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달러' 투자 붐 일으킨 'ADC'···CDMO도 가세

'1000억 달러' 투자 붐 일으킨 'ADC'···CDMO도 가세

뉴스웨이 2024-12-25 07:30:00 신고

3줄요약
올 한해 국내를 포함한 전세계 제약바이오기업들은 부작용은 줄이고 치료 효과는 높이는 차세대 모달리티(치료접근법) 기술 확보에 열을 올렸다. 불안정한 경제위기 속에서도 기술도입, 인수합병(M&A) 등 투자가 끊이지 않아 내년에도 성장이 예상되는 기술들을 정리해본다.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술 개발 열풍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25일 글로벌 의료 데이터 분석기업 토워즈 헬스케어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ADC 시장은 113억2000만 달러(16조4000억원)로 추산된다. 특히 암환자 수 증가와 안전하고 효율적인 약물에 대한 수요 증가로 시장 확장이 촉진돼 올해부터 2033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 9.23%를 보이며 2033년 273억7000만 달러(39조7741억원)까지 성장이 예측된다.

ADC는 표적약제인 '단일클론항체'와 암세포를 죽이는 역할을 하는 '세포독성 페이로드'(약물)를 링커를 통해 하나로 결합시킨 접합체다. ADC는 기존 세포독성항암제와 단일클론항체 약물의 단점을 보완하고 더 나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지난 2019년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Z)와 일본 다이이찌산쿄가 개발한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가 좋은 치료 효과를 보이면서부터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도가 올라가고 있다.

엔허투는 전이성 HER2 저발현 유방암 환자 대상 임상시험 등에서 뛰어난 치료효과를 입증해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8회에 걸쳐 엔허투를 다양한 암종의 적응증에 혁신치료제(Breakthrough Therapy)로 지정했다.

ADC 시장이 커지자 국내·외 기업들은 기술 확보를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거나 공동연구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ADC에 초점을 맞춘 M&A 및 파트너십 활동은 1000억 달러(145조19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대비 3배 이상, 2019년 대비 9배 증가한 수치다.

작년 전 세계적인 경기 한파에도 불구하고 미국 화이자는 430억 달러(62조4231억원)에 ADC 전문기업 시젠(Seagen)을 인수했다. 화이자는 항암제 포트폴리오 강화 계획을 공개하고 ADC 등 차세대 기술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에브비는 ADC 개발 제약사 이뮤노젠에 100억 달러(14조5170억원)이상을 투자했고, 독일 머크(MSD)는 다이이찌산쿄의 ADC 3개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220억 달러(31조9374억원)를 선불로 투자하기로 한 바 있다. MSD는 다이이찌산쿄가 발굴한 계열 내 최초 HER3 타깃 ADC 신약 후보물질 'MK-1022'를 공동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최근 위장관암 적응증 대상 글로벌 임상 1/2상시험의 환자모집을 개시했다.

국내에선 동아에스티가 지난해 ADC 전문 업체 앱티스를 인수했다. 인수협상부터 결정까지 걸린 기간은 단 2주에 불과했다. 회사는 ADC 후보물질뿐 아니라 항체 변형 없이 위치 선택적으로 약물을 접합시킬 수 있는 3세대 ADC 링커 기술 특허도 확보했다. 동아에스티는 송도에 ADC 전용 생산공장 건설도 계획하고 있다.

종근당은 지난해 네덜란드의 생명공학기업 시나픽스로부터 ADC 플랫폼 기술 3종의 사용권리를 도입해 항암제 개발을 본격화했다.

종근당이 자체개발한 c-MET 항체와 시나픽스사의 ADC 기술을 결합한 'CKD-ADC'는 암세포에 대한 높은 선택성이 기대되는 약물이다. 항체에 세포독성 약물을 결합해 암세포를 정밀하게 타격하면서도 정상 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CKD-ADC'는 최근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이 추진하는 '글로벌 진출 및 파트너링 촉진을 위한 우수 신약개발 지원' 과제에 선정되며 글로벌 진출 기반을 갖출 수 있게 됐다. 사업단은 선정한 사업에 대해 해외 비임상 시험과 임상 1상 허가를 위한 연구지원을 제공한다.

리가켐바이오는 지난 1월 제과기업 오리온이 인수해 이종산업 M&A로 주목을 받았다.

리가켐바이오는 2019년 이후 6년 연속으로 기술이전 성과를 내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공개된 금액만 9조원이 넘는다.

지난해 말에는 미국 존슨앤존슨(J&J) 자회사인 얀센 바이오텍과 LCB84의 개발과 상용화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미국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 임상 2상 진입이 예상된다. 지난 10월엔 일본 제약사 오노약공업과 기술이전 계약 등을 체결했다.

에이비엘바이오와 리가켐바이오가 공동 개발한 'CS5001'(ABL202/LCB71)의 임상도 순항하고 있다. 이 물질은 에이비엘바이오가 개발한 ROR1 항체에 리가켐바이오의 종양 특이적 절단 가능 링커 및 PBD 전구약물을 적용한 ADC 후보물질이다. 지난 2020년 10월 시스톤에 기술 이전됐으며, 현재 시스톤이 미국, 호주, 중국에서 림프종 및 진행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a/1b상을 진행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주력으로 하던 셀트리온도 ADC 신약 개발에 참전했다. 셀트리온은 오픈 이노베이션 등을 통해 'CT-P70', 'CT-P71' 등을 확보하고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World ADC 2024'에서 비임상 결과를 공개했다. 해당 물질들은 ADC 전문기업 피노바이오의 ADC 플랫폼을 적용해 개발했다. 이들 물질은 내년 임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 등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들은 ADC 의약품 수요 증가에 대비해 연내 완공을 목표로 생산시설을 짓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존 1~4공장이 모여 있는 제1바이오캠퍼스 인근에 ADC 전용 생산 공장을 짓고 있으며, 마무리 단계에 있다. 당초 연내 가동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회사는 오는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열리는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가해 수주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시러큐스 공장에 시설을 증설하고 있으며, 현재 막바지 작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증설은 거의 마무리 단계이고 미국 의약품 제조·품질관리(cGMP) 실사가 남았다. 내년 상반기 중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내달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가해 ADC 생산기지를 중점으로 홍보에 나설 예정이다. 새로 선임된 대표 소개와 인천 송도에 짓고 있는 건설 현황 등도 공유하며 추가 수주에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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