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로 제주시 화북상업지역 주상복합용지 값어치가 1년도 채안돼 920억원대에서 850억원대로 추락했다.
26일 제주시에 따르면 한국자치경제연구원은 화북상업지역 도시개발사업구역 내 1만9432㎡ 규모의 주상복합용지(화북주상복합용지) 적정 매각 가격을 850억원대로 책정해 시에 통보했다.
이는 올해 5월 시가 해당 용지를 공개 매각할 때 내세웠던 최저입찰가 927억여원보다 70억원 가량 낮은 것이다.
이 땅은 도시개발 자금 충당 목적으로 시장에 내다파는 체비지로, 2021년 12월 모 부동산 개발회사에 2660억원에 낙찰됐지만 올해 2월 잔금 납부 지연으로 매매 계약이 파기되며 다시 공매에 부쳐졌다.
시가 재공매에 앞서 감정평가법인 두 곳에 화북주상복합용지에 대한 원가 산정을 의뢰한 결과 값어치는 927억원으로 평가됐다.
시는 해당 금액대로 올해 5월부터 두차례에 걸쳐 공매에 나섰지만 번번이 응찰자가 없자 지난달 적정 가격을 다시 판단하기 위해 한국자치경제연구원에 연구 용역을 맡겼다.
사실상 가격을 낮춰 팔겠다는 의도로, 연구 용역 제목도 '매매가격 하향조정 관련 원가검토'였다.
통상 지자체는 공공재산을 처분할 때 '공유재산및물품관리법'에 따라 2인 이상 감정평가법인에 맡겨 각각 평가한 금액의 평균치로 매각 가격을 책정하지만, 도시개발법 상 체비지는 이런 규정을 적용 받지 않는다. 또 화북상업지역 도시개발사업 조례 시행규칙 상으로도 감정평가액은 참고만 할뿐 토지 가격 책정 권한은 시장에게 있다.
시는 용역진이 책정한 금액대로 내년 1월 화북주상복합용지 공매를 재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시 관계자는 "용역진은 현재 부동산 경기 침체 상황을 고려할 때 850억원이 적정 가격이라고 판단했다"며 "용역진이 제시한 금액대로 공매에 나설지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아마 해당 가격이 최저입찰가로 정해질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화북상업지역 도시개발사업은 제주시 화북1동 21만6890㎡ 일원을 상업지구로 개발하는 것으로, 구역 내 체비지를 팔아 상·하수도와 도로 등 기반시설을 조성하는 환지 방식으로 진행된다. 개발의 밑천이 되는 체비지는 전체 부지의 약 15%인 33필지(3만5000여㎡)로, 이중 규모가 가장 크고 좀처럼 팔리지 않은 땅이 문제의 화북주상복합용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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