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김지찬. 스포츠동아 DB
삼성 라이온즈 김지찬(23)의 2024시즌은 새로운 도전의 시기였다. 익숙했던 2루수가 아닌 중견수로 변신했다. 수비 부담을 줄이고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김지찬은 프로에 데뷔한 2020시즌 중견수로 26이닝을 소화했지만, 2021~2023시즌에는 내야수로만 뛰었다. 중견수는 내야수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송구 부담이 덜한 데다, 자신의 빠른 발을 앞세워 넓은 범위를 커버할 수 있기에 시도해볼 만한 도전이었다. 그는 “중견수는 내 강점인 빠른 발을 활용할 수 있는 포지션”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결과적으로 대성공이었다. 김지찬은 올해 중견수로 팀 내 외야수 중 가장 많은 859이닝을 소화했고, 실책은 3개에 불과했다. 본래 포지션인 2루수로도 14이닝을 뛰며 팀에 헌신했다. 삼성으로서도 2022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LG 트윈스로 이적한 박해민의 빈자리를 거뜬히 메울 수 있었다.
수비 부담이 줄어들자, 공격력이 살아났다. 올해 135경기에서 타율 0.316(453타수 143안타), 3홈런, 36타점, 42도루, 출루율 0.405를 기록했다. 데뷔 첫 규정타석 3할 타율이었다. 주루 센스가 뛰어난 만큼 그가 주자로 나갔을 때는 상대 배터리가 큰 압박감을 느끼기도 했다.
내구성을 입증한 것도 고무적이다. 2025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이는 요소다. 데뷔 시즌 135경기에 이어 2021시즌 120경기, 2022시즌 113경기, 2023시즌 99경기로 계속 출전 경기수가 줄었는데, 올해는 풀타임으로 135경기에 나서며 535타석을 소화했다. 발목 통증으로 3일간(9월 26~28일) 부상자명단에 올랐던 것을 제외하면, 꾸준히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시리즈(KS) 경험을 추가한 것 역시 그에게는 매우 값진 자산이다.
이미 수많은 편견을 깨트린 선수다. 작은 키(163㎝)에 따른 우려는 말끔히 지웠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시즌 내내 체력을 유지할 수 있는 힘을 기르면서도 특유의 민첩함을 살릴 수 있도록 기능성 운동에도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김지찬과 함께했던 한 지도자는 “체구가 작지만, 몸이 레슬링 선수를 연상케 할 정도로 탄탄하다”고 칭찬했다. 2024시즌을 통해 확실하게 성장한 모습을 보인 김지찬의 2025시즌은 어떨지 벌써 궁금하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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