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은행 결산]② 이자장사 '주춤'…비이자익 개선이 '관건'

[2024 은행 결산]② 이자장사 '주춤'…비이자익 개선이 '관건'

한스경제 2024-12-25 09:15: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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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조원의 이자이익을 기반으로 매년 최대 실적을 갱신해 온 은행권의 핵심 경영 키워드로 비이자이익 개선이 꼽히고 있다. /연합뉴스
수조원의 이자이익을 기반으로 매년 최대 실적을 갱신해 온 은행권의 핵심 경영 키워드로 비이자이익 개선이 꼽히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올해 은행권은 말 그대로 다사다난(多事多難)했다. 대출 급증세가 이어지면서 역대급 실적을 이어가고 있지만,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증가하며 건전성 관리가 시급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가 하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 손실 사태를 비롯해 배임·횡령·사기 등, 각종 금융사건·사고가 끊이질 않았다. 이와 함께 전(全) 산업군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빅테크·핀테크의 금융업 진출로 금융과 비금융의 경계가 모호해진 빅블러(Big Blur) 시대가 도래하면서 슈퍼앱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한스경제> 는 은행권의 2024년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이자 이익으로 최대 실적을 갱신해 온 은행권의 핵심 경영 키워드가 이젠 비이자이익 개선으로 변하고 있다. 

이는 금리가 하락하며 은행권의 이자이익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예대금리차가 축소되면서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한 영향이다. 업계는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기조 전환으로, 은행이 예전만큼의 이자이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2024년 3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6조2000억원으로 이전 분기(7조2000억원) 대비 1조원(13.9%)이 감소했다. 1~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8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9조5000억원)와 비교해 7000억원(3.4%)이 줄었다. 

항목별로 보면, 이자이익 감소가 눈에 띈다. 3분기 국내은행의 이자이익은 14조6000억원으로 전 분기(14조9000억원) 대비 3000억원(1.9%) 이 감소했다. 이는 이자수익자산 증가(0.8%)에도 예대금리차가 줄어들면서 순이자마진이 큰 폭으로 축소한 영향이다. 

잔액기준 분기별 예대금리 차이를 보면, 2023년 12월 2.53%였던 예대금리차이는 2024년 3월에는 2.50%, 6월엔 2.36% 그리고 9월에는 2.24%까지 하락했다. 

이에 순이자마진은 2023년 4분기 1.63%를 시작으로 2024년 1분기 1.63%, 2024년 2분기 1.60%, 2024년 3분기 1.52% 으로 하락하고 있다. 

4대 시중은행의 순이자마진 역시 하락세다. KB국민은행의 올해 3분기 순이자마진은 1.80%로 전년 동기 대비 0.03%p 하락했으며 △신한은행(1.60%·전년대비 0.02%p↓) △하나은행(1.47%·0.15%p↓) △우리은행(1.46%·0.14%p↓) 등도 많게는 0.15%p까지 내려갔다. 

금융감독원은 "3분기 이자수익 자산이 증가했으나, 예대금리차가 줄어들면서 순이자마진이 큰 폭으로 축소했다"며, "예대금리차 축소에 따라 분기별 이자이익은 지난해 4분기 이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최근 한국은행이 2회 연속 기준금리를 내리는 등, 장기간 이어졌던 고금리 기조가 저금리 기조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향후 은행권의 이자이익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일반적으로 금리하락 시기에는 은행의 주된 수익원인 이자이익이 감소하고 이에 따라 전반적인 은행의 수익성이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국내은행의 경우 대체로 이자부자산이 이자부부채보다 규모가 크기 때문에 금리가 떨어지면 이자이익이 줄어드는 모습을 나타낸다"면서, "또한 단기적으로 보면 만기가 일정기간 고정된 예금금리보다 금리변동주기가 짧은 대출금리에 금리인하 효과가 보다 빠르게 반영되기 때문에 이자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지형삼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금리인하에 따른 순이자마진 축소로 은행의 핵심이익창출원인 이자이익 규모가 정체 또는 소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금리 인하기에서 대기성 자금인 요구불예금이 증가하고 장기저축성예금 비율이 하락하는 등 자금조달 안정성이 약화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수년간 이자이익으로 호황을 누려온 은행권은 이제 비이자이익이 실적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은행권은 자산관리 등과 함께 신사업 진출을 통해 비이자익 개선에 나서고 있다. 

하나은행은 최근 예술과 접목한 특별한 장소에서 차별화된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패밀리오피스 전용공간 ‘하나 더 넥스트 패밀리오피스'를 오픈했으며, 하나증권과 함께 고객 니즈에 맞춘 최적의 자산관리 컨설팅을 제공하는 '하나 패밀리오피스 원 솔루션' 서비스도 시행하고 있다. 디지털 자산관리 플랫폼 '아이웰스'에서는 펀드로만 구성된 인공지능(AI) 포트폴리오를 출시했다. 

신한은행은 서울 강남·수원·울산 등에 연금라운지 채널 확대해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KB국민은행도 은행권 최초 연금·은퇴자산관리 전문상담센터인 ‘KB골든라이프 연금센터’를 대전에 추가 오픈했다. 

우리은행은 LG유플러스과 업무협약을 통해 알뜰폰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우리은행과 LG유플러스는 △신규고객 확보를 위한 차별화된 금융통신 상품과 서비스 개발 △알뜰폰 시스템 구축과 안정적인 시스템 운영 △지속 가능한 협업 모델 창출 등 성공적인 알뜰폰 사업을 위해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일본 종합부동산 기업인 ‘스타츠인터내셔날코리아’와 일본 부동산 투자 관련 원스톱 서비스 제공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해외부동산 투자 부문을 강화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사실 은행권이 ELS 판매 중단 등으로 판매수수료가 줄고, 환전수수료도 면제하고 있어 비이자이익 개선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면서, "신탁이나 연금 등, 자산관리와 방카슈랑스 등 비이자사업 부문별로 최고의 성과를 시현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비이자수익 업무 확대는 자산 중심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고, 은행에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시켜 지속가능한 수익 기반을 마련해 준다"면서, "비이자이익을 확대하기 위해선 은행 내부적 역량 축적과 함께 신탁업 활성화, 자산관리(WM) 확대, 벤처투자 사업모델 확립을 위한 제도개선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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