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결산-이커머스]티메프 태풍·C커머스 맹공에 허덕이다

[2024 결산-이커머스]티메프 태풍·C커머스 맹공에 허덕이다

폴리뉴스 2024-12-27 19:05:34 신고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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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다사다난했던 2024년 갑진년이 저물고 있다. 올해는 소비심리 위축에 내수시장 침체가 이어지며 경제·산업계가 매우 힘든 한해를 보냈다. 특히 트럼프2.0이 가져올 불확실한 세계 경제에 계엄 이슈까지 겹치면서 고환율‧고물가가 대한민국을 한층 더 암울하게 만들고 폴리뉴스는 올 한해 경제 및 산업계 주요 이슈를 돌아보며 결산해 보고자 한다.>

[폴리뉴스 심영범 기자]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휴가철인 올 7월 국내 이커머스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는 지난 7월 협력사 정산금 지급이 미뤄졌다. 큐텐 구영배 대표의 무리한 투자로 터질게 터터진 것이 터졌다. 상품을 구매한 고객들의 피해도 이만저만이 아니었으며 중소여행업계는 문을 닫아야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커머스업계 정산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깨지고 오픈마켓 셀러들이 타격을 입으며 기존 오픈마켓 사업자들도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구영배 큐텐그룹은 대표는 구 대표는 2022년 티몬을 인수하고, 같은 해 말 인터파크커머스, 이듬해 3월엔 위메프 등을 인수하며 짧은 기간에 이커머스 3사를 품으며 몸집을 키웠다. 이후 올해 2월엔 미국 이커머스 기업 ‘위시’를 인수했고, 한 달 만인 3월에는 AK플라자의 온라인 쇼핑몰 AK몰까지 사들였다.

이는 큐텐의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 나스닥 상장을 위한 구 대표의 큰 그림이었다. 특히 거래규모를 빠르게 확대하기 위해 무분별한 할인쿠폰 등을 남발했다. 그 결과 인수된 이커머스들의 재무상태는 더 악화됐다. 이미 티몬과 위메프는 자본잠식상태였지만 구 대표는 이를 무시한 채 무리한 경영을 이어갔다. 급히 먹은 밥이 체한게 아니라 사망선고까지 갔다고 무방하다.

대규모 미정산에 따른 피해는 어마어마하다. ‘티메프’ 사태에 따른 규모는 1조5950억 원, 피해자는 50만 명에 달한다. 티몬과 위메프는 회생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양사는 곧 영업을 재개할 방침이지만 업계의 시각은 싸늘하다.

 대표는 류광진 티몬 대표·류화현 위메프 대표 등과 공모해 1조8500억 원 상당의 티몬·위메프 판매자 정산대금 등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미국 전자상거래 회사 인수대금 명목으로 티몬·위메프 상품권 정산대금 500억 원을 횡령한 혐의와 물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을 목적으로 계열사 일감을 몰아주면서 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에 모두 727억 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있다. 검찰은 구 대표가 티몬과 위메프 셀러에게 지급해야 할 정산대금을 개인금고처럼 활용해 큐텐의 운영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협력사들의 피해금액만 1조원으로 추산됐을 정도. 이로 인해 영세 판매자들이 줄도산도 이어졌다. 현재 티몬과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는 모두 법정관리로 들어간 상황이지만 이들에게 적절한 배상은 아직까지 요원하다.

소비자들은 티메프 본사앞으로 찾아가 시위를 벌이고 환불 요청을 부르짖었다. 본사 앞에선 소비자들의 시위와 환불 요청이 이어졌다. 티몬과 위메프는 지난 7월 24~27일 현장 환불 접수를 받았다. 그러나 결국 티메프는 같은 달 29일 법원에 기업회생 및 자율구조조정(ARS)을 신청했다. 회생 법원은 30일 이들의 자산을 동결하고 8월 2일 자율구조조정을 승인했다.

정부는 긴 정산주기가 문제라고 보고 대규모유통업법과 전자금융거래법을 개정해 현행 40~60일인 정산 기한을 줄이고, 이커머스 업체와 PG사로도 적용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한 판매대금을 은행 등 제3의 기관이 별도 관리하는 ‘에스크로’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죠. 에스크로는 결제 대금을 보관하고 있다가 물건이 배송되면 사업자에게 이를 주는 제도를 뜻한다.

공정위는 10월 들어 티몬‧위메프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대규모유통업법)’ 개정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다만 업계 반응이 엇갈리면서 이번 재발방지책이 실제로 도입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벤처기업 업계서는 반대의 목소리가 나왔다. 반면 참여연대 측은 제도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 C커머스의 맹렬한 도전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C커머스 플랫폼들의 거센 도전도 이커머스 업계를 긴장시켰다. 이들은 초저가 공세를 통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더욱 압박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전년 대비 68% 성장했으며 월평균 사용자 848만명을 기록했다. 같은 C커머스인 테무도 179% 성장하며 721만 명에 달했다.

소비자 데이터 분석 기관 와이즈앱의 '2024 모바일앱 총결산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1~10월 기준 월평균 종합몰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자 수 기준으로 알리익스프레스는 2위를 차지했다.

알리는 전년 대비 68% 성장해 월평균 사용자 수 848만명을, 테무는 179% 성장해 721만명을 기록했다. 반면 11번가‧G마켓‧옥션의 경우 사용자 수가 감소했다.

알리‧테무를 앞세운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은 올해 초부터 공격적인 초저가 전략을 토대로 국내 시장에 침투했다.

제품의 유해성 논란이 잇따랐지만 어려워진 경기에 저렴한 가격의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파고든 전략이 먹혀들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 9월 ‘글로벌 셀링 프로그램’ 론칭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국내 중소 판매자들이 해외로 상품을 판매 경로를 넓혔다.

또한 5년 동안 수수료 0%와 보증금 0원이라는 파격적인 정책을 내세웠다.

알리는 내년에 통합물류센터 구축 계획도 세우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알리는 한국에 3년간 약 11억 달러(1조5000억원)를 투자해 통합물류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며, 국내 인력 규모도 100여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물류센터 구축 지역으로는 평택이 유력하며, 내년 상반기 안에 확정될 예정이다.

◆ 쿠팡은 독주…다른 이커머스 기업들은 허리띠 졸라매기

C커머스의 공습에도 쿠팡은 올해도 승승장구했다.

올해 3분기 매출 78억6600만 달러(약 10조6900억 원), 영업이익 1억900만 달러(약 1481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27%, 영업이익은 29%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연간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40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며 영업이익도 2년 연속 흑자를 전망하고 있다.

올해 8월 쿠팡은 유료멤버십 '와우멤버십'의 구독료를 기존보다 50% 이상 인상했다. 업계에서는 쿠팡의 멤버십 탈퇴 고객이 증가할 것이라 내다봤다.

그러나 이러한 예상은 빗나갔다. 올해 3분기 기준 쿠팡의 프로덕트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마켓플레이스·로켓그로스) 부문 활성 고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증가한 2250만 명으로 집계됐다.

고객 1명이 한 분기에 지출하는 금액도 지난해 3분기 40만 원에서 올해 3분기 43만 원으로 7.5% 늘었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가 분석한 ‘이커머스 시장 동향 분석’에 따르면 쿠팡은 11월 기준 월간 사용자 수 3160만명, 월간 결제 금액 3조1400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이날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7월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 이후 주로 이용하는 쇼핑몰을 변경한 소비자 중 64%가 쿠팡으로 이동하며 쿠팡은 이커머스 업계의 왕좌로 자리잡았다.

업계는 쿠팡의 빠른 배송과 간편한 반품·교환 시스템이 소비자들의 탈쿠팡을 방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쿠팡이 구축한 물류 시스템도 경쟁력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반면 쿠팡을 제외한 다른 이커머스 업계는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11번가가 지난 9월 서울스퀘어에서 광명 유플래닛타워로 사옥을 이전했고 롯데온은 7월 롯데월드타워를 떠나 강남 테헤란로로 자리를 옮겼다. SSG닷컴도 내년 2월 강남 ‘센터필드’를 떠나 영등포로 사옥을 이전할 예정이다.

이들은 희망퇴직도 이뤄졌다. 올해 롯데온과 SSG닷컴, 지마켓, 11번가 등이 일제히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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