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업계에 따르면 기존에는 한 회사가 연구개발, 생산, 유통 판매를 모두 전담해야 해 창업에 막대한 투자금이 필요했다. 그러나 2000년 초반부터 연구개발·생산과 유통 판매 분업화가 촉진됐다. 이에 국내 인디 브랜드도 ODM을 통해 제품 디자인, 개발, 생산에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하면서 시장에 빠르게 진출할 수 있게 됐다.
한국 ODM 기업은 원료 공급업체, 부자재 공급업체, 유통업체 등과 인디 브랜드를 연결하며 협업을 이끌어내는 오케스트레이터 역할을 공고히 했다. 결국 주요 고객사인 인디 브랜드의 약진이 ODM 기업에 '중장기 계약을 통한 안정적인 캐시플로우'를 제공하면서 이 둘은 상생관계로 굳어졌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미국 내 K뷰티 시장 침투율은 오는 26년까지 2배 이상(23년 1.9%에서 26년 3.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한국 ODM은 뛰어난 기술력과 합리적인 가격, 빠른 개발 기간, 뛰어난 대응능력을 보여주며 인디 브랜드의 경쟁 우위를 도왔다"고 했다.
이어 "ODM 1위 코스맥스의 국내 법인 매출은 전년 대비 2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는 기존 탑 10 고객사의 꾸준한 수주와 수출 물량 확대, 높은 글로벌 시장 수요, 인디 브랜드의 활발한 해외 진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인디 브랜드의 수출 성장세는 계속해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화장품 산업 수출액 85억달러(약 11조3110억원) 가운데 중소기업 화장품 수출액은 53억8000만달러(약 7조1592억원)로 약 63%를 차지한다. 게다가 화장품은 중소기업 수출 품목 중 1위다. 2024년 상반기 중소기업 수출 품목 중 화장품 수출액은 약 33억달러(약 4조3913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1% 증가했다.
일본 게이자이신문은 "한국에는 많은 ODM 화장품 대기업이 있어, 개인도 간단하게 화장품 브랜드를 시작할 수 있다"며 "2019년 한국의 화장품 판매 사업자는 1만5707곳으로 5년 전 대비 세 배 이상으로 증가했으며 2023년에는 다시 3만1524곳으로 약 두 배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실제 국내 화장품 업계 최초 ODM 기업 한국콜마는 인디 브랜드 약진에 힘입어 매년 호실적을 내고 있다. 한국콜마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6265억 원, 영업이익 545억 원으로 모두 3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며 미국 주간지 타임 선정 '2025 세계 최고의 지속가능 성장기업' 125위에 선정됐다.
뷰티 ODM 글로벌 1위 기업 코스맥스는 최근 업계 최초 2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3000만~4000만개 수준이었던 코스맥스의 국내 월간 생산량은 올해 처음 5000만개를 찍은 후 지난 10월 5200만개를 돌파,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준배 코스맥스 R&I센터 기반기술연구랩장은 "과거 K뷰티 성장을 이끈 것은 일부 대기업 브랜드였다. 하지만 최근 K뷰티 성장의 주인공은 중소기업이 선도하는, 이른바 '인디 브랜드'"라며 "소규모 인디 브랜드와의 상생을 위해 최소주문수량을 유연화하고, 유망 기업 및 예비 창업자 대상 멘토링 등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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