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이 크리스마스 이브였던 지난 24일(현지시간) 흰머리수리를 공식적인 국조로 지정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흰 머리와 노란 부리를 지진 이 맹금류는 1782년부터 공식 문서에 미국을 상징했던 국장에 등장하며 오랫동안 미국의 국가 상징으로 쓰였다.
하지만 지난주 의회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되어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하기 전까지만 해도 공식적인 국조는 아니었다.
미국 '국립 독수리 센터'의 국조 이니셔티브 공동의장인 잭 데이비스는 "거의 250년 동안 우리는 흰머리수리가 국조가 아니었음에도 국조로 불렀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공식적으로 인정됐으며, 국조로 이보다 더 어울리는 새는 없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물론 모든 이들이 흰머리수리의 국가적 상징성 부여에 동의한 것은 아니다.
건국의 아버지 중 하나인 벤저민 프랭클린은 과거 "도덕성이 나쁜 새"라며 이 국조 지정에 반대했다.
하지만 모든 의원들이 프랭클린의 이 같은 의견에 공감한 것은 아니었다.
'미국 재향군인부'에 따르면 흰머리수리는 전 세계 다른 독수리와 마찬가지로 여러 세대에 걸쳐 힘, 용기, 자유, 불멸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아울러 다른 독수리와 달리 흰머리수리는 북미에만 자생하는 토착 독수리였다.
한편 이번 국조 지정 법안은 미네소타주 의원들이 주도적으로 발의한 것으로,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미네소타)에 따르면 미네소타주는 미국 최대의 흰머리수리 서식지 중 하나라고 한다.
흰머리수리는 1940년 제정된 '국가 상징법'에 따라 보호되고 있었기에 이 독수리를 판매하거나 사냥하는 것은 이미 불법이었다. 한때 멸종 위기에 처하기도 했으나, 2009년 이후 개체 수가 크게 증가했다.
이번 흰머리수리 국조 지정 법안은 바이든 대통령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서명한 법안 50개 중 하나로, 대학 캠퍼스 내 폭력과 사망 사건에 제동을 걸고자 마련된 연방 의회의 '대학 신입생 괴롭힘 방지법'도 포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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