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윤효용 기자= 부재 중인 선거인이 많은 걸 미리 알고도 대안을 마련하지 않은 대한축구협회 선거운영위원회(이하 선운위)가 운영에 대한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축구협회 선운위는 26일 “지난 24일 제4차 회의에서 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와 관련하여 전자투개표(온라인 투표) 또는 사전투표 방식에 대해 논의한 결과 아래와 같은 사유로 해당 방식을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라며 투표 방식에 대한 검토 결과를 전했다.
회장 선거 투표 방식을 화두에 올린 건 허정무 전 이사장이다. 허 이사장은 이틀 전 “43명의 선거인이 배정된 K리그 구단의 감독과 선수는 협회장 선거일인 1월 8일에 대부분 해외 전지훈련 중이다”라며 “이들이 선거에 참여하지 못하고 일부 대의원의 투표로 당선 여부가 결정된다면 누가 당선되더라도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온라인투표방식은 이미 회장선거관리규정 제25조(선거방법) 제4항에서도 허용한 제도이다. 그리고 출마자 측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확인한 바로는 선거일 10일 전까지만 신청하면 지원할 수 있고, 해외에서도 투표가 가능하며, 200명 정도의 규모는 아무런 문제없이 투표 및 개표가 가능한 시스템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사전투표도 후보자들 간 합의하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축구협회 선운위의 대답은 ‘불가능’이었다. 선운위는 전자투개표 방식이 비밀선거와 직접선거 원칙을 완벽하게 보장할 수 없고, 체육분야뿐만 아니라 일반단체들의 선거투표에서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혼용하지 않는다고 이유를 전했다. 또한 1차 투표와 개표 후 곧바로 결선 투표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어 불가능하다고 했다.
사전투표에 대해서도 같은 입장이었다. 선운위는 사전투표를 시행하고 있는 체육단체가 없고, 선거일이 아닌 날에 선거를 실시하는 것은 규정상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국내 및 해외 사례를 근거로 든 선운위의 설명에는 일리가 있다.
하지만 다수 선거인들의 예견된 불참에 대해 아무런 대안을 마련하지 않은 점은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다. K리그 구단 선거인들의 불참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이들은 매년 1월 초에 다음 시즌 준비를 위한 전지훈련을 떠나고 있다. 코로나19 종식 후에는 대부분 구단들이 따듯한 해외를 찾아 떠난다. 이들은 회장 선거일에 부재 중일 수밖에 없는데, 그럼에도 선운위는 별다른 대안을 준비하지 않았다.
특히 이번 선거는 지난 두 번의 축구협회장 선거와 달리 정 회장이 단독 출마한 게 아니다. 허정무 전 이사장과 신문선 교수가 한국축구를 살리겠다며 경쟁자로 등장했다. 그렇기에 더 세심하게 선거를 준비했어야 했는데, 선운위는 온라인 투표, 사전 투표에 대한 불가 입장만 통보하는데 그쳤다.
한편, 정 회장은 이날 열린 공약 발표 기자회견에서 온라인 투표에 대해 "일부 타당한 의견이 될 수도 있다. 제가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 저는 후보로 열심히 하겠다. 선거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할 부분이다"라며 대답을 피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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