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조기대선 가능성 커지자 여권 잠룡들 기지개.. 오세훈·한동훈·홍준표·원희룡 4강 체제

[이슈] 조기대선 가능성 커지자 여권 잠룡들 기지개.. 오세훈·한동훈·홍준표·원희룡 4강 체제

폴리뉴스 2024-12-26 17:30:39 신고

여권 잠룡들이 조기대선 채비에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권 잠룡들이 조기대선 채비에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12·3 비상계엄 내란'으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절차가 시작됨에 따라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현재 야권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차기 주자로 가장 유력한 가운데 여권에서는 오세훈·한동훈·홍준표·원희룡 4강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은 윤석열 정부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부분이 없어 책임론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 시장과 홍 시장 모두 차기 대선 출마 뜻을 내비친 가운데 유승민 전 의원과 나경원 의원, 안철수 의원 등도 존재감을 보이며 대권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오세훈 19.0%·한동훈 18.8%·홍준표 17.4%·원희룡 14.4%… '4강 구도'

12·3 계엄 내란 사태 이전 까지만 하더라도 여권 내 차기 주자로는 한동훈 전 대표가 확실한 1강 구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여권 지지층 상당수가 한 전 대표에게 '윤 대통령 탄핵 책임'을 물으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23~24일 이틀간  여당 지지층 307명을 대상으로 범여권 대권주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오세훈 서울시장 19.0%,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18.8%, 홍준표 대구시장 17.4%,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 14.4%로 집계됐다. 

나경원 의원, 유승민 전 의원은 각각 4.2%를 얻었고, 안철수 의원 3.8%, 김태호  의원 0.9%로 집계됐다.

민주당 지지층 등까지 포함한 전체 응답자(1013명) 기준으로는 유승민 18.9%, 한동훈 11.0%, 홍준표 9.1%, 안철수 8.9%, 오세훈 8.7%, 원희룡 5.9%, 나경원 2.0%였다. 

보수 지지세가 높은 TK에서는 유승민 25.5%·오세훈 14.8%·한동훈 10.1%·원희룡 7.6%·홍준표 6.1%였고, PK에서는 유승민 15.5%·홍준표 14.5%·한동훈 14.4%·안철수 10.3%로 나타났다.

즉, 현재로서는 여권 내에서 누구도 확실한 대권 주자 자리를 꿰찬 인물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상대적으로 현 정부와 거리가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이 차기 대선 출마를 시사하고 나섰다. 

오세훈, 중도보수 겨냥 "尹 수사 받으라" "한덕수, 헌법재판관 임명해야"

오세훈 시장은 계엄과 탄핵 정국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비상계엄이 잘못된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데 이어 여당 소속 대통령이 선포한 계엄과 관련해 "당이 사과해야 한다"며 책임 있는 자세도 촉구했다. 

또 윤 대통령을 향해 수사에 신속하게 임하라고 주문하는 한편, 최근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는 한덕수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에 대해 "당당하려면 임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24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시장의 책임감과 나라를 위해 능력을 써달라는 요구 사이에서 고심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두 개의 책임감 사이에서 고심 중"이라며 "첫 번째 책임감은 시장으로서 책임감이다. 2011년 중도사퇴 경험이 있는 시장으로서 이번만큼은 정말 임기를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한편으로 능력을 이제는 보다 큰 단위에서 나라를 위해 써달라는 요구도 분명히 있을 수 있다"며 "이 두 개의 큰 책임감이 충돌하고 있다. 끊임없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단을 해야 할 시점이 오겠지만, 아직은 말씀드릴 시기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또 계엄 사태와 되풀이되는 탄핵 정국의 근본적 해법을 위해 대통령 권한을 줄이는 대신 의회해산 권한을 주고, 이에 상응해 국회에는 내각 불신임 권한을 부여하는 개헌을 제안했다. 

그는 26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윤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 본인이 말씀하신 것처럼 법적·정치적 책임을 지겠다고 했으면 거기에 최대한 협조하시는 게 맞다"며 "대통령은 수사에 신속하고 당당하게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당이 빠르게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비대위원장이 지명됐으니 당이 그간 있었던 일을 빨리 사과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해야 야당 공세에 대응할 힘이 생긴다"고 부연했다.

헌법재판관 임명에 대해서도 "헌법학자들마다 의견이 다른데, 당당하려면 임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지지층 겨냥 "민주당이 입법 내란" "한동훈 유승민 둘다 배신자"

홍준표 시장은 오 시장과 달리 사실상 대선 준비에 나선 모습이다. 

앞서 홍 시장은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또 이사 가야 한다는 생각에 연말이 뒤숭숭하다"며 "어차피 대구시장은 4년만 하고 졸업하겠다는 생각으로 대구혁신 100플러스 1을 압축적으로 추진하고 있었는데 그 시기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조급해진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지난 18일 공개된 월간조선 인터뷰에서도 "어차피 내가 다시 한번 대선에 나갈 거라는 것은 국민 대부분이 알고 있을 테니까"라며 조기대선 출마를 사실상 선언하기도 했다. 

해당 인터뷰에서 홍 시장은 "지난 10월 부모님 묘소를 파묘(破墓)하고 위패는 대구 근교의 절에 모셨다"며 "이 정권이 무속 때문에 말이 많았는데, 내가 대선에 나올 경우 '묫자리가 좋네, 안 좋네' 하는 소리가 나올 것 같아서"라며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지지층을 겨냥한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동대구역에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건립을 마무리한데 이어 민주당을 향해 '내란정당'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홍 시장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지금까지 탄핵소추를 28번이나 하고 자기를 수사한 검사도 탄핵소추 했다"면서 "나아가 자기를 유죄 선고 했다고 판사도 탄핵한다고 했고, 이젠 한덕수 권한대행도 탄핵소추 한다고 하고 국무위원도 5명 더 탄핵해서 국정을 마비시킨다고도 한다. 이런 게 입법 내란이고 이런 게 국헌 문란"이라고 주장했다. 

또, 국민의힘 지지층에게 미운털이 박힌 한동훈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을 향한 공격도 이어가고 있다.

그는 25일 한 전 대표와 유 전 의원을 싸잡아 "주군(主君)의 탄핵을 초래한 배신자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레밍(한동훈 지칭)이 소신 있는 정치인이 되지 않고, 배신자가 소신 있는 정치인이 되지 않는다. 레밍은 레밍일 뿐이고, 배신자는 영원히 그 굴레를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승민 "개혁보수 후보 내면 이재명이 제일 쉬운 후보"

유승민 전 의원은 당내 기반이 약한 것이 약점이지만 '명태균 게이트'에서 자유롭다는 것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오 시장과 홍 시장 모두 명태균 게이트에 이름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 전 의원은 26일 "이재명이 제일 쉬운 후보"라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한 유 전 의원은 "이 대표는 우리가 상대할 후보 중에 제일 쉬운 후보"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헌법을 파괴하는 계엄 때문에 중죄인이 됐지만 지금 이 대표는 여러 가지 지저분한 잡범 수준의 사법 리스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쪽에서 진짜 개혁 보수, 중도 보수의 표를 받을 수 있는 그런 후보를 낸다면 이 후보가 오히려 제일 쉬운 후보가 될 것"이라며 자신이 경쟁력이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그러니까 제발 이재명에 대한 두려움, 이재명 포비아라고 그러는 건 버리라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명태균 게이트'에 연루된 여권 인사들의 경우 불법이 드러나면 당 대선 후보로 내세워선 안 된다고도 말했다.

그는 "명태균이라는 사람이 윤 대통령 부부 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정치인들하고 관계가 드러나고 있고 거기에 연루돼서 선거법이든 정치자금법이든 불법이 드러나면 우리가 그런 후보를 내세울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동훈, 대표직 사퇴에도 지지세 여전.. 김상욱 "한동훈 참 바른 분"

한동훈 전 대표는 대표직 사퇴 후 잠행을 이어가고 있으나 여전히 당내에서는 뚜렷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함운경 국민의힘 서울 마포을 당협위원장은 조기 대선이 이뤄질 경우 한동훈 전 대표가 반드시 출마할 것으로 전망했다.

함 위원장은 26일 YTN라디오에서 "한동훈 대표 전화번호도 몰랐던 사람으로 한동훈 대표와 친하게 지내진 않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홍준표 시장을 제외한 한동훈, 유승민, 안철수 등은 탄핵 찬성 입장을 분명히 했다"며 "그러한 당심과 민심을 반영한 후보군 중에 한동훈 전 위원장은 반드시 들어갈 것이고 본인도 국민적인 기대와 부흥에 맞춰서 결심하지 않을까 이렇게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탄핵 찬성파인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은 한 전 대표를 '참 바른 분'이라고 평가하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김 의원은 24일 채널A 라디오에서 "저는 원내에 있지만 다양하게 우리 보수의 선배 원로 정치인분들을 찾아뵙고 말씀도 많이 듣고 또 원외에 계신 우리 보수의 여러 지도자 분들과 자주 소통하면서 배움을 얻으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며 "그 맥락에서 한동훈 전 대표님께도 안부 인사도 드리고 생각도 여쭤보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 전 대표에 대해 "정치 경험은 부족하시고 그럴 수 있는데 생각이나 지향점은 참 바르게 하려고 하시는 분"이라며 높게 평가했다.

원희룡·나경원·안철수도 호시탐탐

이들 외에 원희룡 전 장관과 나경원 의원, 안철수 의원도 대권의 꿈을 놓지 않고 있다.

현재 탄핵정국과 내란수사가 급박하게 진행되는 와중에 명태균 게이트에 대한 수사도 이어지고 있는 만큼 향후 여권 내에 어떤 일이 생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원 전 장관과 나 의원은 최근 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당내 존재감을 갖고 있다. 

원 전 장관은 최근 측근들에게 텔레그램 등을 통해 "차분하게 기다리자. 금방  무엇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인천 계양을 당협위원장으로서 지역구 행보를 꾸준히 하면서 인천 지지자들을 규합해 강연도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나 의원과 안 의원은 개헌 카드를 꺼내들며 차별화를 보이고 있다.

나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권력구조의 개헌만이 이런 불행한 국가 상황의 반복적 폐해를 막아낼 수 있다"며 대통령의 임기단축 개헌을 촉구했다.

그는 "5년 단임의 제왕적 대통령제는 종언을 고하자. 어떤 견제도 없는 무소불위의 의회 권력도 제한하자"라고 했다.

그러면서 "권력구조의 개헌만이 이런 불행한 국가 상황의 반복적 폐해를 막아낼 수 있다"라며 "다음 대선을 빨리 치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이제 개헌 논의를 빠르게 하자"라고 덧붙였다.

안 의원도 25일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막강한 권한을 분산시키는 개헌을 제안했다. 

안 의원은 "한국의 대통령은 행정부 권력에다 인사권, 예산권, 감사원, 정부입법권까지 5대 권력을 모두 쥐고 있다"며 "상·하원의 강력한 견제를 받는 미국 대통령보다도 권한이 막강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렇다 보니 한국 대선은 '5년짜리 왕'을 뽑는 과정이 돼 버렸다면서 대통령의 5대 권력 중 2~3가지를 대통령 손에서 내려놓게 하는 '권력축소형 대통령제'를 제안했다. 

한편, 기사에 반영된 조사는 지난 23~24일 전국 남녀 유권자를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 100% RDD 방식 ARS로 진행됐다. 전체 응답률은 3.7%로 최종 1013명이 응답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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