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올리는 SK하닉, 쫓아가는 삼성···“HBM 각축전 새해에 더 심화”

속도 올리는 SK하닉, 쫓아가는 삼성···“HBM 각축전 새해에 더 심화”

이뉴스투데이 2024-12-29 09: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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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시장 주도권을 사이에 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쟁이 내년에 더욱 경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래픽=고선호 기자]
HBM 시장 주도권을 사이에 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쟁이 내년에 더욱 경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래픽=고선호 기자]

[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부가가치가 큰 HBM(고대역폭메모리)가 내년에도 견조한 수요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결구도도 더욱 팽팽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더군다나 글로벌 빅테크들의 인공지능(AI) 칩 개발을 위한 경쟁이 불붙으면서 기존 헤게모니를 장악한 엔비디아를 뛰어넘기 위한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국내 업계에 미칠 수혜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폭발적 성장을 이루고 있는 AI 반도체 시장의 패권을 둘러싸고 6세대 제품인 HBM4 등 차세대 혁신 제품 개발에 속도를 올리고 있는 만큼 향후 시장 주도권을 어디로 돌아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더 커지는 HBM판, 관건은 공급망

내년 HBM 시장 전망은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은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당연하게도 메모리 업계는 경쟁적으로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경쟁에 나선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HBM 핵심 공정인 TSV(실리콘관통전극) 처리 용량을 웨이퍼 환산 기준 올해 말 12만장에서 내년 말 17만장으로 40% 늘릴 전망이다. SK하이닉스도 처리 용량을 같은 기간 15만장으로, 올해보다 25%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론도 현 2만5000장에서 4만5000장으로 확대 중이다.

HBM·D램 패키징 이미지. [사진=AMD]
HBM·D램 패키징 이미지. [사진=AMD]

내년 메모리 수요도 HBM 등 AI 메모리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D램 시장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8%에서 올해 21%까지 올랐고 내년 34%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엔비디아는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의 출시 시기를 2026년에서 내년 3분기로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제품에는 6세대 HBM(HBM4) 8개가 탑재된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초 업계 최초로 HBM3E 16단 제품의 샘플 공급, 하반기에는 HBM4 12단 제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HBM 시장에서 고배를 마신 삼성은 SK하이닉스보다 한 세대 앞선 10나노급 6세대(1c) D램을 기반으로 HBM4를 양산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일각에선 HBM에 대한 폭발적 수요가 자칫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다만 내년 양산에 들어가는 본격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질 HBM4을 중심으로 다시금 수요 창출이 이뤄질 것으로 예견되고 있어 후속 수요에 대한 우려가 적다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올 하반기부터 빠른 속도로 성장세가 위축된 범용 반도체 업황의 경우 스마트폰과 PC 등 IT 제품의 소비자 수요가 제대로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중국 메모리 기업들이 출하량을 공격적으로 늘린 탓에 내년 하락세 전환을 점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에 글로벌 투자은행(IB)과 시장조사 업체들은 내년 상반기까지 범용 메모리 한파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추격 ‘올인’ 삼성, HBM4 속도전 드라이브 건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이뉴스투데이DB]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이뉴스투데이DB]

올해 반도체 부문의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 삼성전자는 빼앗긴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본격적인 속도전 돌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준공한 평택캠퍼스4(P4)에 장비 반입을 시작하며 팹을 채워나가고 있다. P4에서는 HBM4 기반이 되는 10나노급 6세대 D램(1c)이 생산될 예정으로, 엔비디아의 차기 고성능·저전력 AI 가속기 ‘루빈’에 탑재를 목표로 양산을 위한 개발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대한 납품을 목표로 HBM4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루빈에는 HBM4 12개가 탑재돼 시장 주류 제품인 엔비디아의 H100에 탑재되는 HBM3 6개와 비교해 칩이 2배인 탓에 수익성도 높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차세대 HBM 제품을 언제 공급하느냐에 따라 내년 실적이 뒤바뀔 것으로 본다. 전체 매출 중 HBM 비중이 높아져야 내년에 범용 칩 부문의 부진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삼성전자가 5세대 HBM인 HBM3E에 대한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상황에서 HBM4 공급을 곧바로 이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존재한다.

삼성전자는 전영현 체제를 통해 경쟁력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HBM에 전사 역량을 쏟을 예정이다. 전 부회장은 지난 7월 취임한 지 한 달여 만에 HBM 개발팀을 신설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전략통’으로 알려진 김용관 사장이 DS부문에 신설된 경영전략담당 자리에 인선되면서 엔비디아를 비롯한 빅테크와의 협력 강화와 신규 파운드리 고객사 수주 등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에도 속도를 올릴 전망이다. 

또 삼성전자는 최근 반도체 사업 태동지인 기흥캠퍼스에서 NRD-K 설비 반입식을 열고 힘찬 재도약을 다짐하기도 했다. NRD-K는 삼성전자가 미래 반도체 기술 선점을 위해 건설 중인 10만9000㎡ 규모 최첨단 복합 연구개발 단지다. 내년 중순부터 R&D 라인 본격 가동에 들어가며, 2030년까지 총투자 규모는 20조원에 이른다.

전영현 부회장은 “NRD-K를 통해 차세대 반도체 기술의 근원적 연구부터 제품 양산에 이르는 선순환 체계 확립으로 개발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력질주’ SK하이닉스, HBM ‘왕조’ 목표

[사진=SK하이닉스]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D램 분야 선두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선점경쟁에 ‘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현재 제1공급처의 입지를 십분 활용, 엔비디아에 대한 HBM 공급 능력을 더욱 강화하면서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지난달 6세대인 HBM3E 12단 제품을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해 연내 출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 내년 상반기 공급을 목표로 현존 HBM 최대 용량인 48기가바이트(GB)가 구현된 16단 HBM3E 개발에도 착수했다. 6세대 HBM4 12단 제품도 내년 하반기 출시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HBM4는 차세대 제품인 만큼, 코어 다이(D램)로 10nm 6세대(1c) D램을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HBM3E 양산에 1b D램을, HBM3에는 1b 이하 D램을 사용했다. 이는 제품의 안정성 및 수율에 무게를 둔 선택이라는 것이 SK하이닉스 측의 설명이다.

현재 SK하이닉스의 1b D램 투자는 이천 M16 팹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기존 레거시 D램 생산라인을 1b D램용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내년까지 생산능력을 최대 월 14~15만장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HBM4 양산에도 어드밴스드 매스리플로우(MR)-몰디드언더필(MUF) 기술을 적용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와 손잡고 HBM4 생산과 첨단 패키징 기술 역량을 강화도 병행 추진한다. HBM 시장에 대한 주도권 유지와 차세대 시장에서의 우위 선점을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SK하이닉스는 올 상반기 TSMC와 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력을 발판 삼아 6세대 HBM인 HBM4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양산 목표 시점은 2026년이다.

김주선 SK하이닉스 사장은 “TSMC와 협업을 통해 최고 성능의 HBM4를 개발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고객들과의 개방형 협업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며 “앞으로 고객맞춤형 메모리 플랫폼 경쟁력을 높여 '토털 AI 메모리 프로바이더'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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