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리베라 오케스트라’의 한계는 없습니다. 장애인 연주자와 음악적으로 하나되는 일이 운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의 장애인 오케스트라 ‘경기 리베라 오케스트라’가 지난 3일 공식 창단하며 힘차게 첫 발을 내디뎠다. 라틴어로 ‘자유롭게 하다’라는 뜻의 ‘리베라(Libera) 오케스트라’는 지난 9월부터 실기·면접 심사를 통해 선발된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 연주자 등 40명의 단원으로 구성됐다.
리베라 오케스트라는 창단식에서 조르주 비제의 ‘파랑돌’ 등 4곡을 성공적으로 연주해 관객들의 환호와 쏟아지는 박수 갈채를 받는 등 호평을 얻고 있다. 순항 중인 오케스트라 뒤엔 묵묵히 이들을 이끌고 있는 초대 지휘자, 박성호 성신여대 겸임교수가 있다.
박 지휘자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간담회에서 “지휘자, 단원 할 것 없이 개개인은 지극히 평범하고 보잘 것 없다. 그러나 이들이 모여 장애인을 대표해 비장애인에게 음악이란 매개체로 소통을 하고자 하니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라며 “리베라 오케스트라는 다듬어지지 않은 ‘보석’ 그 자체”라고 말했다.
박 지휘자와 장애인 오케스트라의 인연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06년부터 7년간 발달장애인으로 구성된 ‘하트하트오케스트라’의 초대 지휘자로 활동하며 이들을 국내 최정상 장애인 오케스트라로 이끈 실력자로 명성이 높다.
몸도 마음도 지쳐 장애인 오케스트라의 지휘봉을 내려놓은 지 11년. 그러나 그는 운명적으로 다시 장애인 오케스트라의 초대 지휘자로 지휘봉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 물불 안 가리던 당시의 열정에, 경험으로 쌓은 현재의 노련함이 더해진 박 지휘자는 ‘오직 장애인들을 돕는 지휘자’로 기억에 남고 싶다는 목표를 세웠다.
박 지휘자는 “열정적으로 달리는데 상처를 많이 받으며 불안했던 시기가 있었다”며 “이후 장애인 관련 일을 애써 외면했지만, 지휘자를 선발한다는 소식에 심장이 뛰기 시작했고 운명처럼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돌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경험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라며 “음악, 악기 구성, 장애 전문가, 보호자와의 소통 뿐 아니라 행정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으로 장애인들이 행복한 오케스트라를 이끌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박 지휘자는 내년 4월20일 ‘장애인의 날’에 맞춰 리베라 오케스트라의 첫 번째 정기연주회를 시작으로 연 2회 연주회를 여는 데 이어 장애인 단체들과의 교향악 축제 등도 선보일 계획이다.
그는 “장애인 오케스트라의 창단은 단순한 음악적 도전이 아니라, 장애인 연주자들의 음악적 잠재력을 끌어내는 중요한 프로젝트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문 시도”라며 “오케스트라가 점진적으로 성장해 우리나라 최고의 장애인 오케스트라로 자리잡고 나아가 세계적인 롤모델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리베라 오케스트라가 음악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연결하고,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는 모델이 되길 바란다”며 “단원들의 재능을 더 빛나게 하고, 그들의 삶이 음악으로 더 풍요로워지도록 온힘을 다하겠다”고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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