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김단비. 스포츠동아DB
김단비(34·아산 우리은행)는 2013~2014시즌 처음 올스타 팬 투표 1위를 차지한 뒤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까지 총 8차례나 올스타 최다 득표를 기록했다. WKBL 최다 기록이다. 2009~2010시즌 이후 16회 연속 올스타 선정도 역대 최장 기록이다. 명실상부 WKBL 최고 스타라는 징표다.
올스타 최다 득표는 팬들에게 제대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상징성이 엄청나다. 기량만으로는 이룰 수 없는 성과다. 김단비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는 “당연히 예나 지금이나 팬들을 향한 감사한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 농구를 가장 좋아하는 내게 팬들은 8번의 올스타 1위를 선물해주셨다”고 고마워했다.
그러나 과거와 달라진 것도 있다. “팬 투표 1위에 대해 미안함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연차도 많이 쌓였는데, (나처럼) 나이가 있는 선수가 지금까지 1위를 하는 게 여자농구의 인기 측면에서 맞나 싶기도 하다. 가끔은 1위가 죄책감처럼 느껴진다”고 털어놓았다. 판을 뒤집을 만한 새로운 스타가 나오길 바라는 진심에서다.
특히 2016~2017시즌부터 2024~2025시즌까지는 2차례(2022~2023시즌 신지현·2023~2024시즌 박지현)를 제외하면 늘 김단비가 팬 투표 1위였다. 박지현은 여자프로농구를 대표하는 신진세력이지만, 올 시즌에 앞서 뉴질랜드(토코마나와)로 떠났다. 신지현(인천 신한은행)도 어느새 프로 12년차의 베테랑이다.
여자농구의 인기가 더 올라가면, 그만큼 다양한 선수들이 팬 투표 1위에 오를 수 있다. WKBL도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인기를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을 궁리하고 있다. 김단비가 우리은행의 에이스로 활약하면서 후배들의 존재감이 커지길 바라는 것도 여자농구의 인기 회복과 무관하지 않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이 선수들에게 “(김)단비만 찾지 말라”고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물론 팬들의 사랑을 받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김단비도 이에 대해선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뿐이다. “그래도 1위라면 뭘 해도 좋은 것 아닌가. 늘 응원해주시고 좋아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며 활짝 웃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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