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드라마의 약진이었다. 케이블, 종편, OTT가 가세한 치열한 2024년 콘텐츠 전쟁에서 MBC는 지상파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붙들었다. 특히, 장르적 실험과 다양한 작품을 통해 대중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사로잡으며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 올해 초 클리셰를 화끈하게 비튼 통쾌한 퓨전 사극 〈밤에 피는 꽃〉으로 포문을 연 MBC는, 쫄깃한 반전을 선사한 미스터리 스릴러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과 심리적 긴장감을 끌어올린 추리극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까지 이어지며 안방극장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사진 / MBC
이제 관심은 오는 12월 30일 개최되는 연말 '2024 MBC 연기대상'으로 쏠린다. 대상을 노리는 유력 후보로는 〈밤에 피는 꽃〉의 이하늬, 〈원더풀 월드〉 김남주,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의 변요한, 그리고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의 한석규까지. 작품별로 이들의 활약과 가능성을 짚어본다.
〈밤에 피는 꽃〉 이하늬
MBC 드라마 〈밤에 피는 꽃〉 스틸
〈밤에 피는 꽃〉은 15년 차 수절과부 조여화(이하늬)가 복면을 쓰고 힘없는 백성을 구하는 통쾌한 히어로물로, 초반부터 강렬한 화제를 모았다. 이하늬는 코믹과 액션, 로맨스를 넘나드는 연기로 수절과부라는 캐릭터를 생동감 있게 살려내며 매회 호평을 이끌었다. 여성 주도 서사를 선보이며 기존 사극의 틀을 깬 작품은 방영 당시 최고 시청률 18.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인기를 입증했다.
〈원더풀 월드〉 김남주
〈원더풀 월드〉는 어린 아들을 잃은 어머니 은수현(김남주)이 직접 복수를 실행하며 숨겨진 진실을 파헤쳐가는 복수극이다. 매회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반전의 연속으로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몰입감을 선사했다. 13년 만에 MBC로 복귀한 김남주는 은수현 캐릭터를 통해 모성애와 복수심이 교차하는 복합적인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했다. 감정의 폭발과 디테일을 넘나드는 연기로 극의 중심을 완벽히 소화한 김남주는 〈역전의 여왕〉에 이어 연기대상 2관왕에 도전한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 변요한
MBC 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 스틸
MBC 드라마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웰메이드 스릴러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은 변영주 감독의 첫 드라마 데뷔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극 중 살인 누명을 쓰고 전과자가 된 고정우(변요한)는 10년 전 사건의 진실을 추적하며 요동치는 내면을 흡인력 있게 표현했다. 변요한은 단순히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을 넘어, 작품 전반의 몰입감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며 입소문을 이끌었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은 그가 펼친 강렬한 연기 덕분에 MBC의 장르적 전환을 성공적으로 알린 작품으로 기억될 것이다.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한석규
MBC 금토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포스터
MBC 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스틸
MBC 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스틸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는 국내 최고 프로파일러와 그의 딸 사이에서 벌어지는 치밀한 심리전으로 강렬한 긴장감을 선사한 작품이다. 한석규는 날카로운 추리와 복잡한 내면을 지닌 프로파일러를 완벽히 소화하며 극의 중심을 잡았다. SBS에서 〈뿌리 깊은 나무〉와 〈낭만닥터 김사부〉로 두 차례 대상을 품에 안은 한석규는 MBC에서는 〈서울의 달〉로 남자 최우수연기상만 받았던 터. 약 30년 만에 친정으로 돌아온 그가 이번엔 대상을 거머쥘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