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2 리뷰: '이 지옥 같은 세계로의 반가운 귀환'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오징어 게임2 리뷰: '이 지옥 같은 세계로의 반가운 귀환'

BBC News 코리아 2024-12-27 13:01:50 신고

3줄요약
성기훈
No Ju-han/ Netflix

현실을 잔인하게 풍자한 넷플릭스의 시리즈 '오징어 게임'은 지난 2021년 처음 공개되었을 당시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올해 12월, 이번에도 만만치 않은 잔혹함으로 무장한 시즌2가 공개됐는데, 이 또한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1년 9월, 현대 자본주의의 추악한 모습을 풍자한 한국의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그 해의 깜짝 글로벌 인기작으로 떠올랐다.

이곳의 알록달록 사탕 같은 색감의 세트장, 분홍색 점프슈트를 입고 복면을 쓴 채 뛰어다니는 진행요원, 초록색 운동복을 귀엽게 맞춰 입은 참가자들이 다 함께 한국 전통 놀이를 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을 끌어당겼다.

그러나 이내 대학살극이 펼쳐진다.

한국어로 된 이 섬뜩한 공포물은 경이로운 수준의 인기를 끌었으며, 현재 기준 조회수 약 2억6500만 회 이상을 기록하며 여전히 넷플릭스 역사상 최고 누적 시청 시각을 기록 중이다.

또한 잔혹하고 생생한 살인 장면 수백 건이 나오는, 단언컨대 넷플릭스에서 가장 잔혹하고 폭력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제작을 맡은 황동혁 감독은 한국 사회의 빈부 격차와 계층 격차를 잔혹하게 풍자하는 작품이기에 이러한 폭력적인 요소가 필요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실제로 이 디스토피아적 공포물 전반에 깔린 이 같은 주제는 전 세계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고, 이 불쾌하고도 기괴한 이야기는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시즌 2(그리고 시즌3까지) 제작이 즉시 결정되며 3년이 지난 지금, 시즌 2가 크리스마스 다음 날에 공개되며 연말연시 시청자들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 예정이다.

https://youtu.be/Ed1sGgHUo88

시즌 1은 도박 중독자인 성기훈(이정재 분)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기훈은 절박한 상황 탓에 큰 상금이 걸린 서바이벌 게임에 참가하게 된 다른 455명과 함께 일련의 게임에 참여하게 된다.

그러나 이내 참가자들은 자신들이 어느 섬에 갇힌 채 복면을 쓴 의문스러운 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구슬치기와 같은 놀이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게다가 아주 치명적인 반전이 있었으니, 게임에서 이기지 못할 경우 진행요원들의 손에 실제로 목숨을 잃게 되는 규칙이었다.

만약 게임 참가자들이 도덕적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 상황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이 드라마는 전형적인 슬래셔물로 분류됐을 것이다.

게임의 규칙상 456명의 참가자가 1명씩 죽을 때마다 상금이 1억 원씩 올라가기에 최후의 1인이 될 경우 최대 456억 원을 받을 수 있다. 경제적으로 절박한 상황에 내몰려 이곳에 모인 참가자들에게는 너무나도 유혹적인 제안이었다.

이들에게는 게임을 중단하고 이곳에서 나갈 기회도 주어졌다. 다만 과반수가 이에 찬성해야 했다.

시리즈 1의 끝부분에서 기훈은 결국 "승리"하게 된다.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승리가 있다면 말이다. 그러나 기훈은 주변에서 400여 명이 학살당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이 게임의 진짜 배후가 누구인지 알아내리라 결심하게 된다.

(시즌 2의 스포일러가 있다)

그리고 시즌 2에서 기훈은 첫 장면에서부터 시즌 1의 높은 잔혹성을 떠올리게 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 앞에 등장한다.

알몸 상태의 기훈은 공중 화장실에서 알몸으로 피를 흘리며 피부에 이식된 추적기를 뽑아낸다. 한 어린 소년이 화장실에 들어와도 기훈은 차분하게 "미안한데 … 5분만 있다가 와줄래?"라고 말한다.

이 완벽한 코믹 타이밍에 웃음이 터지며 긴장이 풀린다. 확실히 시즌2는 이전 시즌보다 더 코믹하다. 그리고 이후 1화 내용은 대부분 기훈이 자신이 빚을 졌던 사채업자와 건달들을 모집하는 코믹한 모습으로 채워졌다.

기훈이 고용한 건달들이 서울 내 지하철역을 샅샅이 뒤지는 웃긴 모습에 관객은 무언가 잘되어가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

그들은 딱지치기를 하며 오징어 게임 참가자를 모집하는 양복남을 찾고자 안간힘을 쓰고 마침내 양복남을 찾아내는데, 이와 함께 다시 피비린내 나는 유혈 사태도 시작된다.

시즌 2를 보고 나면 다시는 '가위바위보 하나 빼기'가 예전처럼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이후 이어지는 회차에서 기훈은 다시 오징어 게임에 끌려 들어가게 된다.

그러나 이번에는 지난 시즌에 등장했던 미스터리하고 오싹한 느낌의, 이 게임의 진행을 총지휘하는 인물인 프론트맨(이병헌 분)의 정체를 폭로하기 위해서다. 물론 시청자들은 일찌감치 그를 알아봤으나, 기훈은 시즌 2에서 잠시 다른 인물로 위장한 그를 알아보지 못한다.

한편 시즌 1의 참가자들이 거의 다 죽은 상황이기에 황 감독은 시즌2에 등장할 인물을 거의 백지상태에서부터 다시 채울 수 있는 호사를 누렸다. 그리고 황 감독은 이번에 새롭게 꾸린 다양한 참가자들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집중 조명했다.

어머니와 도박 중독자인 아들(이 모자는 서로를 발견하고 깜짝 놀란다), 빚을 진 젊은 여성, 전직 해병대 출신 남성, 암호화폐를 하다 거액의 손해를 본 인플루언서, 앞서 언급한 인플루언서가 추천한 암호화폐 투자로 돈을 잃고 게임에 참가한 마약중독자 래퍼(한국 음악 팬들에게는 멋진 이스터에그로, 래퍼 최승현(T.O.P.)이 이 역할을 맡았다) 등이 시즌2의 참가자로 모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탈북하는 과정에서 아이를 두고 떠나야만 했던 강노을(박규영 분)의 사연도 등장하는데, 노을이 이 게임의 진행요원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 잔혹 동화에는 한층 더 교묘한 흥미가 더해진다.

시즌2의 흥미로운 점은 참가자들에게 실제 살인 게임임을 경고하고자 다시 게임으로 돌아간 기훈이 마치 그리스 신화 속 카산드라와 같은 취급을 당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그의 말을 믿지 않거나 믿지 않으려 한다.

가짜 뉴스가 창궐하는 시대에 참가자들은 기훈이 '미치광이'라거나 끄나풀이라는 둥 자신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은 무엇이든 사실이라고 스스로 확신하며 믿어버릴 수 있다.

이러한 의견 차이는 참가자들이 게임을 계속할지 여부를 투표해야 할 때 더욱 심각해진다. 'X'(게임 중단을 원하는 쪽)와 'O'(계속 하자는 쪽)로 나뉜 모습은 온라인, 정치, 문화 전쟁 등 분열된 우리 사회의 축소판으로, 결국 갈등은 증오로 가득 찬 폭력으로 번진다.

오싹한 섬광등이 비추는 가운데 4분간 펼쳐지는 난투극 장면은 아마도 올해 TV에서 볼 수 있는 가장 잔인한 장면이다(눈을 가리고 봐야 하는 장기 적출 장면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 장면은 사람들이 악의 근원에 맞서 함께 싸우기보다는 서로에게 등을 돌리도록 권력자들에게 어떻게 조종당하는지 부각한다.

황 감독은 시즌 2 공개를 앞두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작은 게임장 안의 사람들을 통해 전체 사회의 모습이 '지금 이렇지 않은가'라는, '우리가 이런 모습으로 살고 있지 않은가'라는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10년 전에는 난해하고 기괴하다는 평을 들었던 이 서바이벌 게임이 지금은 서글프게도 현실감 있는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작품 속 가상의 암울하고 가학적인 세상에 대해서도, 현실 세계에 대해서도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다. 다만 언제나 참가자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이기는 쪽은 주최 측이라는 사실만을 상기시켜 줄 뿐이다.

오징어 게임 시리즈 2가 시리즈 1편만큼이나 큰 인기를 끌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여전히 게임들은 초현실적이고 비뚤어졌으며, 살인 장면 역시 풍부하고, 총격전도 아주 넉넉히 등장한다.

또한 배우 이정재의 일생일대의 역할로 기억될 것이다. 광기 어린 세상에서 유일한 이성의 목소리를 내는 캐릭터를 맡아 표정만으로도 자신의 눈앞에 펼쳐진 끔찍한 광경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2022년 에미상 시상식에서 드라마 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을 받았던 그는 다가오는 시상식에서 더 많은 상을 휩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총 7편으로 구성된 시즌 2는 이전 시리즈보다 2편이 줄어들긴 했으나 다소 길다는 느낌이며, 일부 반복되는 투표 및 총격전 장면은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게다가 이후 배신자 캐릭터가 밝혀지는 모습 또한 초반부터 너무 뻔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 지옥 같은 세계로의 귀환은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다.

시즌 2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상황 중 갑작스럽게 끝이 나며 2025년 공개 예정인 시즌 3을 예고하는 장면이 깜짝 등장한다.

시청자에게는 고문과도 같은 좌절된 순간이지만, 사실 그게 이 게임의 본질 아니던가.

★★★★☆

'오징어 게임 2'는 12월 26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됐다.

Copyright ⓒ BBC News 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