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2차 조사 불응...공수처, 3차 출석요구·체포영장 청구 검토

대통령 관저.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 12·3 비상계엄 선포 관련 내란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의 2차 조사 출석 요구에도 불응하면서 3차 출석 요구와 구속영장 청구 등 향후 조사 방식에 대한 내부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공조수사본부(공수처·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국방부 조사본부 합동출범, 이하 공조본)의 2차 출석 요구에 따라 전날 오전 10시까지 경기 과천시 공수처 청사에 출석해 조사를 받아야 했으나 오후까지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공수처는 윤 대통령에 대한 향후 조사 방식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절차대로라면 윤 대통령은 이날 내란 우두머리와 직권남용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공수처가 3차 출석 요구를 하기로 결정할 시 조사 시기는 새해 첫날인 1월 1일 전후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2차 출석에도 응하지 않은 윤 대통령에 대해 공조본이 체포영장 청구에 나설 수 있다고 보고 있으나, 공조본은 향후 조치에 대해 “아직까지 정해진 것은 없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앞서 윤 대통령의 변호인단을 꾸리고 있는 석동현 변호인은 지난 24일 “출석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며 불출석 사실을 예고하고 수사보다 헌법재판소의 탄색심판 건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어 “폐쇄된 공간에서 수사관과의 문답을 통해 대통령의 입장과 사정, 행위를 설명할 사안이 아니”라고도 했다.

이번 불출석으로 윤 대통령은 검찰 조사 한 번, 공조본 수사 두 번 등 총 세 번의 조사 출석 요구를 거부했다.

공수처는 이르면 이날 중으로 3차 출석 요구와 체포영장 청구 중 결정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해당 건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 이르면 이날 중으로 밝히겠다고 예고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공수처와 헌법재판소가 보낸 서류들을 수취 거부하며 불응해 온 가운데 지난 24일 대학생들이 보낸 가짜 응원 편지는 수취해 논란을 샀다. 학생들은 대통령실 수행실장으로 보이는 수취인이 우편물을 수령했다는 메시지도 공개하며 ‘선택적 우편물 수령’을 비판했다.

윤 대통령이 수령한 편지에는 봉투 겉면에는 “행복한 연말 보내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반면, 내용물에는  “당신은 민주주의를 꺾을 수 없다” 등의 윤 대통령을 규탄하는 편지가 500통 가량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