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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25일 밝혔다.
여성 A씨는 2021년 3월 리그오브레전드 게임을 하던 중 같은 게임을 하던 피해자(여성, 29세)의 게임 실력을 문제 삼으며 피해자의 모친을 성적으로 비하하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낸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상대방의 부모에 대한 성기 비하, 가상적 성행위 묘사, 성적 조롱, 비하 등을 통해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 모멸감 등을 주고 그것으로 심리적 만족감을 얻고자 하는 욕망을 충족하려는 목적에서 메시지를 전송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A씨에게 벌금 500만원과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에 대한 3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2심 재판부 역시 “피해자가 피고인과 같은 여성이라는 점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는다”며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2가지 핵심적인 근거를 들어 원심 판결을 파기환송했다.
우선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및 발언 경위를 중요하게 봤다. 두 사람은 서로의 성별조차 모르는 사이로, 당시 처음 인터넷 게임에서 만났다. 피고인은 피해자의 게임 실력을 탓하는 것을 시작으로 말다툼을 하다가 다툼이 격화되면서 문제의 메시지들을 한 문장씩 전송했을 뿐,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모욕적 메시지를 한꺼번에 보낸 것이 아니었다.
또한 대법원은 성적 욕망의 개념을 명확히 했다. 대법원은 “상대방을 성적으로 비하해 수치심을 주면서 심리적 만족을 얻으려는 욕망도 성적 욕망에 포함된다”면서도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메시지 전송 경위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은 다툼 과정에서 자신의 분노를 표출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을 뿐”이라고 판단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통신매체이용음란죄의 처벌 기준을 구체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대법원은 비록 성적 표현이 포함된 발언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단순히 상대방에 대한 분노 표출 수단으로 사용됐다면 이 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는 온라인상에서 이뤄지는 성적 표현을 포함한 욕설에 대한 처벌 기준을 더욱 명확히 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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