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화학 기반의 모델링 플랫폼으로 다양한 에너지 분야에 적용

[이슈메이커=임성희 기자] 

계산화학 기반의 모델링 플랫폼으로 다양한 에너지 분야에 적용

신승재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에너지재료모델링연구실(사진=임성희 기자)

 

모델링 통해서 실험 현상 이해하고 더 좋은 퍼포먼스로 나아가도록
“대중들에게 친근한 과학 위해 과학자들이 노력해야”
 
계산화학 즉 컴퓨터화학은 화학적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기 위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사용하는 화학의 한 분야다. 화학하면 촉매, 합성, 실험이 주로 생각나는데, 컴퓨터 기술의 발전으로 계산화학이 활성화되며 복잡한 실험데이터를 이해하거나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반응 매커니즘을 탐구하는 데 주요 방법론으로 사용된다. 실험화학자가 더 좋은 퍼포먼스를 갖도록 도와주는 최고의 도우미로 손꼽힐 수 있다. 보통 계산화학을 하면 실험화학과 분리하는 경우가 많은데 신승재 교수는 계산화학과 실험화학을 모두 구현할 수 있는 연구그룹을 꿈꾸고 있다. 시간과 비용 모두가 많이 드는 일이지만, 신진연구자인 신승재 교수에게는 이 꿈을 이룰 수 있는 열정과 패기가 있다.

에너지 응용 소재 합성에서 모델링까지
어려서부터 지속가능한 사회에 관심이 많았다는 신승재 교수는 어린 마음에 환경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어떻게 하면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고 한다. 대학에 진학해 생명과학에서 화학공학으로 전과하며 드디어 지속가능한 사회를 이룰 수 있는 에너지 분야 연구와 만나게 된다. “대학에 입학해 초반에는 방황을 좀 했는데요, 화학공학과에서 공부하며 제 적성과 맞는 걸 알 수 있었고, 석사 과정에서는 에너지 분야에 응용할 수 있는 소재 합성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대학원에 진학해 다공성 소재 합성을 진행하며 촉매, 2차전지 등에 응용하는 연구를 했다. 그는 “실험적인 방법론으로 매커니즘을 규명하기 어려운 경우들이 생기면서 당시 떠오르는 분야였던 계산화학에 관심을 두고 박사과정에 진학했습니다”라며 모델링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가 박사과정에 진학할 당시에는 어렵고 생소한 학문이었으나 현재는 각 연구 분야에서 모델링의 중요성이 강조되며 전도유망한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기초적인 전기화학 시스템을 계산화학으로 이해하는 연구를 했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에너지 애플리케이션과 다양한 계산화학 방법론을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서, 지금까지도 연구의 큰 자양분이 되고 있습니다. 그 이후에는 박사후과정으로 재직하며 영국에 가서 다양한 재료의 특성을 모델링을 통해 이해하는 연구를 지속했습니다. 특히, 그 당시 새롭게 주목받았던 전기 전도성이 있는 금속 유기 골격체를 다양한 에너지 애플리케이션에 활용하기 위해 모델링을 통한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그는 다공성 유기 골격체 슈퍼커패시터 애플리케이션의 차징 메커니즘을 규명한 연구로 주목받으며 2024년 9월 UNIST에 부임할 수 있었다.

방법론 개발, 새로운 재료 이용, 그리고 디바이스 레벨의 모델링 연구
에너지재료모델링연구실을 만든 신승재 교수는 모델링을 중심으로 미래의 에너지 분야에 이바지할 수 있는 재료연구와 디바이스 연구 등을 진행한다. 구체적으로는 전기화학 시스템, 촉매, 에너지 저장, 재료화학과 관련된 모델링을 진행하며 2차전지, 연료전지, 수전해 시스템, 기체 화합물의 포집 및 전환 등에 응용할 수 있다. “저희 연구그룹의 주요 연구 방법론은 모델링입니다. 모델링을 통해서 실험 현상을 이해하고 더 좋은 퍼포먼스를 갖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래서 실험 연구진들과 다양한 협업을 하고 있으며 일정 부분은 직접 수행하고자 합니다”라며 그는 계산화학과 실험을 병행할 수 있는 연구실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며 “이 작업이 십년이 넘게 걸릴지도 모르지만, 탄탄한 모델링을 위해서는 충분한 실험 데이터가 필요하기에 실험실 구축에도 많은 노력을 들이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실제 디바이스 단계에 적용할 수 있는 모델링 방법론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모델링을 통해서 기초적인 실험 현상만 이해하는 게 아니라 실제 디바이스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파악하고 개선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스케일과 정확도의 비율을 잘 조절해 디바이스 레벨에서의 이해를 위한 모델링 방법론 구축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예정입니다” 
  신 교수는 계산화학 기반의 전기 에너지와 관련된 애플리케이션 연구에 정체성을 갖고 있기는 하나 앞으로는 다양한 에너지 분야에 응용할 수 있는 모델링 플랫폼을 개발하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계산화학과 함께 머신러닝 기술과 다양한 이론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다양한 에너지 어플리케이션과 재료를 연구하고 싶습니다. 우선 빛 에너지와 관련된 분야로 연구를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태양전지와 광촉매 분야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신승재 교수는 향후 기초 전기화학 모델링 연구와 함께 다양한 에너지 애플리케이션의 디바이스 수준의 모델링 연구를 많이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저의 연구배경을 기반으로 디바이스 수준의 연구를 하고 싶은 학생들과, 기초 연구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 각각에 맞는 연구 주제를 찾아서 연구를 진행하고자 하며 학생이 원하는 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도울 것입니다”(사진=임성희 기자)

“실제 실험 현상 잘 이해해야 모델링도 잘 할 수 있어”
“모델링이 단순한 모델링으로만 끝나서는 안 된다고 학생들에게 이야기합니다. 모델링을 바탕으로 실제 현상을 이해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기 때문에 정량적인 비교가 중요하고, 모델링의 결과를 충분히 검토하고 실험 결과와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우리 연구실의 학생들은 본인이 원하는 수준으로 모델링과 실험을 병행할 계획입니다”라며 그는 “계산화학 분야는 학문적인 면이나 산업적인 면에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비전 있는 분야입니다. 열정이 있는 학생들은 본인의 커리어를 잘 쌓아 연구직이나 교수직 등 원하는 분야로 진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인터뷰를 끝마치며 신승재 교수는 “과학기술은 전문가들만의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대중들이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과학기술이 정착되길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선 과학자들이 앞장서서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대중 앞에 서야 한다고 생각하며 현재 다양한 과학기술 콘텐츠가 활성화되는 모습은 굉장히 고무적입니다. 저도 이 인터뷰를 통해 그 흐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어릴 때 막연하게 생각했던 지속 가능한 사회를 지금 신승재 교수는 구체화하고 있다. 다양한 에너지 애플리케이션 연구와 관련 분야 인재 양성을 통해서 말이다. 차분하게 자신의 연구 비전을 밝히는 그에게서 새내기 교수의 느낌보다는 성숙한 연구자의 느낌이 난다. 포스텍과 카이스트를 거쳐, UNIST까지 줄곧 연구 중심대학을 거치며 반평생 연구 인생을 살아온 그에게 연구는 삶이 된 모양새다. 그의 교수로서의 첫 발걸음을 응원하며 계산화학 분야의 촉망받는 신진연구자로 그리고 리드하는 중견 연구자로 성장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