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원인을 두고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공신력을 인정받은 해외 유명 항공전문가의 인터뷰 내용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영국 공군 출신 항공 전문가 겸 저널리스트인 데이비드 리어마운트(David Learmount)는 30일(한국 시각) 오전 영국 매체 스카이 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이번 제주항공 7C2216편 사고에 대해 데이비드는 "사실 꽤 충격적"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착륙 시에 조종사가 플랩이나 랜딩 기어를 내리지 못하게 된 어떤 문제가 있었다고 해도, 그 자체가 탑승객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직접적 원인은 아니었다"며 "승객들은 활주로 끝을 조금 벗어난 곳에 있던 '견고한 구조물'에 부딪혀 사망했는데, 원래라면 그런 단단한 구조물이 있으면 안 되는 위치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 구조물에는 계기 착륙 장치(ILS) 안테나가 있었는데, 악천후일 때 착륙을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이런 안테나는 대개 땅에 고정되어 있지만 충돌 시에는 기체에 큰 손상을 주지 않도록 부러지거나 접히도록 설계된다. 그런데 이번에는 비행기가 그 구조물에 부딪혀 그대로 찌그러지고 폭발했다"며 무안공항 활주로 끝에 설치돼 있던 '둔덕 위의 로컬라이저'에 대해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는) 어떤 기준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나라들은 계기 착륙 장치(로컬라이저) 안테나를 설치할 때 보통 그것을 '콘크리트' 구조물 안에 두지 않는다"며 "착륙 영상을 보니, 날개가 완벽하게 수평 상태였고 동체를 바닥에 대고 미끄러지듯 착륙했는데, 아마 새와 충돌하면서 유압 계통이 망가져 플랩을 내리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어쨌든 그래서 더 빠른 속도로 착륙해야 했고, 결국 활주로 끝을 넘어갔다. 활주로 끝을 넘어가는 일이 가끔씩 발생하기 때문에, 그 구역에는 단단한 벽 같은 것을 두면 안 된다. 바로 그게 (이번 참사를 일으킨) 문제였다"고 설명했다.
데이비드는 이번 제주항공기의 사고 당시 동체 착륙은 아주 훌륭했다며 "이번 사고는 활주로 자체가 사고 원인은 아니다. 뭔가 기체에 문제가 생긴 거다. 유압 계통이 고장 나 랜딩 기어를 못 내렸다고 본다. 그래서 활주로를 넘어갔는데, 끝부분 벽이 화를 키운 거다. 만약 그 벽(둔덕 속 콘크리트 구조물)이 없었다면, 제 생각에는, 탑승객 전원이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방금 제가 말한 내용이 모두 옳다면, 조사관들은 '활주로 끝에서 200m도 채 안 되는 곳에 저런 구조물이 왜 있었느냐?'고 물을 거다. 거긴 원래 장애물이 없어야 하는 곳이다. 설령 계기 착륙 장치 안테나를 둬야 한다 해도, 비행기가 활주로를 이탈했을 때 크게 손상 입지 않도록 쉽게 부러지거나 접히는 형태로 두는 게 보통이다. 그렇다면 왜 저런 단단한 구조물이 거기에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활주로 길이 논란에 대해서 데이비드는 "보통의 경우를 봤을 때 (무안공항 활주로 길이는) 충분한 길이다. 결국 제조사 문제도, 활주로 문제도 아닌, 어딘가 기체에 이상이 생겨서 그런 위급한 사태가 처음 발생한 건데, 새 충돌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다만 활주로 이탈 구역에 저런 장애물이 있었다는 게 문제였던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데이비드 견해는 국내 일부 전문가도 제기하고 있는 논란거리다. 활주로 끝에 '콘크리트 둔덕'이 없었더라면 비행기가 폭발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이 다수 제기되고 있다.
태국 방콕에서 출발해 무안공항으로 향하던 제주항공 7C2216편은 지난 29일 오전 9시 3분쯤 랜딩기어가 펼쳐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안공항 활주로에 착륙을 시도하다가 공항 시설물과 충돌해 폭발하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승객 175명 전원과 조종사·객실 승무원 각 2명 등 179명이 현장에서 사망했다. 꼬리칸에 있던 승무원 2명만이 이번 사고에서 생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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