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경영권 분쟁 종식···모녀-장남 합의 도출

한미약품 경영권 분쟁 종식···모녀-장남 합의 도출

뉴스웨이 2024-12-26 10:44:1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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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임종윤 전 한미사이언스 사장과 임종훈 전 한미약품 사장이 지난 3월 28일 오후 경기 화성시 수원과학대학교SINTEX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제51기 정기 주주총회'를 마친 후 임시로 마련된 기자실을 찾아 소감을 전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한미약품 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종식될 전망이다. 한미약품그룹 장남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가 모친과 여동생이 포함된 4자연합(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 킬링턴 유한회사)측에 지주사 주식 5%를 매각하고 고소고발을 서로 취하키로 하는 등의 상호 합의를 도출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4자연합측에 따르면, 이들은 임종윤 사내이사가 보유한 지분 5%를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그룹의 거버넌스 안정화 ▲ (전문경영인 중심) 지속가능한 경영 체제 구축 등을 합의 했다.

임 이사는 신동국 회장에 한미사이언스 주식 205만1747주를 759억원에 장외 매도하고 킬링턴에 136만7831주를 506억원에 처분한다. 임 이사의 보유 주식 806만5822주(11.79%) 중 42.3%가 4자연합 측에 넘어가는 셈이다.

거래일은 내년 1월 27일이며, 총 주식 처분 금액은 약 1265억2439만원이다.

임 이사의 지분이 4자연합으로 쏠리면서 그룹 경영권 분쟁에도 끝이 보일 전망이다. 당초 임 이사는 막내 동생인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와 함께 4자연합에 맞서왔으나, 돌연 등을 돌리고 모녀 측에 섰다. 지난 19일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가 개최되기 직전에는 주총 철회를 요청하며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기도 해 형제간 분열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번 결정에 임 대표의 의견은 일절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임 대표는 "형님(임종윤)이 이 상태로 계속 다툼만 해서는 여러모로 안 되겠다는 답답함에 이같이 결심했다고 알려왔다"며 "현재 형님과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임 이사의 이번 결정 배경에 상속세 재원 문제가 깔려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앞서 임 이사는 지난 4~5일 이틀간 한미사이언스 주식 총 38만9838주를 매각한데 이어 6일과 10일에도 각각 보유주식 4982주와 6만1739주를 매각했다. 주식담보대출 계약 연장 실패,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 발생 등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주식담보대출 상환과 상속세 납부를 위해 추가 자금이 부족했던 상황이다. 임 이사는 가족으로부터 빌린 주식까지 끌어서 주담대를 받은 상태다. 경영권 분쟁 중 임주현 부회장이 대여금 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 자산이 가압류되기도 했다.

4자연합은 임 이사의 동참에 힘입어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는 한편, 가족 봉합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이날 "이번 합의를 통해 그룹 거버넌스 이슈를 조속히 안정화하고, 오랜 기간 주주가치를 억눌렀던 오버행 이슈도 대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대주주간 협력, 화합을 통해 경영권 분쟁 종식은 물론, 주주가치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며 "앞으로 한미는 하나의 큰 방향성을 가지고 '글로벌 한미'를 향한 지속가능한 발전을 해 나갈 것이며, 이 과정에서 임종윤 주주도 4인연합에 적극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합의는 '당사자들의 사적 이익을 우선하거나 도모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등 한미그룹 기업가치 제고와 안정적 경영, 그리고 이를 위해 협력하는데 필요한 것임을 상호 확인한다'는 취지와 최대주주 간 분쟁 종식에 대한 분명한 의지가 담겨 있다.

이 같은 상호 협력의 첫 시작으로 4인연합과 임종윤 이사는 상호간 제기한 민형사상 고소, 고발은 모두 취하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이들은 이번 합의와 함께 '주주님께 드리는 글'을 공동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다음은 '주주님께 드리는 글' 전문이다.

"다시, 뛰겠습니다"

지난 1년 간 주주님들께 심려를 끼쳐 드렸습니다.

한미그룹의 책임 있는 대주주로서,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

이제 모든 갈등과 반목은 접고, 한미의 발전만을 위해 마음을 하나로 모으겠습니다.

하나 된 대주주들이 일치된 방향성을 제시하며 주주님들과 마음을 모을 때, 한미는 다시 비상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전문경영인 체제를 탄탄히 구축하고, 정도 경영과 기업 가치 제고를 통해 주주님들께 보답하겠습니다.

주주님들께 약속 드립니다.

이제, 화합하고 협력하겠습니다.

화합과 협력의 정신을 토대로, 글로벌 한미, 제2의 창업 정신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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