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최근 반도체 산업에서 극자외선(EUV) 기술의 중요성이 점점 더 부각되고 있다. 이 기술은 미세한 반도체 회로를 제작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기 다른 전략으로 EUV 기술을 고도화하며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EUV 시너지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해 생산성 향상에 집중하고 있는 반면, SK하이닉스는 기존의 EUV TF를 해산하고 미래기술연구원으로 통합하는 방식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두 기업의 상이한 접근 방식은 반도체 산업의 기술 경쟁에서 중요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연말 조직 개편을 통해 EUV 관련 모든 설비를 관리하는 ‘EUV 시너지 TF’를 신설했다. TF는 글로벌 제조 및 인프라 총괄 산하에 위치하며, 파운드리 제조 기술 센터의 관할 아래에서 EUV 설비의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삼성전자는 약 2000억원 규모의 ASML 노광기를 포함한 다양한 EUV 장비를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화성과 평택 사업장에서 30대 이상의 EUV 노광기를 운영 중이다.
2019년 세계 최초로 EUV를 파운드리 공정에 도입한 삼성전자는 최근 10나노급 6세대 D램과 3나노 이하 파운드리 공정에서 낮은 수율 문제에 직면해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공정 효율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올해 조직 개편에서 EUV TF를 해산하고 미래기술연구원으로 통합하기로 결정했다. SK하이닉스의 EUV TF는 2019년에 설립돼 지난해에는 상설 조직으로 운영됐으며, 2021년부터 10나노급 4세대 D램에 EUV를 적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현재 이천 M16 공장에서 10대 이상의 EUV 기기가 안정적으로 가동되고 있으며, SK하이닉스는 차세대 EUV 노광기인 하이-NA 기기의 도입에 집중할 계획이다.
EUV 기술의 발전은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EUV 노광 장비 시장 규모는 2023년 약 121억8000만 달러에서 2029년에는 약 226억9000만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13.2%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성장은 인공지능(AI)과 고성능 컴퓨팅(HPC)의 확대로 인해 최첨단 공정 기반의 차세대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EUV 노광 장비는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반도체 칩 제조 과정에서 필수적이며, 고밀도, 고성능 집적회로(IC) 생산을 위한 기초를 제공한다. 특히, 파운드리 분야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인텔 등이 EUV 장비를 도입해 하이엔드 칩 생산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EUV 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EUV 기술의 발전은 국내 기업들에게도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 및 소재, 부품 업체들은 EUV 장비 도입에 따른 신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에스앤에스텍과 동진쎄미켐 등 기업들이 EUV 부품 및 소재의 상용화에 집중하고 있다. 에스앤에스텍은 EUV용 블랭크마스크 양산 준비에 나섰으며, 동진쎄미켐은 EUV용 포토레지스트의 국산화에 성공해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에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EUV 기술 접근 방식이 향후 기술 경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생산성 향상에 주력하며 효율적인 생산 공정을 구축하고 있는 반면, SK하이닉스는 미래 기술 연구에 중점을 두고 새로운 장비 도입에 집중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적 차별화는 각 기업의 기술력과 시장 경쟁력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EUV 기술의 발전과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 더욱 주목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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