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NEWS=조성일 기자] 한국서부발전 이정복 사장을 다루는 이 CEO 탐구는 조심스럽다. 그 어느 때보다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겪는 요즘 ‘탄소중립’이 국제 사회의 핫 이슈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건 가운데 서부발전은 이산화탄소 절감 요구에 부응하여 국내 최초 IGCC(석탄가스화복합발전) 플랜트를 운용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더군다나 뜬금없는 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마음이 꽁꽁 얼어붙었는데 전기료마저 꿈틀거리고 있어 전기회사에 대한 국민적 관심사가 높다는 점에서 한국서부발전의 CEO 이정복 사장을 탐구하는 명분은 충분할 거 같다.
요직 두루 거친 발전회사 적임 CEO
한국서부발전 이정복 사장은 지난해 9월 이 회사의 CEO가 되었다. 그의 서부발전 사장 취임은 누가 보더라도 고개를 끄덕이는 인사였다. 이 같은 평가는 그의 커리어가 증명한다.
대학 졸업 후 한국전력에 입사한 이정복 사장은 오로지 한국전력에서 외길만을 걸어왔다. 그는 한전에서 언론홍보실장, 인사처장, 관리본부장, 상생 관리본부장, 경영 관리 부사장에다 한전 대표이사 사장 직무대행까지 지냈었다. 전기회사 CEO에 요구되는 이만한 커리어가 또 있을까 싶다. 그러고 흔한 말로 순혈주의적 관점에서 보더라도 그는 영락없는 ‘한전맨’이 아닌가.
이정복 사장은 취임사에서 ‘탈영관림(脫影觀林)’의 자세로 길을 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나무 그늘을 벗어나 넓은 시각으로 숲을 바라본다는 의미다. 서부발전이 그 어느 때보다 환경, 분산화, 디지털화 등 에너지 대변혁 시대를 맞이해 중요한 변곡점을 지나고 있어서다.
이정복 사장은 특히 우리나라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 큰 우려를 갖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및 헤즈볼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끝날 줄 모르며 날로 불안정성을 키우고 있지 않은가. 이런 불안정한 국제 정세는 결국 우리의 에너지 수급 리스크를 가중시킬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는 서부발전은 에너지 안보의 큰 축을 담당하는 발전공기업의 역할과 사명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에 이정복 사장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다섯 가지 경영 목표를 제시했다.
첫째, 발전사업의 안정성·효율성 제고와 성공적 에너지 전환. 둘째, 안전 최우선 경영 지속. 셋째, 지속·실현 가능한 미래성장동력 창출. 넷째, 소통과 윤리 경영 실천. 다섯째, 성과 중심 인사·유연한 조직문화 정착 등이다.
국내 최초 IGCC 플랜트 운용
알다시피, 한국서부발전은 ‘원 캡코(One KEPCO)’로 불리며 한국전력(KEPCO)의 6개 전력그룹사 중 하나이다. 한반도 국토를 세로로 나누어 서쪽에 자리 잡은 태안, 평택, 서인천, 군산, 여수 등지에 있는 발전소들을 사업소로 갖고 있다.
우리에게 아픈 사건으로 기억되는 고 김용균 씨가 근무하던 발전회사이다. 한국발전기술 소속 하청노동자 김용균 씨가 2018년 12월 태안화력발전소 석탄 이송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현장에서 사망했었다. 이 사건은 우리 사회에 큰 경종을 울리며 비정규직 하청노동자의 인권과 중대재해 인식을 일깨우는 계기를 만들었다.
서부발전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석탄 위주의 발전소에서 IGCC(석탄가스화복합발전) 플랜트로의 전환을 가속하고 있다. 우리 정부와 국제 사회의 이산화탄소 배출 절감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IGCC(Integrated Gasification Combined Cycle)는 고전적인 발전 원료인 석탄으로부터 전기뿐 아니라 수소, 액화 석유까지 만들 수 있는 차세대 석탄 발전 기술로 꼽힌다. 석탄을 고온·고압 아래에서 가스화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친환경 발전 기술이다.
이정복 사장은 서부발전이 전력 생산이라는 본연의 책무를 넘어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문제의식의 소유자다. 이정복 사장이 최근 한국능률협회가 주관하는 ‘한국의 탄소중립 리더’로 선정된 것도 이런 점이 크게 작용했으리라.
'음수사원'의 조직문화 강조
이정복 사장은 10여 년 전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었던 밀양송전탑 사건 때 나름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한전 홍보부장의 명함을 갖고 있던 그는 현장으로 파견 나갔다. 거기서 그는 강하게 반대하는 밀양 주민들과 철탑에 대치하던 환경단체 등과 소통하며 결국 문제를 해결해 낸다. 이 같은 그의 문제해결 능력은 한전에서의 승승장구에 한몫했음은 불문가지.
이정복 사장은 누구보다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CEO이다. 특히 그는 신입사원들에게 ‘도전정신’ ‘와이(Why·왜?)로 시작하는 사고방식’ ‘주인의식과 자긍심’ ‘초심의 중요성’에 강조하는 걸로 잘 알려져 있다.
이정복 사장은 청렴 윤리 경영에도 많은 신경을 쓴다. 그래서인지 지난해 11월에는 ‘청렴 윤리 경영방침 선포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정복 사장은 청렴 윤리의 4가지 방침을 제시했다. 첫째, 올바른 서부인의 자세, 둘째, 준법 경영. 셋째, 내부통제 강화. 넷째, 청렴 문화 확산 등이다.
한편 서부발전은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지역 사회 공헌 인정제’에서 6년 연속 충남 우수 지역 사회 공헌 인정기업으로 선정됐다. 이는 지역 사회의 비영리단체와 협업해 지역 공동체 활성화와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한 기업에 주어진다. 서부발전은 ‘본업 연계형 사회공헌’과 ‘지역 경쟁력 강화’ ‘생활 인프라 개선 사업’ 등 세 갈래로 사회 공헌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이정복 사장은 음수사원(飮水思源)’의 조직문화를 만들고 있다. 물을 마실 때 그 근원을 생각한다는 뜻이다. 수기 공모와 서부 미생네컷 웹툰 연재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한다.
사회적 아픔이나 글로벌 기후 위기나 모두 신경 쓰며 전기보국에 기여하는 서부발전은 우리 삶에서 떼려고 해도 뗄 수 없는 국민친화기업이다. 이 기업을 경영하는 CEO 이정복 사장의 어깨가 그래서 여느 CEO보다 더 무겁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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