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국내 백화점 업계의 양대 산맥인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간의 매출 1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40년 넘게 업계의 왕좌를 지켜왔으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신세계백화점이 빠르게 추격하면서 시장 경쟁 구도가 급변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롯데백화점의 거래액은 13조7434억 원으로 집계됐고, 신세계는 12조2393억 원으로 2위에 올랐다. 현대백화점, 갤러리아백화점, AK백화점이 뒤따르며 롯데는 전체 거래액의 34.6%를 차지했다. 그러나 매년 신세계와의 격차는 줄어들고 있으며, 2023년에는 3.8%포인트로 축소됐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롯데의 거래액이 6조8462억 원(34.6%), 신세계가 6조1093억원(31.3%)으로, 격차가 3.3%포인트에 불과해 향후 1, 2위 자리가 뒤바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롯데는 저성과를 보이는 지방 점포의 정리 작업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섰다. 지난해 거래액이 1500억원 안팎인 하위 10여 개 점포를 매각, 폐점 또는 사업 전환을 검토 중이며, 이미 마산점을 폐점하며 구조조정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점포 구조조정의 속도가 롯데와 신세계 간 거래액 격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는 VIP 고객층의 '록인(Lock-in)'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프리미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강남점은 단일 점포 최초로 2년 연속 거래액 3조원을 돌파하며, 주요 거점 점포의 고급화와 차별화를 강화하고 있다. 부산 센텀시티, 대구, 광주, 대전 등 주요 대도시에서 1위 점포를 보유하며 지역별 우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롯데는 신세계의 공격적인 전략에 맞서 미래형 점포 ‘타임빌라스(TIMEVILLAS)’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수원점을 타임빌라스로 재단장했으며, 2030년까지 13개의 타임빌라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잠실점에서는 2027년까지 거래액 4조원 달성을 목표로 설정하며 '쇼핑 1번지'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롯데와 신세계의 백화점 순위 경쟁은 단순한 매출 경쟁을 넘어 두 그룹 간의 자존심 싸움으로 해석될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1930년 미쓰코시 백화점 경성점으로 출발한 한국 근대 백화점의 효시로, 1963년 삼성그룹에 인수되며 신세계 명동본점으로 바뀌었다. 반면 롯데백화점은 1979년 서울 소공동에서 본점 영업을 시작하며 시장 주도권을 가져왔다. 롯데는 적극적인 출점 전략을 통해 현재까지 거래액 1위를 지켜오고 있다.
현재 롯데백화점은 31개 점포를 운영하며, 신세계(13개)와 현대백화점(16개)을 압도하는 점포 수를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신세계는 프리미엄 전략과 지역별 점포 강화를 통해 만년 2위의 설움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국 유통산업을 대표하는 이 두 기업 간의 백화점 순위 경쟁은 앞으로도 소비자와 업계의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의 경쟁은 단순한 매출 증대를 넘어, 소비자에게 더 나은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롯데와 신세계의 치열한 경쟁이 백화점 시장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지금 쿠팡 방문하고
2시간동안 광고 제거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