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일보] 이태종 기자 = 영화 너는 내 운명의 실제 주인공인 박부현 씨와 구 씨의 이야기가 최근 방송을 통해 다시 한번 큰 화제를 모았다. 27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는 박부현 씨의 인터뷰가 공개되었고, 영화 속 사랑을 넘어서는 비극적인 현실이 전해졌다.
박부현 씨는 1999년 후배의 소개로 만난 구 씨에게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졌다. 두 사람은 결혼을 다짐하며 작은 결혼식을 열었고, 냉수 한 그릇에 초를 켜며 서로의 미래를 약속했다. 하지만 결혼 생활 중, 구 씨는 박 씨에게 자신이 결혼한 적이 있고, 딸이 있다는 사실을 고백했다. 이에 박 씨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얼마 후 구 씨의 충격적인 비밀을 알게 되었다.
박 씨는 보건소에서 아내가 에이즈에 걸렸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충격을 받았지만, 구 씨는 두려움에 집을 떠났다. 그 후, 구 씨는 1년 반 만에 경찰서로 돌아왔고, 박 씨는 아내가 윤락가에서 일하며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구 씨는 병을 전염시킬까 두려워 떠났다고 털어놓았다.
그럼에도 박 씨의 사랑은 변하지 않았다. 구 씨는 2000년부터 1년 7개월 동안 전남 여수의 윤락가에서 일을 하다가 징역 8개월형을 선고받고 감옥에 수감되었다. 하지만 박 씨는 매일 오토바이를 타고 왕복 4시간을 달려 면회를 갔고, 두 사람은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다시 미래를 꿈꾸었다.
2009년, 두 사람은 만난 지 10년 만에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렸다. 그러나 결혼 후, 구 씨는 다시 집을 떠났고, 박 씨는 그녀의 행방을 묵묵히 기다렸다. 결국 5개월 뒤, 박 씨는 경찰서에서 구 씨가 세상을 떠났다는 비보를 전해 들었다.
박 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번개가 친 날, 이상한 번호에서 전화가 계속 왔다. 경찰이 '아내가 죽었다'고 전했을 때, 믿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때 생각하면 눈물밖에 안 난다. 너무 울었고, 마음이 아팠다"며 당시의 비통함을 고백했다.
여전히 아내를 그리워하며 살아가는 박 씨는 구 씨의 마지막 묘소를 찾았다. 그는 "잘 지냈나? 보고 싶었다. 함께 열심히 살자고 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들의 사랑은 영화 이상의 현실적이고 가슴 아픈 이야기로, 보는 이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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