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가 온다④] 책으로 마음껏 떠들고 싶은 사람을 위한 독서 전용 SNS ‘플라이북’

[독서가 온다④] 책으로 마음껏 떠들고 싶은 사람을 위한 독서 전용 SNS ‘플라이북’

투데이신문 2024-12-30 10:44:5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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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플라이북 홈페이지]
[사진제공=플라이북 홈페이지]

【투데이신문 전세라 기자】 한 해에 7만권의 책이 출간되고 있다. 수많은 책 가운데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고르지 못한 채 책장만 바라보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처럼 독서의 시작이 어려운 이들을 위해 책 추천을 기반으로 서로 소통하는 앱이 있다. 독서 전용 SNS, 플라이북이다.

올해 10주년을 맞이하는 플라이북은 책을 매개로 사용자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돕는 소셜 네트워킹 앱이다. 개인의 추억과 생각을 SNS에 공유하듯, 플라이북은 사용자가 남긴 책 리뷰와 기록을 통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또한, 독서 중 떠오르는 궁금증이나 감상을 공유하며 비슷한 독서 취향을 가진 사람들과 깊이 있는 책 대화를 나눌 수 있다. 플라이북은 단순한 독서 기록 앱을 넘어, 책 중심의 커뮤니티로 발전해 독서 경험을 한층 풍부하게 만들고 있다.

플라이북 어플리케이션 화면 [사진제공=플라이북]
플라이북 앱 화면 [사진제공=플라이북]

책과 사람을 더 가까이

플라이북의 김준현 대표는 책에 관심이 없었던 시절, 회사 선배로부터 추천받은 책이 지금의 플라이북 탄생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독서가 낯선 사람들에게는 좋은 책을 추천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개인의 상황에 맞춘 책을 추천해주면 읽게 된다”고 전했다.

이후 독서의 매력을 느낀 김 대표는 당시 유행하던 SNS를 본떠 책으로 여러 사람과 소통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다니던 직장을 퇴사하고 본격적으로 앱 개발에 돌입했다. 

플라이북은 김 대표가 독서 모임에서 만났던 회원, 전 직장 동료가 의기투합해 만들었다. ‘책과 사람을 더 가까이’라는 슬로건으로 독서 인구 증가를 목표로 운영하고 있다. 

초기 지인들끼리만 사용하던 플라이북은 20~40대의 사용자가 주를 이루며 현재 가입자 30만명에 가까운 규모로 성장했다. 김 대표는 플라이북에 대해 사용자들의 활동으로 새로운 사용자를 끌어들여 독서 경험을 확대시키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개인 맞춤형 독서

플라이북의 첫 회원가입 화면은 괄목할 만하다. 가입 시 직업, 연애 여부, 자녀 유무 등 개인의 상황을 선택하면 이를 바탕으로 취향이 비슷한 사용자와 책을 추천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독서가 낯선 사용자도 취향에 맞는 책을 쉽게 선택해 진입장벽을 낮추도록 했다. 

플라이북은 직원들이 일대일로 회원들에게 책을 추천해왔다. 그러다 점점 많아지는 요청에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천 서비스를 시스템화했다.

시스템화된 서비스는 개인의 상황이나 관심사를 반영해서 책을 추천하기에 보다 강한 독서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또한, 정보 과잉 속에서 선택의 부담을 덜어주고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해 사용자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플라이북 책 구매 및 대여 서비스 화면 [사진제공=플라이북]
플라이북 책 구매 및 대여 서비스 화면 [사진제공=플라이북]

독서 전용 SNS에서 커머스로의 확장

김 대표는 온라인의 사용자들이 책을 직접 읽어보게 할 방안에 대해 고민했다. 가까운 도서관에서 책을 대여할 수 있도록 안내하거나, 직접 책을 전달하는 방식을 시도했다고 한다. 그러나 도서관 홈페이지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앱이 충돌하는 불편함이 있었고, 배달 서비스는 물리적 제약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플라이북이 물류를 직접 관리하고 앱 내 결제 시스템을 마련했다. 플라이북은 안정적인 유통 과정을 확보하면서 도서관을 방문하기 어려운 사용자들에게 호응을 받고 있다. 

또한, 플라이북의 ‘책 정기배송 서비스’는 사용자 정보와 요구사항을 기반으로 매달 큐레이팅한 책을 제공한다. 책 감상 공유 플랫폼에서 사용자 편의를 높이는 커머스 모델로 발전한 것이다. 앞으로 김 대표는 종이책에 그치지 않고 전자책 서비스로도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플라이북 라이브러리 [사진제공=플라이북 홈페이지]
플라이북 라이브러리 [사진제공=플라이북 홈페이지]

온라인 플랫폼, 오프라인으로 확장

플라이북은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 공간으로서도 영역을 확장 중이다. 서울 잠실과 경기 평택에 위치한 ‘플라이북 라이브러리’는 누구나 방문할 수 있는 곳으로, 책을 자유롭게 읽을 수 있다. 앞으로 거점을 더 확대하며 ‘책과 더 가까워지는 곳’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플라이북은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비즈니스도 운영하고 있다. 플라이북은 전문 사서의 역할을 대신해 큐레이션한 도서를 기업에 제공하고 관리한다. 현재 10개 이상의 기업과 제휴를 맺어, 이들 기업에서도 플라이북의 도서를 만나볼 수 있다. 

‘플라이북 AI’는 도서관에 설치된 키오스크로, AI 기술을 활용해 도서관에서 책 선택의 어려움을 겪는 방문자에게 도움을 준다. ‘플라이북 AI’는 서초 반포도서관을 시작으로 현재 200개 이상의 도서관에 설치됐으며, 도서관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도서 선택의 편의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김 대표는 “플라이북의 사용자는 지식 습득에 대한 욕구와 호기심이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SNS와 달리, 책을 읽고 플라이북에 글을 남기는 사용자들은 능동적인 성향이라고 전했다. 특히 그는 “독서는 사람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주는 행위라고 생각한다”며, “독서를 통한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사회적 의미가 생겨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 플라이북 김준현 대표<br>
▲ 플라이북 김준현 대표

[일문일답] 플라이북 김준현 대표

Q. 운영 중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플라이북의 궁극적인 미션은 독서 인구를 늘리는 것이다. 어느 책에서 “한 번의 긍정적인 독서 경험이 우리를 독서가로 만든다”라는 구절을 우연히 봤는데 큰 감명을 받았다. 독서는 헬스, 수영 등의 운동과 마찬가지로 시작하는 것은 어려워도 그 재미를 맛보면 계속하게 된다. 독서의 재미를 공유하는 과정에서 긍정적인 경험이 생겨난다고 믿는다. 플라이북에서도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상할 때, ‘책 읽는 경험을 즐겁게 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가’가 의사결정 기준이다. 이러한 기준 아래, 사용자의 편리한 독서 경험을 위한 책 대여 및 구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Q. 플라이북이 독서 환경 변화에 기여했다고 판단하는지.

사람들이 공간의 제약 없이 온라인에서 책으로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독서 환경 변화에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사용자 통계를 보면 1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던 사용자들이 플라이북의 책 대여, 정기배송 등의 서비스를 통해 한 권 이상의 책을 읽는 것을 확인했다. 플라이북 사용자의 월평균 독서량이 3권 정도 되는데, 성인 연간 독서량이 4.5권인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치라고 생각한다. 독서를 어렵게 생각했던 분들이 플라이북 앱을 사용하면서 애독가가 되는 사례를 보면 뿌듯함을 느낀다. 그렇지만 독서 시장에서 플라이북이 개척할 곳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한다. 긍정적인 독서 경험을 만드는 곳에 플라이북이 있으면 좋겠다.

Q. 앞으로의 행보는.

즐거운 독서 경험 제공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사용자들은 플라이북에서 온·오프라인 모임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커뮤니티의 활성화를 위해 앱 내 채팅 기능 등 더욱 고도화된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또한, 현재 운영 중인 플라이북 라이브러리 공간을 확장하며 모임 장소 제공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활발한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자 한다. 이 밖에 저자와 독자가 상호 간 소통하며 책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과 감상을 나눌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독서인들과도 연결될 수 있는 글로벌 커뮤니티가 되는 것이 플라이북의 장기적인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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