적 영역과 국가대표팀 지도자 선임 등에 대한 업무적 특성을 올바로 이해하지 못하는 ‘축잘못(축구를 잘 알지 못하는)’ 회장이 톱다운 방식의 관여와 지배로 클린스만과 홍명보 감독 선임 사태를 야기한 것이다“라며 ”물론 가장 큰 과오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 대한 상업적 가치와 산업적 가치를 추락시킨 축구 비즈니스 측면의 실책이다“라고 지적했다.

정 회장을 필두로 한 축구협회가 헛발질하는 사이, 프로축구 K리그는 대조적인 행보를 보였다. 지난 시즌 유료 관중 집계를 시작한 2018년 이후 처음으로 300만 관중을 돌파한 K리그는 올해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정규시즌 432경기(K리그1 198경기·K리그2 234경기)를 치르는 동안 346만3384명의 관중이 들어차면서 인기몰이를 했다.

울산 HD는 주축 선수들의 이적·부상과 감독 교체 등 악재를 극복하고 K리그1(1부) 3연패를 달성했다. 2013시즌 승강제 출범 당시 K리그2(2부) 원년 멤버로 프로 무대에 뛰어든 FC안양은 첫 K리그2 우승과 함께 K리그1 승격의 기쁨을 맛봤다.

토트넘 양민혁. /구단 페이스북
토트넘 양민혁. /구단 페이스북

강원FC에서는 양민혁(토트넘 홋스퍼)이란 걸출한 신인이 탄생하는가 하면, 베테랑 조현우(울산)는 최우수선수에 등극하며 이름값을 해내기도 했다. 양민혁은 지난 7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입단을 확정하며 K리그를 다시 돋보이게 했다.

양민혁은 ‘살아 있는 전설’ 손흥민과 한솥밥을 먹는다. 토트넘 주장 손흥민 역시 올해 치열하게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는 지난달 팔레스타인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6차전(1-1 무)에서 전반 16분 자신의 A매치 통산 51번째 골을 터뜨렸다. 역대 A매치 통산 득점 부문에서 황선홍(50골)을 제치고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손흥민은 역대 1위(58골)인 차범근 전 감독과 차이가 7골로 좁혀졌다.

토트넘 손흥민. /구단 페이스북
토트넘 손흥민. /구단 페이스북

손흥민은 올해 A매치에서만 10골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한 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51골 중 오른발 32골, 왼발 15골, 헤더 4골을 기록했으며 이 중 프리킥 6골과 페널티킥 8골이 포함됐다. 시간대별로는 전반 18골, 후반 30골, 연장전 3골을 기록했다.

토트넘에서도 변함없는 활약을 펼쳤다. 2024-2025시즌 EPL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그는 공격 포인트 11개(5골 6도움)를 기록 중이다. 지난 20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잉글랜드 리그컵 8강 홈 경기(4-3 승)에선 후반 43분 오른발로 그림 같은 궤적의 코너킥 결승 골을 선보이며 팬들을 기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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