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임성희 기자]
“앞으로의 배터리는 환경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해야 한다”
소재 선정부터 공정 설계, 폐기 단계까지 배터리 전 공정 다룬다
폐배터리 직접 재활용과 차세대 배터리 연구
전기차 공급과 수요가 활발해지면서, 배터리 산업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배터리의 성능개선이 이제까지 배터리 연구의 핵심이었다면, 차세대 배터리는 성능은 물론 친환경성 모두를 만족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 탄소중립 시대의 중론이다. 그리고 전기차 급증에 따라 앞으로 쏟아져나올 폐배터리의 처리 문제도 시급하다. 폐배터리 재활용과 차세대 배터리 연구에서 주목받는 신진 연구자인 아주대 이지영 교수는 소재 합성 기술 기반으로 배터리를 연구하고 있으며 그의 연구는 따뜻한 인류애를 지향하고 있다.
친환경 다공성 고분자 기반 배터리 소재 및 공정 연구
2024년 2학기 9월에 부임하여 이제 막 4개월 차에 접어든 이지영 교수에게서 새내기 교수의 풋풋함이 풍겨 나온다. 특히나 모교에 부임하여 설렘 반, 부담 반의 마음이 느껴지기도 한다. “학생일 때와 직장인일 때의 느낌이 다르네요”하며 “학생 때 누비던 캠퍼스였는데, 교수가 되어 오니 환경이 낯설게 느껴져요”라고 웃어 보였다. 아무래도 모교이기에 더 잘해야겠다는 부담감이 컸으리라. “모교에서 교수로 재직하게 된 것은 저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제가 학생 시절 은사님들께 받았던 귀중한 가르침과 영감을 이제는 제가 후학들에게 전달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각 학생이 가진 잠재력과 꿈을 발견하고, 그것을 실현해주기 위한 여정을 함께하는 멘토가 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학생 개개인의 성장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지원하는 교육자가 되겠습니다” 이지영 교수는 카이스트 대학원에 진학해 당시 유망분야였던 리튬이온배터리 전극재를 연구했고, 졸업 후에는 카이스트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유기 고분자를 기반으로 한 친환경 금속 이온 배터리 연구를 수행했다. “카이스트에서 제가 개발한 고분자 소재를 친환경 차세대 배터리 및 스마트 배터리로 응용하는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그 후 미국 Northwestern University에서 최근 큰 화두인 폐기되는 이차전지를 효율적으로 재활용하는 소재 및 화학 공정을 연구하였습니다” 이 교수는 나노 크기의 기공을 가진 유기 소재를 합성하여 친환경 다공성 고분자 기반 배터리를 연구하고 있으며 이는 그의 연구 핵심이자 기술력이다. “배터리 연구는 주로 성능 향상에 초점이 맞춰져 왔습니다. 하지만 배터리 사용이 보편화되는 현시점에서는, 소재 선정부터 공정 설계, 폐기 단계까지 전 과정에서 환경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높은 성능 가지면서도 흙에서 자연 분해되는 친환경 배터리 기술 개발
아주대 부임 이후 이지영 교수는 지속가능 에너지 및 전기화학 연구실을 열고 지속가능한 미래형 및 현재형 에너지 저장 기술 개발을 핵심 목표로 연구와 인력양성을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폐배터리 직접 재활용과 차세대 배터리가 주요 연구영역이다. 기자는 폐배터리의 재활용이 직접 재활용과 재활용으로 나뉜다는 걸 이지영 교수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재활용(recycle)은 배터리 안의 유가 금속들을 효율적으로 추출해 활용하는 것이고 직접 재활용(reuse)은 폐배터리를 원래 성능으로 회복시켜 다시 배터리로 사용하는 것이다. 이 교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배터리 직접 재활용 기술을 연구하고 있으며, 아주대 교내 과제를 통해 차세대 친환경 배터리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2030년부터는 대규모 폐배터리 발생이 예상됩니다. 이에 대비하여 우리는 보다 효율적이고 저에너지 소비형의 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배터리 시스템은 희소 자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고온고압 합성 공정과 다량의 용매를 사용하는 등 환경적 부담이 큽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유기 소재를 활용한 친환경 배터리 기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래형 리튬-유기 배터리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현재 배터리 기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이 교수는 친환경 공법과 소재를 활용하여 환경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높은 성능을 발휘하는 배터리를 개발해 논문으로 발표하며 주목받았다.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친환경적 접근방식을 택했고, 물만을 사용한 친환경 공정과 생분해성 소재를 통해 흙에서 자연분해가 가능하고 덴드라이트(배터리 화재 주요 원인) 성장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으며 배터리 수명을 약 750% 향상하는 데 성공했습니다”라며 그는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친환경 공정과 다공성 소재 개발을 통한 성능 향상 연구를 지속하고자 합니다. 이제는 배터리를 평가할 때 성능과 더불어 환경적 영향도 주요 지표로 고려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계에서 이러한 혁신적인 연구를 선도적으로 수행하고 발전시켜 나간다면, 궁극적으로 진정한 의미의 친환경 에너지 저장 기술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 확신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자원 부족국가인 우리나라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유기 소재 배터리에 관해 이야기했으며, 현재 희소 자원 촉매를 활용한 2차전지의 한계성을 언급하며 개도국에서 희소 자원을 채취하기 위해 노동력 착취가 벌어지고 있음을 고발하기도 했다. 기자는 그의 연구가 공학적인 연구뿐만 아니라 따뜻한 인류애를 향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제자들의 첫 논문 잘 이끌어주고 싶습니다”
“제가 연구해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카이스트 김일두 교수님이 이끌어 준 박사학위 중의 저의 첫 논문이었습니다. 저도 제자들의 멘토로서 첫 논문이 연구 인생의 기념비적인 논문이 될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싶습니다” 차세대 배터리 기술과 탄소중립이라는 세계적으로 시의성 있는 연구 주제를 다루는 만큼 이지영 교수 연구실에는 많은 학생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그는 “학생들이 비전을 가지고 행복한 연구자가 될 수 있게 연구 과정의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나가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라고 밝혔다.
이지영 교수는 자신이 개발한 배터리 기술이 상용화되어 지속가능한 미래를 실현하는 데 이바지하기를 희망했다. 그는 이를 ‘세상을 이롭게 하는 선한 영향력’이라고 표현했다. “저는 열린 마음으로 모든 아이디어를 존중하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해나가고자 합니다. 함께 가면 더 멀리 갈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합니다” 미래지향적인 연구를 하는 만큼 이지영 교수의 5년 후, 10년 후가 더 기대된다. 그때 다시 한번 그와의 인터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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