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강상헌 기자] 2025년 상반기 경륜 선수 등급 심사 결과가 나왔다. 올해 24회차부터 49회차(6월 21일~12월 15일) 성적을 토대로 등급 조정이 이뤄졌다. 올해 하반기 등급 심사에서는 승급자 91명, 강급자 60명으로 승급이 31명 더 많았으나, 이번 등급 심사에서는 대상자 557명 중에서 승급이 75명, 강급이 70명으로 승급과 강급이 비슷한 수준이다.
등급 심사 대상인 557명의 경륜 선수 중 단 5명뿐인 슈퍼 특선(SS)은 임채빈, 정종진, 양승원, 전원규가 굳건히 자리를 지켰다. 또한 인치환은 신은섭을 6개월 만에 밀어내고 슈퍼 특선 재입성에 성공했다. 류재열은 인치환과 막판까지 경합을 벌이며 생애 첫 슈퍼 특선 진출을 노렸지만, 아쉽게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특선급은 임채빈, 정종진의 굳건한 양강 체제가 2025년 상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특선 등급을 유지에 성공한 선수들의 기량이 이번에 새로 승급한 선수들보다는 한 수 위로 평가된다. 따라서 특선급 판도는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다만 이번에 특선급으로 복귀한 김시후, 엄정일, 박성현, 김원진, 이명현, 정현수, 이진웅, 이성용의 경우 예전에 특선급 경주에서 한 번씩 존재감을 알린 적이 있는 만큼 복병으로 꼽힌다. 또한 이번에 특선급 무대에 처음 올라온 강민성 등도 잠재력이 심상치 않다.
특선급 승급자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바로 '돌아온 마왕' 이욱동이다. 이욱동은 2008년 11월 혜성같이 나타나 특선급을 평정했고, 이듬해인 2009년에는 그랑프리 경륜마저 단숨에 접수했다. 이후에도 특선급 강자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왔다. 그런데 2021년 말 발생한 불의의 사고로 전신 화상을 입었다. 생사의 고비를 넘나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이욱동은 경륜 선수 복귀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았다. 엄청난 고통을 불굴의 의지로 이겨냈고, 마침내 지난해 3월 선발급으로 복귀했다. 그해 11월에는 우수급으로 특별승급하기까지 했다. 이욱동은 이제 이번 등급 심사를 통해 특선급 승급자 명단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부상 이후 복귀 무대에서 다시 특선급에 진출하겠다는 자신과 약속을 지켜냈다.
한편 특선급에서 우수급으로 강급된 33명의 선수는 기존 우수급 선수들이나 선발급에서 승급한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한 수 위 기량으로 평가된다. 특히 비선수 출신 최초로 2013년 그랑프리 우승을 차지했던 박병하가 이번에 우수급으로 강급된 점이 눈에 띈다. 우수급에서는 최강자로 군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특별승급을 통해 다시 특선급에 조기에 재진입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하반기 9연승으로 특별승급했던 곽현명과 2010년과 2017년부터 줄곧 특선급에서 활약하며 복병 역할을 톡톡히 했던 김원정과 김민준도 관록을 앞세워 특선급 재진입을 노리고자 한다. 또한 선행에 강점이 있는 강동규, 김준철, 한탁희 등도 제 몫을 다할 수 있는 우수급 강자로 분류된다.
내년 1월 첫 정식 경기에 출전하는 29기 선수 중 상위 5명의 활약 여부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특히 '제2의 박병하·인치환'을 꿈꾸는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출신 수석 졸업생 박건수는 지구력과 순발력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다. 박건수가 27기 수석 손경수, 28기 수석 손제용처럼 빠르게 특별승급으로 특선급에 진출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 요소다. 아울러 시범 경주에서 박건수를 물리치고 각각 젖히기 우승과 선행 준우승을 차지한 김태호와 김태완, 전주팀의 차세대 주자 이성재, 동호인 출신으로 추임과 젖히기에 강점이 있는 마민준도 떠오르는 샛별이다.
선발급에는 29기 신인 15명이 새로 투입됐다. 11명이 20대, 나머지 4명은 30대 초반일 만큼 '젊은 피'다. 이들은 매 경주 과감한 선행, 젖히기 승부로 선배들을 위협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우수급을 배정받은 5명 못지않은 기량을 가지고 있지만, 훈련원 시절 허리부상의 여파로 선발급으로 배정받은 정윤혁을 비롯해 아마추어 시절 현재 우수급 강자인 손성진과 경쟁을 펼쳤던 김동하, 스프린트 종목에서 다수의 입상 기록이 있는 오은섭, 산악자전거(MTB) 종목 국가대표 출신의 권순우 등은 우수급으로 특별승급도 가능한 탄탄한 전력으로 평가된다. 강급자 중에서는 전성기 시절 특선급에서 최고의 기교파 선수로 활약했던 윤진철이 눈에 띈다. 윤진철은 김범준, 김병선, 김종재 등과 함께 선발급 강자로 군림할 것으로 보인다.
예상지 경륜박사의 박진수 팀장은 "29기 신인들은 28기보다 기량이 낮다는 평가가 있다. 그러나 선발급 경주에서는 뛰어난 체력을 앞세워 기존 강자들을 압도하는 선수들이 대거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반면 우수급에는 과거 특선급에서 이름을 날리던 강자들이 많다. 따라서 우수급에 배정받은 5명의 선수는 초반에 고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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