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년 대규모 원화 외평채·국고채 발행…외환·재정 안정 총력

[뉴스로드] 강동준 기자 [e-mail]

김범석 기재부 차관이 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사진=기재부]

26일 원달러 환율이 약 16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재정 운용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정부가 내년 원화 외평채 발행과 함께 국고채 대규모 발행 계획을 발표하며 시장 안정에 나섰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다음달 부터 원화표시 외국환평형기금 채권을 발행한다고 밝혔다. 외평기금의 원화 조달을 저금리‧단기로 운용해 탄력적인 재정 관리와 이자부담 절감을 목표로 한 이번 발행은 2003년 이후 약 22년 만이다.

내년 원화 외평채 총 발행한도는 20조원으로 설정됐으며, 1월에는 8000억원 규모로 경쟁입찰 방식으로 첫 발행이 진행될 예정이다. 발행 초기에는 시장 형성과 국고채 및 통안증권 발행량 집중을 고려해, 연간 발행량의 12~15%를 1분기에 배정하고, 상반기 동안 40~45%를 발행할 계획이다.

모든 발행물은 1년 만기 채권으로 통합발행 없이 매월 정기적으로 경쟁입찰 방식으로 발행되며, 국고채 발행 방식을 준용하여 단순하고 안정적인 운영 방안을 마련했다. 세부 사항은 법령 공포 이후 고시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약 1000억원의 이자 절감 효과를 기대하며, 외평기금이 외환시장 변동성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내달 중 13조 7000억원 규모의 국고채를 전문딜러(PD) 등이 참여하는 경쟁입찰 방식으로 발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이달 발행 규모인 1조 4300억원 대비 대폭 확대된 규모다.

연물별로는 ▲2년물 1조 4000억원 ▲3년물 2조 5000억원 ▲5년물 2조 2000억원 ▲10년물 2조 4000억원 ▲20년물 7000억원 ▲30년물 4조원 ▲50년물 5000억원을 발행한다.

또한, 전문딜러와 일반인은 각 연물별 낙찰금리로 일정 금액을 비경쟁 인수할 수 있다.

기재부는 국고채 유동성 제고를 위해 교환 발행도 병행한다. 10년물, 20년물, 30년물 경과종목과 30년물 지표종목 간 4000억원, 물가채와 명목채 간 1000억원 수준의 교환이 계획돼 있다.

이번 달 국고채 발행 규모는 1조 4300억원, 연간 누적 발행 규모는 157조 6741억원에 이르렀다. 이는 국고채와 원화 외평채 발행이 본격화됨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의 유동성 확대와 재정 효율성을 동시에 꾀하려는 정부의 노력으로 해석된다.

원화 외평채 발행 재개와 국고채 발행 확대를 통해 정부는 재정 운용의 유연성과 시장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계획이다.

특히 외평기금의 이자부담 감소와 외환시장 대응력 강화를 통해 국가재정 부담을 경감하고, 국내 채권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제고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원화 외평채 발행은 외평기금의 재정 운용 효율을 높이고, 국고채와 조화를 이루는 안정적인 채권 시장 환경 조성에 기여할 것"이라며 "시장참가자들과의 협력을 통해 유연한 발행 전략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