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한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모욕적인 글과 관련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해당 게시글은 최근 남태령에서 발생한 트랙터 시위와 관련해 시위 참가자 및 이를 지지하는 시민들을 향한 폭언과 비하 표현을 담고 있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블라인드에 게시된 글은 경찰청 이메일 인증을 통해 가입한 계정으로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논란이 된 글에는 “견민들 개 패고 싶다”, “바퀴벌레 같은 새끼들”, “쳐맞고 바닥에서 기어다닐 새끼들이”와 같은 원색적인 표현이 포함됐다.
또한, “유럽이었으면 대갈통에 총알구멍 숭숭 뚫렸을 텐데”라는 폭력적 내용도 적혀 있었으며, 20~30대 여성들에 대한 비하 표현도 포함돼 있어 공분을 샀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게시글 작성자를 특정하기 위한 내사에 착수했다.
블라인드 가입은 각 회사의 이메일 인증을 거쳐야 하므로 작성자가 경찰 내부 인사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사건은 우선적으로 작성자를 특정하는 단계에 있다”며 “모욕 및 협박 등의 혐의 적용 여부는 조사 결과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과거 유사 사건에서 일반인이 경찰청 블라인드 계정을 구매해 글을 작성했던 사례가 있는 만큼, 이번 사건에서도 외부인이 작성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조사 중이다.
해당 게시글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도 질타를 받았다. 여야 의원들은 “경찰관이 이런 글을 작성했다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은 “경찰 조직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최소한의 통제력조차 잃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여성 폄하와 폭력적인 표현은 공권력 신뢰에 큰 타격을 준다”며 “작성자를 밝혀내고 관련 조치를 행안위에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이호영 경찰청 직무대행은 “책임지고 작성자를 밝혀내고 처벌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논란에 대해 시민단체들도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인천평화복지연대와 인천YMCA는 “경찰 내부의 일탈 행위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경찰 조직의 도덕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부 네티즌들은 글의 내용과 대조되는 경찰의 행동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남태령 집회 현장에서 한 익명의 경찰이 시위 참가자들을 위해 커피 15잔을 배달한 사연이 알려지며, 대조적인 경찰의 태도가 주목받았다.
이번 사건은 경찰 내부의 익명성이 보장된 공간에서 폭언과 비하 발언이 나왔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작성자의 신원을 밝히고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공권력에 대한 신뢰는 더욱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경찰의 철저한 수사와 명확한 후속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공권력의 기본 윤리를 바로 세우고,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조직적 쇄신이 요구된다.
이와 함께 '견민'의 뜻이 무엇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 국민을 견민이라고 칭하며 비난을 퍼부은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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