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을사년(乙巳年)을 앞두고 불확실성의 안개가 부동산시장을 덮쳤다. 집값이 더 올라간다는 상승 요인과 떨어진다는 하락 요인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는 와중에 미국의 트럼프 불확실성과 대통령 탄핵의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더해지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을 마주하고 있다.
2024년 부동산시장의 특징은 서울과 지방, 아파트와 비(非)아파트의 극심한 양극화라 할 수 있다. 지방은 해소되지 않은 미분양 부담과 경기 침체로 2025년에도 어려움이 예상되며 빌라 등 비아파트는 전세사기 여파로 전세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서 역시 쉽게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살아있는 서울 아파트시장은 꽃피는 봄에 거래량이 늘어나기 시작해 7, 8월 여름 큰 폭으로 증가했다가 9월 이후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다시 줄었다. 거래량이 줄었다는 것은 집을 사려는 매수자는 관망으로 돌아섰고 집을 팔려는 매도자는 호가를 떨어뜨리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상승 요인과 하락 요인이 힘의 균형을 맞추고 있다.
집값 상승의 요인부터 살펴보면 2026~2027년 입주 물량 부족과 전셋값 상승,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대출금리 하락, 환율 상승으로 인한 분양가 상승, 여전히 꺾이지 않은 서울 아파트 선호 현상 등을 꼽을 수 있다.
집값 하락의 요인은 경기 침체 우려와 2024년 7~8월 단기 급등 피로감, 여전히 높은 집값, 대출 규제 등이며 추가로 미국 트럼프와 국내 정치 불확실성까지 발생했다.
우리가 운전하다 안개가 끼면 일단 멈추고 안개가 제거될 때까지 기다리듯이 부동산시장을 덮친 불확실성이 제거되기 전까지는 시장의 수요자들은 일제히 관망으로 돌아서면서 거래는 사실상 멈출 것이다.
트럼프 불확실성의 실체는 고금리, 강달러에 대한 우려와 걱정이다. 트럼프 2.0 시대가 시작되면 높은 관세 부과로 미국의 수입 물가가 올라가면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기준금리 인하에 제동이 걸리거나 최악의 경우 기준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
우리나라 역시 환율이 요동을 치면서 수입 물가가 올라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는 데 상당한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트럼프 1.0 시절 당선 이후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리가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임기 동안 오히려 금리와 달러 가치는 하락했고 서울 아파트 가격은 올랐다. 사업가 출신은 트럼프는 미국의 이익을 위해 협상용으로 관세정책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갑자기 발생한 국내 정치 불확실성은 시간이 해결해 준다.
2016~2017년 탄핵 시절로 잠시 돌아가 보자. 당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016년 11월부터 2017년 3월까지 뚝 떨어졌다가 4월부터 다시 빠르게 회복했다. 반면 당시 실거래가격 매매 지수를 보면 살짝 조정을 받다가 불확실성 제거 후 다시 상승 곡선을 그렸다. 불확실성이 덮친 4개월 정도 투자심리 위축으로 거래량은 크게 줄었지만 실제 매매가격은 큰 폭으로 떨어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2025년 1분기 탄핵이 결정되고 2분기 조기 대선이 실시돼 상반기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더 이상 불확실성의 안개는 사라지고 기준금리의 방향에 따라 상승과 하락 요인의 팽팽한 균형을 깨뜨릴 것이다. 기준금리를 두세 차례 인하를 한다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 부족과 전세 상승, 분양가 상승 등으로 인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하반기 거래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기준금리 인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하반기로 전이돼 극심한 혼란의 상황이 이어지면 경기 침체 공포가 덮치면서 하반기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25년 서울 아파트 시장은 상저하고(上低下高·상반기 약세 하반기 강세) 가능성이 높다. 불확실성과 금리 흐름에 따라 하반기까지 약세가 이어질 수 있으나 어차피 100% 완벽한 타이밍을 잡는 것은 불가능하다.
엔비디아, 테슬라 주식을 5년 전에 샀더라면 지금쯤 부자가 됐을 텐데, 이런 말을 하는 분들이 많은데 막상 5년 전에 샀다면 지금까지 보유할 확률은 10%도 되지 않는다. 장기 보유가 그렇게 어렵다는 말인데 부동산은 장기 보유가 가능하다. 실수요자들의 평균 주택 보유 기간은 7년이 넘는다. 최적의 타이밍에 매수를 하지 못했더라도 7년 후에는 집값이 상승했을 가능성이 높다.
2025년 상반기가 내 집 마련의 좋은 타이밍이 될 수 있다. 집값 떨어졌을 때 사야지 말은 쉽지만 막상 집값이 내려가면 투자심리가 위축으로 무서워 못 산다. 필요할 때 내 집 마련을 하신 분들이 언제나 승자였다.
하지만 위험 관리가 되지 못한 내 집 마련은 안 하는 만 못할 수도 있다. 2022년 하반기에서 2023년 상반기 1차 하락 시절 급매로 던진 분들 대다수가 자기자본 비율이 낮아 갑작스러운 금리 인상에 속수무책으로 흔들렸기 때문이다.
언제나 예상치 못한 변수는 생길 수 있다. 당초 계획보다 대출이자가 더 올라가도 3년 정도는 버틸 수 있는 위험 관리는 내 집 마련의 최소한의 기본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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