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철강업계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수요 부진으로 인한 장기적인 업황 악화에 대비하기 위해 자금 확보와 경영 효율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포스코와 동국제강그룹을 포함한 주요 기업들은 향후 어려운 시장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 아래 실탄 마련에 나섰으며, 철강업계는 생산 시설의 가동 중단 및 매각 등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내년 1월 6일 5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으며, 시장 반응이 좋을 경우 최대 1조원까지 발행 규모를 확대할 방침이다. 발행은 2~7년 만기로 나눠 진행될 예정이다. 회사채 발행은 재무 건전성을 높이고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중요한 전략이다. 동국제강그룹의 아주스틸도 유상증자를 통해 57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동국씨엠이 아주스틸이 발행한 신주 1136만주를 취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업계의 어려움은 단순히 자금 확보에 그치지 않는다. 철강사들은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구조조정 작업을 강화하고 있다. 포스코는 최근 45년간 가동해온 포항제철소 1선재공장을 폐쇄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는 해외 저가 철강재의 공세와 설비 노후화 등의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한 것으로, 이 같은 결정은 향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포스코는 중국 장쑤성에 위치한 장가항포항불수강 제철소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며, 해당 제철소는 2022년 773억원, 2023년에는 1698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현대제철 역시 비슷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11월에는 포항 2공장의 가동 휴업 지침을 내렸으나, 노동조합의 반발로 해당 지침을 철회하고 협의 중인 상황이다. 현대제철은 올 들어 중국의 베이징법인과 충칭법인을 매각했으며, 이 조치는 경영 효율화를 위한 중요한 결정으로 평가된다.
한편, 철강업계는 후판 가격 협상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선업계와의 가격 협상이 수개월째 진행되고 있지만, 양측 간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철강사는 실적 부진으로 후판값을 더 이상 내릴 수 없다는 입장이며, 조선사는 가격 인상 시 중국산 제품을 더 많이 투입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러한 줄다리기 속에서 철강업계는 생존을 위한 고육지책으로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포스코는 최근 판매점에 공급하는 열연 가격을 톤당 3만원씩 인상하기로 했고, 현대제철 역시 핵심 철강재의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의 급등은 원자재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철강사는 주요 원자재를 호주 및 브라질 등에서 수입하며, 결제는 달러로 이뤄지기 때문에 환율 상승은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1500원대로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으며, 생존을 위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결국 철강업계는 다가오는 불확실한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자금 확보와 구조조정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노력은 재무 건전성과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 침체, 저가 수입재의 확산,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여러 악재가 겹쳐 있는 상황에서 업계가 직면한 도전은 여전히 만만치 않다. 이에 따라 철강업계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며 생존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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