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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팬데믹 이후 반등했던 국내외 여행 시장이 다시 위축될 조짐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외 여행 관련 주요 지표들이 코로나 이전 대비 회복되지 못한 채 정체되거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여행 경험·계획·지출 모두 감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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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1월 국내 숙박여행 경험률은 69.3%로, 지난 4개월간 70% 선을 넘지 못하며 정체 상태를 보였다. 향후 3개월 내 숙박여행 계획률은 66.2%로 지난 1년 중 가장 낮았다. 코로나 이전(2019년) 대비로는 4.9%p 낮아져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여행 기간 역시 평균 3.00일로, 1박 2일 단기 여행의 비중은 상승(48.6%)했지만, 2박 3일 이상의 중장기 여행은 감소세를 이어갔다.
여행비 지출도 줄어들었다. 국내 숙박여행에서 1인당 총경비는 23.1만 원, 1일당 경비는 7.7만 원으로 전년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코로나 이전 대비 물가 상승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감소로 평가된다.
특히 향후 1년간 여행비 지출 의향에서 ‘더 쓸 것’이라는 응답은 32.8%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5.2%p 감소한 반면, ‘덜 쓸 것’ 응답은 증가하여 지출 축소 심리가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비용 부담 큰 해외 여행은 회복 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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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경험률은 35.0%로 코로나 이전 대비 크게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행 기간은 평균 6.43일, 1인당 총경비는 180.5만 원으로 나타나 비용 부담은 늘었지만 여행 횟수와 기간은 줄어든 상태다. 향후 여행 계획과 관련한 지표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해외여행 계획률(6개월 이내)은 46.3%로, 전년 동월 대비 각각 3.1%p씩 감소했다.
향후 1년 동안 해외여행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겠다는 응답 비율은 38.4%로, 전년 대비 6.4%p 감소했다. 코로나 이전의 지출 수준을 완전히 회복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방문 예정지는 아시아가 전체 해외여행 경험의 81.7%를 차지하며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고, 일본과 베트남은 가성비 여행지로 인기를 끌었다. 반면, 유럽과 미주 지역은 상대적으로 낮은 비중을 기록하며, 장거리·고비용 여행에 대한 소비자 부담을 보여줬다. 높아진 환율과 물가, 여행 비용 부담이 소비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면서 장거리 여행 대신 단거리 여행이 주를 이룰 전망이다.
◇여행심리 냉각…향후 전망도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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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환율 상승도 여행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현재 여행 비용은 코로나 이전보다 크게 상승한 상태이며, 환율 상승이 본격 반영되면 추가적인 여행 냉각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달러 환율의 꾸준한 상승은 해외여행 비용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항공료, 숙박비, 현지 지출 비용 모두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이 해외여행을 계획할 때 부담으로 작용하여 단거리 여행으로의 쏠림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환율 상승이 지속된다면 유럽, 미주 등 장거리 여행지는 더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 근거리 여행 수요 역시 줄어들 가능성이 있어 여행시장의 전반적인 위축으로 나타날 수 있을 전망이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여행 수요 위축은 고물가와 경기 불확실성, 지속된 소비 심리 냉각 등 복합적 요인에 기인한다”면서 “여행비 지출 의향이 코로나 이전 대비 낮아져 여행 시장이 ‘빙하기’에 접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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